출판사 서평
“어떻게 하면 안 아플까?”가 아니라 “왜 아플까?”
균형을 잃은 신체가 보내는 신호, 통증을 달리 보는 관점
우리는 바야흐로 ‘100세 시대’를 살고 있다. 의학의 발전으로 평균 수명은 비약적으로 늘어났지만, 그만큼 우리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가에 대해서는 선뜻 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하루를 살더라도 얼마나 활동하며 사느냐가 중요하다. 이 활동량의 핵심이자 건강 수명의 바로미터가 바로 ‘허리’라고 할 수 있다. 허리가 무너지면 활동량이 급감하고 이는 근육량 감소, 심폐 기능 저하, 심지어 우울감과 사회적 단절로 이어져 전신 노화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유튜브에는 이와 관련해서 ‘만 보 걷기’ ‘플랭크 챌린지’ 등 다양한 운동법이 쏟아지지만, 정작 허리 환자에게 적합한 운동은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어떻게 하면 덜 아플까?”가 아니라 “왜 허리가 아픈 것일까?”를 질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통증은 무조건 없애야 할 절대악이 아니라 균형을 되찾아달라고 내 몸이 보내는 호소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뼈와 근육을 넘어서 ‘뇌’를 고치는 재활
중요한 것은 코어 인지(Core Cognition)!
이 책 『100년 쓰는 완벽 허리』가 제시하는 가장 혁신적인 개념은 ‘코어 인지’다. 현대인의 허리가 망가지는 진짜 이유는 많이 써서 닳는 마모가 아니라, 가만히 있어서 굳는 ‘부동(不動)’에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은 뇌 속의 신체 지도를 뭉개뜨리는 ‘피질 스머징’과 근육 사용법을 잊어버리는 ‘감각운동 기억상실’을 유발한다. 뇌와 허리 사이의 통신선이 끊어진 상태에서 무작정 근육만 키우는 것은 비뚤어진 기초 위에 벽돌을 쌓는 것과 같다. 저자는 0.03초 만에 척추를 보호하는 ‘피드포워드 컨트롤’을 복원하기 위해 아주 작고 느린 움직임으로 감각을 깨우는 ‘체중 이동 훈련’과 ‘인지 기능 치료’를 제안하며 단순히 치료에만 국한하지 않고 근본적인 생활 습관을 고쳐야 100년 가는 허리 건강을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책 속에서
단순히 무거운 무게를 드는 운동이 아니라 관념 운동을 활용해 뇌 안에 잠들어 있는 허리 근육의 지도를 다시 그리는 법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억지로 힘을 주지 않아도 상상만으로 근육이 깨어나는 경험, 그것이 앞으로 설명할 코어 인지(Core Cognition)의 시작입니다. 코어 인지란 한마디로, 뇌가 허리 깊숙한 근육(복횡근)의 존재를 ‘자각’하고 자동으로 조절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 25쪽, 「1부. 허리 통증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에서
코어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코르셋의 재질을 더 딱딱하게 한다고 해서 코르셋의 기능이 더 강화되는 건 아닌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평생 착용하는 코어라는 코르셋은 부드러워야 잘 작동할 수 있습니다. 결국 허리 건강은 바른 정렬 + 안정된 지지 + 유연한 움직임의 조합에 있습니다. 이중에서 어느 하나라도 무너지면 다른 요소들이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무너져 불균형이 찾아옵니다. 이 불균형이 오면 통증은 허리에서 나타나지만 문제는 꼭 허리에만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81-82쪽, 「2부. 허리 통증의 구조와 새 접근」에서
그러나 문제는 그 흔들림이 일정한 범위를 넘어설 때, 그리고 흔들림이 지속적으로 반복될 때 발생합니다. 허리가 아프면 사람들은 대부분 “디스크가 터졌다.”라거나 “협착증이 생겼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허리 통증의 상당수는 미세불안정성에서 비롯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척추가 육안으로는 정상이지만, 내부에서는 아주 작은 흔들림이 반복되는 상태인 것입니다. 처음에는 큰 통증이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미세한 불안정이 누적되어 척추의 전체 균형이 무너지고, 결국 만성 통증이나 협착증으로 발전합니다.
─ 124-125쪽, 「3부. 허리가 겪는 노화 3단계」에서
만성 통증 환자를 비롯한 일반인에게는 근육을 키우는 것보다 근육이 있음을 느끼는 인지 능력이 훨씬 중요합니다. 이는 근비대를 목표로 하는 보디빌딩과는 근본적으로 다르죠. 오히려 요가나 명상 혹은 태극권과 같이 신체의 정렬과 균형을 미세하게 조절하는 수련에 가깝습니다. 많은 환자가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왜 허리가 더 아프죠?”라고 하소연하시곤 합니다. 이는 코어를 인지하지 못한 채 겉근육만 썼기 때문입니다. 오랜 좌식 생활로 감각 기억상실에 빠진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운동을 해도 해당 근육이 아닌 보상 근육만 사용할 뿐입니다. 따라서 치료의 첫 단계는 무조건 약해진 근육을 강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뇌와 근육 사이의 끊어진 연결을 다시 이어주는 재교육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 202-203쪽, 「4부. 새로운 출발, 코어 인지」에서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한쪽 엉덩이에 체중을 싣거나 다리를 꼬는 습관을 가집니다. 이는 골반을 비틀고 척추를 회전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한쪽 엉덩이에 체중이 더 실리면 척추의 한쪽 디스크가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아 불균형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 한쪽 어깨가 내려가거나 허리가 휘는 변형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바르게 앉기 위해서는 양쪽 엉덩이에 체중을 고르게 분산하고, 되도록 다리를 꼬지 않아야 합니다.
─ 255쪽, 「6부. 허리 수행의 확장선: 앉기와 서기」에서
마음이 조급한 환자들에게 저는 이렇게 조언합니다. 제가 이처럼 슬로우 워킹을 강조하는 이유는 환자의 유산소 능력만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슬로우 워킹을 할 수 있는 운동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허리 통증으로 자신도 모르게 무너진 보행 패턴을 돌아보면서 그간 놓쳤던 코어의 긴장을 유지하는 능력을 환자 스스로 가질 수 있게 도와드리려는 것입니다. 자극이 강하고 빠를수록 우리 뇌는 미세한 오류를 감지하지 못합니다. 빠르게 걸으면 내 골반이 틀어졌는지, 배에 힘이 풀렸는지 전혀 인식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걷는 속도를 의도적으로 늦춤으로써 뇌가 고유수용감각(위치감각) 신호를 포착할 시간을 벌어줘야 합니다.
─ 314쪽, 「7부. 허리 수행의 연장선: 걷기와 뛰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