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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해설 437
작가 연보 441
저자 소개
저자 : 코맥 매카시
1933년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서 태어났다. 1951년 테네시 대학교에 입학해 인문학을 전공했고 공군에서 사 년 동안 복무했다. 시카고에서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하며 쓴 첫 번째 장편 소설 『과수원지기』(1965)로 포크너 상을 받았다. 이후 『바깥의 어둠』(1968), 『신의 아들』(1974), 가장 자전적 내용의 『서트리』(1978)로 작가로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1976년 텍사스주 엘패소로 이주한 후 발표한 『핏빛 자오선』(1985)은 초기 고딕풍 소설에서 묵시록적 분위기가 배어 있는 서부 장르 소설로의 전환점에 해당하는 수작이자 매카시에게 본격적으로 문학적 명성을 안겨 준 작품이다. ‘《타임》이 뽑은 100대 영문 소설’로도 선정되었다. 『모두 다 예쁜 말들』(1992)은 평론가들의 뜨거운 호평을 받으며 전미 도서상과 전미 비평가협회상을 받았으며, 처음 여섯 달 동안 20만 부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리며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다른 두 작품 『국경을 넘어』(1994)와 『평원의 도시들』(1998)을 포함한 ‘국경 삼부작’은 서부 장르 소설을 고급 문학으로 승격시켰다는 찬사와 함께, 매카시의 작품 중 대중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작품들이다. 그 밖에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5), 『로드』(2006) 등을 발표했으며, 2007년에 『로드』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카운슬러』는 매카시가 쓴 첫 번째 시나리오로, 리들리 스콧 감독이 2012년 영화화했다.

역자 : 김시현
전문번역가. 코맥 매카시의 《카운슬러》 《모두 다 예쁜 말들》 《국경을 넘어》 《평원의 도시들》 《핏빛 자오선》, 스티븐 킹의 《리시 이야기》를 비롯해 《힐 하우스의 유령》 《우먼 인 블랙》 《하우스 오브 카드》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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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진짜 말, 진짜 사람, 진짜 땅, 진짜 하늘인데도
그것은 여전히 하나의 꿈이었다.”

아름답지만 쓸쓸하고 잔혹한 땅 멕시코
피로서 꿈을 이루는 그곳에서 절망을 안고도 환하게 빛나는 한 소년의 성장기

미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코맥 매카시의 ‘국경 삼부작’(『모두 다 예쁜 말들』,『국경을 넘어』,『평원의 도시들』)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모두 다 예쁜 말들』은 그중 첫 번째 작품으로 세계문학전집 379번이다.

코맥 매카시는 윌리엄 포크너, 허먼 멜빌,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작가들과 비견되는 미국 현대 문학의 대표 작가다. 저명한 문학평론가 해럴드 블룸 역시 토머스 핀천, 돈 드릴로, 필립 로스와 함께 ‘현대를 대표하는 4대 미국 소설가’ 중 하나로 그를 꼽은 바 있다.

2007년에 퓰리처상을 받은 후 출연한 「오프라 윈프리 쇼」가 큰 화제가 될 만큼 ‘은둔 작가’로 유명한 그이지만, 그 이전에 딱 한 번의 인터뷰가 더 있었다. 『모두 다 예쁜 말들』 출간 후 1992년 《뉴욕 타임스》와 한 인터뷰다. 『모두 다 예쁜 말들』은 출간 후 처음 여섯 달 동안 2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리며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전미 도서상과 전미 비평가 협회상을 휩쓰는 등 문단 안팎으로 화제가 되었다. 『과수원지기(The Orchard Keeper)』, 『바깥의 어둠(Outer Dark)』, 『서트리(Suttree)』 등으로 작가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던 그였지만, 문단의 찬사와 함께 대중의 뜨거운 반응까지 얻은 것은 『모두 다 예쁜 말들』이 처음이었다.

