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기업의 기술을 지킬 준비, 어디까지 되어 있는가
많은 기업이 기술 개발에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쏟아붓지만, 정작 그 기술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채 위기를 맞는다. 기술유출은 더 이상 일부 기업만의 예외적 사건이 아니다. 핵심 연구원의 퇴사, 협력사와의 협업, 공동연구개발, 투자 유치와 제안 과정처럼 기업이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장면 곳곳에서 유출 위험은 시작된다. 특히 기업이 가장 경계하는 외부의 공격보다, 전·현직 내부 인력에 의해 기술이 빠져나가는 일이 반복된다는 점은 기술보호를 전혀 다른 차원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기술유출은 사고가 난 뒤 수습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 전에 구조를 세우고 기준을 정해두어야 하는 관리의 문제다. 무엇을 보호해야 하는지조차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술을 지킬 수는 없고, 준비 없는 신뢰만으로 기업의 핵심 자산을 지켜낼 수도 없다. 이 책은 바로 그 현실에서 출발한다.
예방부터 법적 대응까지, 기술유출의 전 과정을 한 권에 담다
기업 현장에서 오랜 시간 폭넓은 경험을 쌓아온 저자들은 기술이 유출되는 시점과 경로가 대개 예상치 못한 순간, 예상치 못한 관리의 허점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퇴사를 앞둔 직원의 파일 반출, 협상 과정에서의 과도한 정보 제공, 공동연구개발 계약의 불명확한 권리 조항, 이상 징후를 확인하고도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초기 대응은 실제 분쟁에서 반복되는 유형이다. 많은 기업이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야 대응에 나서지만, 그때는 이미 확인해야 할 자료가 사라졌거나 대응의 폭이 제한된 경우가 많다.
《기술보호 실전 ‘법률’ 매뉴얼》은 이러한 상황을 전제로 기업이 미리 갖춰야 할 관리 기준과 대응 순서를 정리한다. 무엇을 보호 대상으로 설정할 것인지, 정보는 어디까지 공유할 수 있는지, 문제 발생 시 어떤 절차로 확인하고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기술유출 대응은 특정 부서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 책은 경영자와 주요 실무자가 함께 공유해야 할 기준과 절차를 정리한, 가장 현실적인 위기 대응 시나리오다.
책 속에서
기술 또는 영업비밀 유출 사례가 발생할 때마다 관계자들은 “법이 왜 우리를 보호해 주지 않느냐”고 호소한다. 하지만 법은 생각보다 냉정하다. 스스로 지키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비밀은, 법도 지켜주지 않는다. 법적 보호는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치열하게 준비하고 관리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보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복잡한 법률 이론을 나열한 교과서가 아니다. 지금 당장 기술 보호를 시작해야 하는 기업의 경영진, 보안 담당자, 그리고 엔지니어를 위한 ‘실전 매뉴얼’이다.
_ p.5, Prologue. 기술 전쟁의 시대, 당신의 무기는 준비되었습니까?
영업비밀은 특허와 달리 별도의 등록 절차가 필요 없어, 정보가 구체화된 순간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하지만 법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3가지 전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앞서 살펴본 정의 조항에도 나타나 있는 것처럼, 이 요건들은 바로 ‘비공지성’ ‘경제적 유용성’ 그리고 ‘비밀관리성’이다. 이 3가지 요건 중 실무적으로나 소송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부분이 바로 ‘비밀관리성’이다.
_ p.21, 법은 어떤 기술을 보호해 주는가?
우선, 직속 상급자가 퇴사 의사를 인지하는 즉시 인사팀에 통보하고, 이 정보는 IT, 보안, 법무(자문) 등 관련 부서에 신속하게 공유되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비공개 대응팀을 꾸려 퇴사 예정일을 기준으로 일관된 보안 감사 및 조치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동시에, IT 및 보안 담당자는 퇴사 예정자의 최근 데이터 접근 패턴에 이상 징후가 없는지 확인하여 잠재적 위험을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 퇴사 결심 전후로 급격히 증가한 주요 서버 접근, 대용량 파일 다운로드 및 인쇄, 외부 이메일 발송, 외부 저장매체(USB) 연결 기록 등은 위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최근 1~3개월간의 이력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_ pp.65-66, 직원의 입사부터 퇴사까지: 기술보호의 시작과 끝
과거에는 특허나 영업비밀로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디어’ 단계의 정보는 탈취당해도 법적으로 구제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2018년 개정된 부정경쟁방지법은 거래교섭 또는 거래 과정에서 제공된 타인의 기술적 또는 영업상의 아이디어를 정당한 보상 없이 부정하게 사용하는 행위를 ‘아이디어 탈취 행위’(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라는 새로운 유형의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여 보호의 길을 열었다.
_ pp.103-104, 스타트업의 아이디어 보호: 대기업과의 협상 시 유의사항
디지털 포렌식은 PC, 서버, 스마트폰, 클라우드 스토리지 등 디지털 기기에 남아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범죄의 단서를 찾는 과학적 수사 기법을 말한다. 눈에 보이는 파일뿐만 아니라, 삭제된 파일, 이메일 송수신 내역,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대화 내용, 특정 파일의 실행 기록, USB 연결 기록 등 사용자가 지웠다고 생각하는 숨겨진 흔적까지 찾아낼 수 있다. 기술유출 사건에서 범행의 고의성이나 공모 관계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는 바로 이러한 디지털 기록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_ p.123, 디지털 포렌식: 결정적 증거 확보의 첫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