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평화를 살아 내는 10가지 유형
예수 그리스도가 말하는 평화는 하나여도, 그 평화를 살아 내는 방식은 하나가 아니다. 어떤 이는 세상으로부터 분리된 공동체 안에서 비저항의 삶으로, 어떤 이는 정치적 현실에 참여하는 비폭력 행동으로, 어떤 이는 억압받는 자들의 해방을 위한 연대로, 이처럼 다양한 삶을 통해 그리스도의 평화를 증언해 왔다. 무저항인가, 비폭력 행동인가, 해방인가? 500년간 이어진 아나뱁티스트 신앙의 여정 속에서 이런 물음은 서로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동일한 복음 안에 뿌리를 두고 있다.
《메노나이트 평화신학》은 각기 다른 평화신학 유형이 어떤 배경과 역사적 맥락에서 형성되었는지를 면밀하게 분석한다. 책에 등장하는 10가지 유형은 경쟁하는 노선이 아니다. 16세기 아나뱁티스트 운동에서 비롯된 하나의 전통이 세계 각지의 갈등 현장에서 어떻게 다양한 형태로 구현되어 왔는지를 보여 주는 살아 있는 증거다.
메노나이트 평화신학의 핵심은 단순히 전쟁에 반대하거나 갈등을 피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정치를 상상하며 샬롬을 추구하는 신학윤리이며, 개인과 공동체와 사회의 변혁을 향해 나아가는 신앙의 실천이다.
1991년 첫 발행 후 메노나이트 평화신학은 2024년 개정판에 새로운 유형인 ‘샬롬 정치신학’을 추가하며 동시대적 물음에 응답했다. 페미니즘 신학, 기독교 현실주의, 비폭력 윤리를 통합한 이 새로운 유형은 아나뱁티스트 공동체가 직면한 구조적 불의, 권력 역학, 젠더 문제를 평화신학의 언어로 다루도록 우리를 이끈다. 이번에 출간된 한국어 번역판에는 2025년 《윤리신학학회지》에 발표된 평화신학자 재나 L. 헌터-보먼의 글을 번역하여 보론으로 수록했다. 메노나이트 평화신학이 발전해 온 흐름을 비판적으로 정리하는 뜻깊은 논문이다.
《메노나이트 평화신학》은 광대한 평화신학의 지형도를 파악하도록 도와주는 지도(地圖)와 같다. 이 지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를 어떻게 살아 낼 것인지를 분별하는 여정에 나서도록 우리를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