대중소설이라 치부했던 미국 특유의 서부 장르 소설에 문학성을 부여하여 이전 서부 장르 소설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소설을 탄생시킨 매카시는 『모두 다 예쁜 말들』에 이어 『국경을 넘어』와 『평원의 도시들』을 발표하였고, 미국 서부와 멕시코의 접경지대를 배경으로 한 ‘국경 3부작’을 완성하였다. ‘미국의 고전’으로 칭해지는 그의 대표작 ‘국경 3부작’은 서부 장르 소설을 고급 문학으로 승격시켰다는 뜨거운 찬사를 받으며 평론가와 대중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았다. 이 세 작품은 카우보이 소년들이 겪는 피비린내 나는 모험과 잔혹한 생존 게임 그리고 그들의 쓰디쓴 성장을 담고 있다. 각 작품은 독립적인 이야기이지만 모든 이야기가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지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면서, 첫 번째 작품과 두 번째 작품의 주인공들이 세 번째 작품에서 만난다는 독특한 연결 고리를 가진다.(이야기가 펼쳐지는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면 『국경을 넘어』, 『모두 다 예쁜 말들』, 『평원의 도시들』이다.) 인간의 잔혹함과 세계의 폭력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매카시 특유의 묵시록적 세계관을 보여 주는 이 작품들은 시적이고도 매혹적인 문체로 삶과 죽음, 신과 운명에 대한 문제를 묵직하게 던지며 우리의 영혼을 울린다. 카우보이로 대표되는 한 고독한 인간이 국경이라는 경계를 넘어 세상을 만나고 삶과 죽음에 대한 진실을 깨달아 가는 여정이 때로는 말을 사랑하는 카우보이 소년의 쓸쓸한 낭만으로(『모두 다 예쁜 말들』), 때로는 모든 것을 앗아가는 세상을 향한 비탄으로(『국경을 넘어』), 때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신화적 숭고함으로(『평원의 도시들』) 아름답게 그려진다. 그중 첫 번째 작품인 『모두 다 예쁜 말들』은 흥미진진한 서부 장르 소설인 동시에, 인생의 비극을 가로지르는 한 카우보이 소년의 가슴 아픈 성장소설이다.

서부 장르 소설의 비극성, 피 흘리는 삶과 고독한 인간

『모두 다 예쁜 말들』은 서부 장르 소설의 기본 줄거리를 따르면서도 매카시 특유의 시적인 산문과 애수에 찬 리듬, 강렬한 캐릭터들이 어우러져, 서부 장르 소설의 전통성에 묻히지 않는 독특함을 발산한다. 매카시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은 인간의 어두운 본성과 그로 인한 고통 또는 비극과 마주한다는 것이며, 다시는 지울 수 없는 참담함을 경험하겠노라 결심하는 것과 다름없다. 매카시가 서부 장르 소설을 택한 것도 그 안에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 비극성을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끝없이 펼쳐진 평야에서 동료와 말과 함께 하는 적막한 여행, 모닥불만이 어둠을 밝혀 주는 밤의 고독, 선과 악의 무자비한 대결, 생사를 넘나드는 거친 모험, 이루어지지 않는 로맨스, 그리고 혼자 살아남은 자의 쓸쓸함, 그 후를 살아야 하는 삶의 무게 등……. 우리에게 ‘서부 장르’라는 것은 웨스턴 영화의 클리셰와 함께 총잡이들의 정형화된 모습을 떠오르게 하지만, 서부 장르 소설의 진정한 힘은 운명과도 같은 인간의 고독을 그려 내는 데에 있다. 석양을 등지고 아련히 사라져 가는 카우보이의 모습이 ‘겉멋’에 그치지 않고, 삶의 진정한 아픔이 깔린 고독함으로 드러날 때 그것은 그 어떤 풍경보다도 쓸쓸한 모습일 것이다. 피 흘리는 삶, 삶의 고통과 비극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코맥 매카시는 바로 그 진정성을 포착해 냈고, 그리하여 가벼운 대중소설로 치부되던 서부 장르 소설은 그의 비극적인 세계관과 아름다운 문체와 어우러지며, 재미를 잃지 않고도 무겁게 인간을 탐구하는 진지한 문학 작품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절망의 어둠 속에서 환하게 빛나는 한 인간의 성장

