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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PART 1 7번 국도에서
새로 걷는 7번 국도
끝은 또 다른 시작
깊고 우아한 북파랑길

PART 2 7번 국도와 남도 순례길
겨울과 봄 사이, 다시 화진(華津)
18번 국도 시작, 진도
눈물이 마를 때까지
나의 길을 찾아서
역사 위에서
18번 국도 완주, 해남
미황사역사길
다산초의교류길과 땅끝길
해남 땅끝길과 달마고도

PART 3 남도 순례길과 7번 국도
새해 첫날, 하동부터 동쪽으로
가덕도와 7번 국도 시작점
정읍 동학농민혁명길
남원에서 봄
봄바람 따라
진도 팽목항과 하죽도
금강 순례

PART 4 다시 7번 국도에서
7번 국도 완주
걷는 인생은 아름다워

일곱째별 탈핵 도보 순례 7년의 여정
저자 소개
저자 : 일곱째별
다큐멘터리를 기획·구성하고 글을 써 방송하며 시대의 아픔이 있는 현장을 사진 찍어 르포르타주를 쓰고 소소히 고요한 시간에 스미는 서정과 사유를 에세이에 담는다. 2017년 제7회 조영관문학창작기금을 르포 부문으로 수혜했고, 그해부터 걸었다. 2018년 제26회 전태일문학상(생활·기록문 부문)을 수상했다. 2025년까지 도보순례로 3천 킬로미터를 걸었다. 현재 대전에 있는 대학교에서 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가르친다. 지은 책으로 《일곱째별의 탈핵 순례》 《굴뚝새와 떠나는 정원 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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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생명과 평화를 위해 걷는 르포 작가 일곱째별의 탈핵 순례기. 일곱째별은 2017년 조영관문학창작기금을 수혜하고, 2018년 전태일문학상을 받으며 르포 작가로 본격적인 집필을 시작했다. 오랫동안 방송작가로 활동해오던 작가는 공중파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에서 일하던 때 세월호 참사 관련 방송 아이템을 냈지만 거부당했고, 그때부터 방송 일을 그만두고 거리로 나와 펜을 들었다. 그리고 마치 운명처럼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되었다. 매일 걷고 매일 썼다. 한 발 한 발 쉬지 않고 터벅터벅 오늘 하루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걸었다. 2017년에 산티아고 순례길 800킬로미터를 걸은 이후,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로 2018년 여름에 96.8킬로미터, 2019년 겨울에 79.3킬로미터, 여름에 98.2킬로미터 걸었다. 2020년 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혼자만의 탈핵 도보순례로 부산에서 고성까지 543.3킬로미터 걸어 7번 국도를 총 618.5킬로미터 걷고,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남도 순례길 975.14킬로미터를 걸었다. 그렇게 7년 동안 걸은 2,682.74킬로미터 중 한반도의 동과 남을 어루만지듯 7번 국도와 남도 순례길 1,593.64킬로미터를 걸었다.

그 모든 걸음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길 위에서 작가는 스스로에게 묻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가을비 맞은 너른 논을 바라보며 죽어감과 죽음과 새로 움트는 생명에 대해 생각했고, 길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들에게서 진정한 선의와 품격이 무엇인지 배워나갔다. 때로는 자신을 상처 입히는 온갖 상념에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었다. 도로변에 자란 넝쿨들이 여전히 털어내지 못한 삿된 미련처럼 자꾸만 바짓자락을 잡아당겼고, 초록빛 논을 가로지르는 대형 송전탑에 흐르는 고압 전류의 진동과 소음이 핵발전소의 섬뜩한 위협과 경고가 되어 그를 고통스럽게 했다. 그래도 걸었다. 방사성 물질로 오염되는 땅과 바다와 그 안에서 고통받으며 살고 있는 수많은 생명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묵상하며, 평화와 안전을 기원하는 작은 소망을 배낭에 꾹꾹 눌러 담은 채 쉼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7번 국도와 남도 순례길, 때때로 그 아름다운 길 위에서 만나는 자연에 깃든 보이지 않는 신의 섭리를 가슴으로 느끼며, 자본 이익과 효율만이 지상 최대의 가치로 대우받는 비정한 세상에서 가장 낮고 가장 느린 걸음으로 힘없는 것들의 숨결을 쓰다듬었다.

