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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권 선사시대부터 중세까지
제1장 선사시대 | 제2장 고대 오리엔트의 도시문화 | 제3장 고대 그리스와 로마 | 제4장 중세

2권 르네상스·매너리즘·바로끄
제1장 르네상스 | 제2장 매너리즘 | 제3장 바로끄?

3권 로꼬꼬·고전주의·낭만주의
제1장 로꼬꼬와 새로운 예술의 태동 | 제2장 계몽시대의 예술 | 제3장 낭만주의

4권 자연주의와 인상주의·영화의 시대
제1장 자연주의와 인상주의 | 제2장 영화의 시대
저자 소개
저자 : 아르놀트 하우저(Arnold Hauser 1892-1978)
헝가리 태생의 맑스주의 예술사학자. 1892년 테메슈바르(현 루마니아 티미쇼아라)에서 태어나 부다페스트와 빠리에서 게르만어·로망스어 및 철학을 공부했다. 부다?페스트 ‘일요써클’에 참여해 카를 만하임, 죄르지 루카치 등과 교유했으며, 독일 낭만주의 미학 연구로 부다페스트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잠시 교수로 일했다. 1919년 쏘비에뜨 정권에 맞선 헝가리 반혁명이 일어나자 이딸리아로 건너가 예술사를 공부했다. 이후 베를린에 머물며 문학과 예술에 관한 사회경제사의 관점을 진전시켰다. 나치가 득세하면서 빈 영화계로 자리를 옮겨 저서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다가 1938년 영국 런던으로 이주했다. 리즈 대학의 전임강사로 일한 뒤 테오도르 아도르노의 초청으로 프랑크푸르트와 독일 여러 대학에서 강의했으며, 미국 브랜다이스 대학과 오하이오 대학에도 머물렀다. 1978년 타계하기 전 부다페스트로 귀향해 헝가리 학술원 명예회원이 되었다.
지은 책으로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를 비롯해 『예술사의 철학』 『매너리즘: 르네상스의 위기와 근대예술의 기원』 『예술사회학』 『루카치와의 대화』 등이 있다.

역자 : 반성완
한양대 명예교수. 서울대와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독문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역자 : 염무웅
1941년 강원도 속초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염홍경. 경북 봉화(춘양)에서 초등학교를, 충남 공주에서 중고등학교를,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다.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으로 등단했다. 창작과비평사 대표, 민족예술인 총연합 이사장,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을 역임하고 현재 영남대학교 명예교수, 국립한국문학관 관장으로 있다.

역자 : 백낙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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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유럽의 변방에서 떠올라 한국 지성계의 아이콘이 되다

헝가리 유대계 출신으로 독일어를 제1언어로 삼아 글을 쓴 저자 아르놀트 하우저(1892-1978)는 생애 대부분을 이국에서 보낸 디아스포라 지식인이다. 부다페스트에서 공부하던 20대 초반, 그는 죄르지 루카치, 카를 만하임, 벨라 발라스 등과 어울리며 헝가리 혁명정부 문화기관에서 잠시 일하기도 했다. 그러다 반(反)혁명이 일어나자 고국을 떠나 이딸리아로, 베를린으로, 다시 나치를 피해 빈으로 옮겨 다녔다. 같이 예술사를 공부하던 아내가 빈의 대학에 들어가고, 남편 하우저는 영화사에 취직해 생계를 꾸렸다. 1938년 히틀러가 오스트리아를 접수하며 빈에 더 머물 수 없게 되자 친구 만하임의 권유로 런던에 건너갔다. 그리고 ‘예술사회학’에 묶일 만한 글을 수집해달라는 청탁을 받아 작업에 착수했다. 평일에는 저녁 6까지 영화사에서 일한 뒤 밤늦은 시간을 쪼개 작업하며, 휴일에는 대영박물관 도서실에 틀어박혀 타자기를 두드리는 생활을 10년간 이어갔다. 예술사회학 선집은 끝내 미완으로 남았지만, 그 지난한 여정은 하우저 자신의 언어로 내놓은 책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로 결실을 맺는다. 도서실에 눌러앉은 그를 미술평론가이자 출판인이던 허버트 리드가 눈여겨보고 출간 제안을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1951년 영어판(Social History of Art)이 세상에 나왔고, 그 성공에 힘입어 하우저 본래의 언어로 독일어판(Sozialgeschichte der Kunst und Literatur)이 1953년 뮌헨에서 출간되었다.

한국에 소개된 것은 10여년이 지난 1966년, 계간 『창작과비평』이 창간된 그해 가을호 잡지를 통해서였다. 잡지를 만들고 책을 공동 번역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그다지 신속한 소개랄 수는 없지만, 당시 사정으로는 결코 느린 편도 아니었다”고 술회한다(개정1판 서문). 반응은 뜨거웠다. 읽을거리가 귀하던 시절, 맑스주의 유물사관이 녹아 있지만 아슬아슬하게 검열의 문턱을 통과할 수 있었고, 선사시대부터 20세기까지 꿰뚫는 압도적인 지식으로 교양의 빈틈을 메우기에도 적절했다. 1974년 창비신서 1번으로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현대편’이 출간된 것은 이례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당시 신서 목록에는 황석영의 『객지』(3번),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4번), 『신동엽 전집』(10번) 등 국내 지식인의 굵직한 저작이 자리하고 있는데, 번역서를, 그것도 목록의 맨 앞에 놓은 사실은 이 책이 한국 독자들 사이에서 어떤 위상을 갖고 있었는지 말해준다. 서구 학계의 중심과 거리를 둔 동구권 좌파지식인의 책이 4·19와 5·16, 군부독재를 겪은 한국에서 ‘실천지성’ ‘참여지식인’의 필독서 역할을 한 것이다. 1977년 7월 「노예수첩」이라는 시가 국가기관을 모독한 혐의로 필화사건에 휘말렸을 때, 변호인 측에서는 문학이 현실과 맺는 관계를 해명하고자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의 한 대목을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는 1981년 ‘근세편 하’(창비신서 29번)를 끝으로 15년 만에 완역되었고, 1999년 한번 개정을 거치며 대학가의 필수교양서로 자리를 굳혔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세상과 자기 자신의 관계 정립을 고민하던 많은 이들이 이 책에서 힌트를 구했으며, 이제 이 책은 반세기의 역사를 품은 20세기 고전 반열에 올랐다.