할아버지의 장례식 날, 이야기는 시작된다. 소년 존 그래디는 목장을 팔려고 하는 어머니와 갈등을 겪는 중이다. 자신을 이해해 주는 아버지는 어머니와 이혼을 한 상태이고, 아주 가끔 만날 뿐이다. 그러다 친구 롤린스와 함께 말을 몰아 집을 떠난다. 소설의 도입부에서 소년은 ‘그’라고 지칭되는데, 그가 떠날 것을 결심하는 순간에야 이름이 분명하게 드러난다.(“존 그래디는 일어나 앉아 모자를 썼다. 난 벌써 떠났는걸.”) ‘존 그래디’가 주어로 분명하게 등장하는 문장은 이때가 처음이다. 결국 그의 모험은 자아를 찾아 떠나는 모험과 다름없다. 자신이 누구인지, 자기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 알기 위해 그는 떠날 수밖에 없다.

결국 존 그래디와 롤린스는 국경을 넘어 아름다운 멕시코 땅에 도착한다. 여행 중에 블레빈스라는 소년을 만나 동행하는데, 롤린스는 그 소년이 결국 그들에게 불행을 가져다 줄 것이라 예감하지만, 존 그래디는 그의 말을 듣지 않고 선의로 블레빈스를 대할 뿐이다. 블레빈스가 푹풍 속에서 잃은 말을 다른 마을에서 발견하고, 존은 블레빈스의 말을 되찾도록 도와주려 하지만 오히려 말도둑으로 몰려 추격을 받으며 도망치는 신세가 된다. 그 와중에 블레빈스와 헤어지고 존과 롤린스는 어떤 목장에 도착한다. 존 그래디는 목장 주인의 인정을 받으며 그곳에 자리 잡고 목장 주인의 딸 알레한드라와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여행 중 겪었던 말도둑 사건에 다시 휘말리며 존과 롤린스는 모든 것을 잃고 감옥에 잡혀 들어가게 된다.
이들이 겪게 되는 비극적인 사건들은 그들의 선한 의지와는 무관하게 일어나는 것들이며, 바로 여기에 ‘잔혹함’이라는 인생의 비밀이 숨어 있다. 주인공 존 그래디는 정의를 기준 삼아 선의로 움직이지만 그가 예기치 않았던 비극이 마치 준비되어 있던 운명처럼 그를 덮쳐 온다. 그는 그중 어떤 것도 막을 수 없다. 한 사람의 운명에 작용하는 ‘사회의 무지함’과 ‘정의롭지 못한 힘’이 그 어떤 운명보다도 강력하다는 비극은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존 그래디는 온갖 고초를 겪고 멕시코에서 얻었던 모든 것을 잃은 채 말과 함께 다시 국경을 넘어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아버지와 유모마저 세상을 뜬 후다. 이렇게 소설은 주인공 주변 인물의 죽음을 반복하며 그가 상실을 거듭 겪게 만든다. 하지만 그는 이미 세상의 온갖 잔혹함 속에서 살아 돌아온 자이다. 더욱더 철저한 ‘혼자’가 되었을 뿐. 그는 또 한 번 떠난다.(“그럼 네 나라는 어딘데? / 나도 몰라. 나도 어디인지 몰라. 그 나라에서 어떤 일을 겪을지도 모르고. 존 그래디가 말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 때까지, 자신의 나라를 찾을 때까지 그는 영원히 떠날 것이다.

『모두 다 예쁜 말들』은 서부 장르 소설의 형식을 빌린, 말을 사랑하는 한 카우보이 소년의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거친 서부와 멕시코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비극의 소용돌이 속에서 소년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간다. 결국 소년은 그 속에서 살아남는다. 그리고 성장한다는 것이 생존과 같은 의미가 될 만큼 인생이 잔혹하다는 사실을 배운다.

코맥 매카시는 어둠을 표현하는 데 능한 만큼 또한 그 속에서 빛나는 인간의 모습을 가장 아름답게 그려 낼 줄 안다. 소년이 겪어야 하는 비극적인 사건들은 그에게 상처를 주고, 그를 외롭게 하지만, 세상의 어둠과 섞이지 않고 묵묵히 어둠과 맞서는 그의 모습은 고독하기에 더 아름답기까지 하다. “다가올 세상 속으로 점점 사라져” 가는 그의 마지막 모습이 쓸쓸함을 머금고도 어둠 속에서 환하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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