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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1초
- 파란 피
- 파이널 스트라이크
- 추리
- 죄의 무게

저자 소개
저자 : 허교범
1985년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 비룡소에서 주최한 제1회 스토리킹에 『스무고개 탐정과 마술사』로 당선되었다. 「스무고개 탐정」 「이리의 형제」 「대장장이 왕」 시리즈와 『어린 변호사』 등을 썼다. 여전히 10대를 위한 추리와 판타지를 쓴다.

그림 : 이로우
자연과 상상으로부터 얻은 영감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개인 작업과 더불어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빨간 송곳니』 『너의 유니버스』 『훼야의 춤』 『어느 날 이런 미래가 온다면』 『저승에 있는 곳간』 『복을 그리는 아이』 『빅뱅 마켓』 등 다수의 책 표지와 삽화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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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그래서 이 다섯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책에 실린 다섯 이야기 「1초」, 「파란 피」, 「파이널 스트라이크」, 「추리」, 「죄의 무게」는 추리, SF, 리얼리즘, 공포 등 장르는 다양하지만 모두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는 하나의 주제로 가지런히 여며진다. 작가는 내면의 상처, 차별, 인간의 욕망과 오만, 희생과 속죄 같은 문제를 그대로 쓰지 않고 판타지적 세계, 비틀린 시스템, 특수한 규칙으로 치환해 작품 구석구석에 숨겨 놓았는데, 숨겨진 의미들이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라는 메시지와 연결되는 맥락을 발견하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또다른 즐거움이다.

〔 1초 〕
그러나 시월이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알았다.
매년 12월 31일 11시 59분 59초부터 1월 1일 0시 0분 0초가 되기까지 1초 동안 시월이는 시간을 빼앗긴다. 해가 바뀌는 순간 딱 1초간 의식을 잃는 시월이. 열 살인 시월이가 살아온 평생 동안 잃어버린 10초라는 시간은, 교통사고로 생을 달리할 수밖에 없는 순간 10초 동안 세상을 멈추게 해 시월이의 생을 다시 시작하게 만든다. 이렇듯 작가는 기적을 기적같이 보이지 않게 하는 판타지를 일상을 풍경으로 펼쳐 보이며 독자에게 낯선 감각을 선사한다. 시월이가 죽음 목전에서 생명을 구한 기적은 착각일까, 아니면 신 또는 알 수 없는 존재로부터 온 구원일까? 시월이의 경험이 실제인지 정신착란인지 애매모호하게 그려진 서사는, 우리가 어떤 존재하는 현상을 외부에서 제대로 관찰하고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세계는 우리의 인식을 통해 실재한다는 인식론적 관점을 상기시킨다.

〔 파란 피 〕
“그래도 넌 내 유일한 친구야.”
경준은 평범한 학생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특정 학생을 감시하고 보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정 학생은 같은 반 친구인 인화이다. 인간처럼 보이는 인화는 사실 인공 지능체로 인공 지능을 연구하는 연구소의 실험 대상이다. 어느 날 인화는 스스로 자기 손가락을 칼로 베어 파란색 피를 보여 주며 “봐, 피가 파랗잖아? 피가 파란 인간이 어디 있어?”라고 경준에게 묻는다. 인공 지능체 인화가 자신의 ‘파란 피’를 통해 인간이 아님을 자각하자, 그 비밀을 알고 있던 친구 경준은 ‘관찰자’와 ‘친구’의 경계에서 갈등하기 시작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인가’라는 인공 지능 시대의 근본이 되는 철학적 사유와 SF 장르의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 파이널 스트라이크〕
“게임에서라도 복수하려고.”
‘레이디언트 소울’ 게임을 즐기는 연성은 같은 반 친구 준희에게 ‘똥개’라는 별명으로 놀림을 당한다. 현실의 교실에서 연성은 준희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웃음거리가 되지만, 게임 속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하드코어 서버에 접속할 수 있는 실력자인 연성은 게임 속에서 준희의 캐릭터를 반복해서 쓰러뜨린다. 현실과 달리 게임 속에서는 준희를 압도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쾌감에 사로잡힌 연성의 플레이는 점점 더 과격해지고, 결국 준희는 이 일로 담임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담임과의 상담에서 연성은 “게임 시스템일 뿐.”이라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데…….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뀌는 게임 서사를 통해 시스템이 허락한 폭력과 현실의 폭력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사유하도록 이끈다.

〔 추리 〕
”이제 추리의 힘을 알았겠지?”
쉬는 시간마다 추리 소설을 읽는 아영에게 같은 반 남자아이가 “이런 소설은 읽어 봤자 아무 소용도 없다고 우리 아빠가 그랬어.”라고 시비를 건다. 그러자 아영은 “왜 소용이 없어? 내가 증명해 볼게.”라며 맞선다. 작가는 아영이라는 인물을 통해 ‘소설 속 허구’로 치부되는 ‘추리’라는 사고 방식 자체를 증명한다. “추리라는 건 말이지, 사실은 복잡한 계산보다 직감에 가까워. 어떤 물체를 보자마자 팍 떠오르는 거야. 그러면 처음에는 어리둥절해져. 내가 왜 그걸 알게 된 걸까? 그 이유를 하나하나 따져 본 다음에야 설명할 수 있게 되지. 느낌이 먼저고 설명이 나중이야.”라는 아영의 대사는 추리는 논리가 아니라 인지의 방식으로써 일상 속에서도 작동하는 사고 방식임을 뜻하며 독자도 ‘추리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넌지시 전한다.

〔 죄의 무게 〕
이런 결과를 원한 게 아니야. 나는 그저.
호재는 ‘입산금지’라는 팻말이 걸린 학교 뒤편 산을 지날 때마다 “언젠가 꼭 들어가 보겠다”고 장담했고, 어느 날 같은 반 친구 영서, 태우, 승아와 함께 출입이 금지된 산에 들어간다. 산속에서 실수로 돌탑을 건드려 무너뜨린 아이들은 겁에 질려 도망쳤는데, 그 후 ‘공물을 바치면 죄를 용서해 주겠다’는 협박 편지를 받게 된다. 혼란과 두려움 속에서 아이들은 매달 돈을 바치기 시작한다. 처음 장난과 호기심으로 시작한 일은 점점 무거운 짐이 되어 아이들의 마음을 짓누르는데……. 믿음과 권력의 관계, 공범의 구조, 죄책감 같은 화두를 통해 죄는 숨긴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돌아온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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