그러면서 작가는 조금씩 깨달았다. 결국 걷는다는 것은 산다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일이었다. 어두운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빛을 나침반 삼아 길 떠난 여행자처럼, 새로 걷는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찰나를 사랑하면 되는 일이었다. 휘몰아치는 급류 속에서도 삶은 도도히 흘러가고, 고통도 기쁨도 순간순간 변화할 뿐 결코 영원하지 않는 법. 그리하여 오늘도 작가는 걷는다. 오직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평화롭고 자유롭게 사랑하며 살 수 있기를 바라며 걸음을 옮긴다. 이 땅에서 소외받는 뭇 생명의 고통이 사라지는 날까지, 작가 일곱째별의 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푸른 바다와 맞닿은 어느 길가에선 생명, 평화, 자유 그리고 사랑의 깃발 아래 뚜벅뚜벅 걸어가는 일곱째별의 기도가 빛나고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언제나 그렇듯이 끝은 새로운 시작과 맞닿아 있다. _p.9

나는 길이 있으니까 걷고, 걸으면서 의미 있는 일을 겸하고, 그 의미로 생명을 지키는 탈핵을 평화롭게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길도 함께 걸을 사람이 없다면 그저 빨리 벗어나고 싶을 뿐이란 걸 산티아고에서 이미 혹독하게 경험해보았다. 길 위에는 벗이 필요하다. _p.26

수많은 사람들이 품은 저마다의 몸짓으로, 지구는 오늘도 별빛 같은 사랑을 받는다. 탈핵은 결국 사랑이므로. _p.41

마트에서 방울토마토를 한 팩 사서 화장실에서 씻었다. 차에서 잘 셈으로 화장실에서 세수도 한 뒤였다. 차 안에서 토마토를 걸신들린 듯 먹다가 문득 지금 왜 이런 궁상을 떠나 싶었다. 적어도 씻고 잠은 제대로 자야 다음 날 순례를 할 것 아닌가. _p.89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고 만나는 이들에게 전심으로 대하고 일어나는 모든 일에 감사한다면 삶이 덜 후회스럽지 않을까. _p.112

나는 또다시 짐을 싸서 길을 뜬다. 길을 뜬다는 것은 비움이요 성찰이고, 길에 뜬 것은 존재요 생명이고, 길에서 찾는 것은 이상이요 운명이다. 새로 걷는 길 위의 그 하늘에도 여전히 별이 떠 있을 것이다. _p.143

나는 더욱 외로울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것과도 내 존엄과 자유와 평화를 바꾸지 않으리라. _p.199

남들은 재테크에 열을 올리고 노후대비할 나이에 아무 대책 없이 걷기만 하고 있다.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걷고 쓰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_p.220

걸으면서 알았다. 걸어야 그 고장을 사랑하게 된다는 것을. _p.273

나의 순례는 점점 자유로워지고 있다. 내 마음은 이제 언제든지 원하는 곳으로 길을 바꾸어 갈 수 있다. 길의 주제도 마찬가지다. 탈핵이든 명상이든 성지순례든 이름이 무에 중요하랴. _p.362

나를 오래 안 사람들은 지금의 내가 걱정되는 게 당연하다. 그들은 내가 얼마나 여리고 약하고 아프고 슬픈지 잘 아니까. 하지만 나를 정말 생각한다면 용기를 북돋워야 한다. 내게 현실감이 있었다면 엄동설한 한파주의보에 길을 걷지도 않을 테니까. 정신 차리라고 조언해봤자 나는 너무 멀리 와버렸으니까. 그리고 이미 다른 삶을 살고 있으니까. _p.379

오후 6시, 기차에 올랐다. 부서진 스틱 끝이 보인다. 자신은 부서지면서도 나를 지탱해준 파란 스틱. 진정한 사랑의 실상이다. 그러나 이제는 일방적인 헌신도 부질없는 희생도 하지 않으련다. _p.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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