예술과 사회를 읽는 세가지 키워드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는 흔히 맑스주의 관점에서 쓰인 선구적인 예술사, 혹은 예술사회학의 시초로 불린다. 하우저는 예술을 신비의 영역에 몰아넣는 대신, 그것을 전문가의 ‘일’로, 또 사회적으로 생산되고 소비되는 경제활동의 일환으로 적극 해명하려고 했다. 이때 예술과 사회의 관계를 탐사하는 데 요긴한 세가지 키워드를 꼽을 수 있다.

첫번째는 예술형식이다. 고대인의 동굴벽화, 영웅들의 서사시, 귀족여성의 연애소설, 중세 패널화, 셰익스피어 대중연극, 시민계급의 공개연주회, 네덜란드 실내화, 계몽시대 시민극, 멜로드라마, 오늘날 대중영화에 이르기까지 문학·미술·음악·연극·영화 장르에서 우리가 아는 예술형식이 어떻게 등장했으며 어떤 식으로 분화·전개해갔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개개의 사회가 그 사회의 요구에 최적화된 예술형식을 고안해내고야 마는 과정을 추적하는 것도 흥미롭다.

두번째는 예술가다. 선사시대의 마술사, 중세의 장인, 르네상스와 낭만주의의 천재, 19세기 보헤미안 등 시대와 함께 변모해온 예술가상은 ‘예술가의 정신적 실존이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위험에 처하기 마련’이라는 저자의 통찰에 근거를 대주며, 사회적 요구와 예외적 욕망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온 예술 주체의 갈등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일례로 17세기 네덜란드의 시민문화는 궁정에 속박돼 있던 예술가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허락했지만, 렘브란트라는 비상한 화가가 부르주아의 고전 취향에서 벗어나는 순간 가차없이 그를 시장에서 버렸다. 『야간순찰』에서 말년의 자화상에 이르는 렘브란트 작품들은 부르주아 고객을 만족시키기를 포기한 듯한 그의 실험을 보여준다.

세번째는 수요자 혹은 관객이다. 흔히 예술사에서 걸작(예술작품)과 천재(예술가)에 가리기 쉬운 수요자의 비중을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 이 책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다. 작품을 주문하고 향유하며 예술 생산에 개입하는 것이 한때 귀족이나 성직자 같은 특권계층의 전유물이었다면, 근대 이후 그 저변은 시민계급으로, 20세기 이후 대중으로 점차 확산되었다. 영화를 통해 새로운 대중의 탄생을 실시간으로 목격한 하우저는, 진정한 ‘예술 민주화’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수 대중의 현재 시야에 맞춰 예술을 제약하기보다 대중의 시야 자체를 될 수 있는 한 넓히도록 해야 함을 역설한다.

하우저가 예술과 사회를 오가며 수천·수만년의 인류역사를 탐사하는 과정은 ‘예술은 사회적 산물’이라는 말로 단순화할 수 없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미로”에 가깝다(『쥐트도이체 차이퉁』). 그렇기에 누구도 엄두를 내기 힘든, 여전히 “도전적인”(이주헌 『한국일보』 2007.4.25) 작업인 것이다.

고전이란 여전히 우리에게 도전적임을 일깨워주는 책,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미술사가 유홍준, 미술평론가 이주헌, 음악평론가 이강숙, 시인 황지우, 소설가 성석제, 사회학자 노명우, 물리학자 정재승, 영화감독 이창동, 김지운… 한국의 많은 독자들이 신뢰하는 문화·예술계 인사들이다. 활동영역은 서로 다르지만 하나 접점이 있다. 모두 삶의 어느 한때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를 읽었다는 것이다. 유홍준은 “내게 엄청난 감동과 충격을 주었고, 평생 바라보는 나의 미술사 연구의 북극성이 되었다”고 고백하며(『한겨레』 2013.11.28), 노명우는 “예술에 대한 사회학적 질문 혹은 예술사회학적 질문의 모범을 제시해주는 책”이라고 말한다(『한겨레』 2014.5.14). 이창동은 ‘인생의 책’ 50권 중 한권으로 꼽기도 했다(『헤럴드경제』 2015.9.18).

고전의 가치는 다음 세대가 부여한다. 어느 시대에나 많이 읽히는 책은 있지만 후대에도 그러리라는 법은 없다. 어떤 책이 여전히 읽혀야 한다면 새로운 세대를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는 인간의 지적 야심이 얼마나 넓으면서 깊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정보를 저장할 기기도, 검색할 데이터베이스도 구축되지 않았던 시절, 한 사람이 문헌을 뒤지고 메모해가며 10여년간 축적한 방대한 지식과 그 지식을 일관된 관점으로 체계화하고 의미 부여한 통찰력은 여전히 우리가 좌표로 삼을 ‘북극성’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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