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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한국어판 서문 _ 8

1부 | 설계된 판 : 문제 제기
1장 문제의 규모 _15
2장 금융 의사결정의 어려움 _51
3장 금융 시스템의 부패 _77

2부 | 개인금융 시스템의 오류 : 영역별 진단
4장 소득과 소비의 등락을 관리하기 _107
5장 교육과 주거용 목돈 마련하기 _129
6장 리스크와 함께 살아가기 _159
7장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하기 _189

3부 | 판을 재설계하자 : 해법
8장 테크놀로지의 약속과 위험 _221
9장 ‘넛지’ 말고 ‘쇼브’ _247
10장 더 나은 금융 시스템은 가능하다 _285

감사의 글 _325
주 _329
찾아보기 _375
저자 소개
저자 : 존 Y. 캠벨 (John Y. Campbell)
하버드 대학교 석좌교수로, 1994년부터 하버드 경제학과에서 강의해왔다. 채권, 주식 가치평가, 포트폴리오 선택, 가계 금융 등 금융과 거시경제학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 10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다. 전미금융학회American Finance Association 회장을 지냈으며, 전미경제연구소NBER 자산가격 프로그램의 연구위원이자 프로그램 디렉터를 역임했다. 보스턴에 기반을 둔 계량적 자산운용사 애로우스트리트 캐피털Arrowstreet Capital을 공동 창업했으며, 현재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 : 타룬 라마도라이 (Tarun Ramaorai)
런던정경대학LSE과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금융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그 전에는 10년 이상 옥스퍼드 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가계금융, 행동경제학, 부동산, 금융과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저널 오브 파이낸스Journal of Finance 최우수 논문상(Brattle Prize)과 저널 오브 파이낸셜 이코노믹스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최우수 논문상(Jensen Prize)를 포함해 다수의 수상 이력이 있다.

역자 : 김승진
[동아일보] 경제부와 국제부 기자로 일했으며, 미국 시카고 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계몽주의 2.0』 『친절한 파시즘』 『불복종에 관하여』 『앨버트 허시먼』 『그날 밤 체르노빌』 『커리어 그리고 가정』 『인종이라는 신화』 『자유주의의 잃어버린 역사』 『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 『격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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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벤 버냉키(202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 로버트 쉴러(201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 추천 ***
***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 2025년 올해의 책 ***

왜 우리는 금융에서 계속 불리한 선택을 하는가
2024년, 홍콩 항셍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주가연계증권)에서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되면서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수조 원대의 큰 피해를 입었다. 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판매된 이 상품은 지수가 어느 수준 이상을 유지할 경우 높은 수익을 제공하지만, 기초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 투자자가 원금의 상당 부분 혹은 전부를 잃을 수 있는 구조였다. 많은 투자자들은 이를 안정적인 상품으로 인식하고 가입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만기가 도래하기 시작한 2024년 초에 홍콩 항셍지수는 최고점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져 있었고, 수십만 명의 한국 투자자들이 총 40억 달러 규모의 손실에 직면했다.
2019년 DLF 사태 역시 마찬가지였다. 고위험 구조의 상품이 충분한 설명 없이 판매되면서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다. 비슷한 일은 한국 밖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영국의 금융 규제 당국은 지급보증보험 불완전 판매 사건 피해자들에게 수십억 파운드의 손실을 보장하도록 명령했다. 인도에서는 2010년대 초에 변액보험 판매 사기 사건이 있었다.
이러한 사건들은 흔히 ‘투자자의 판단 착오’나 ‘고위험 상품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설명된다. 그러나 이 책은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진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비슷한 방식으로 피해를 입는가.
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개인이 마주하는 선택 환경 자체에 있다. 금융상품은 지나치게 복잡하게 설계되어 있고, 핵심 정보는 이해하기 어렵거나 눈에 띄지 않게 제시된다. 소비자는 수많은 옵션 속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지만, 실제로는 비교가 불가능하거나 왜곡된 정보에 기반하여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 결과, 사람들은 반복적으로 비슷한 실수를 되풀이한다. 이 책은 이러한 실패가 개인의 능력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잘못 설계된 금융 환경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금융 시스템은 누구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는가
ELS와 DLF 사태는 단순한 ‘상품 실패’가 아니라, 금융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같은 금융 시장 안에 있지만, 모든 개인이 동일한 조건에서 거래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고객은 더 낮은 비용과 더 투명한 상품, 더 신뢰할 수 있는 조언에 접근할 수 있는 반면, 다수의 개인은 복잡하고 비용이 높은 상품에 노출된다. 특히 은행 창구를 통해 판매되는 상품일수록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실제로는 구조를 이해하기 어려운 고위험 상품이 포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차이는 우연이 아니라 구조에서 비롯된다. 금융회사는 고객의 자산 규모와 수익 기여도에 따라 다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익성이 높은 상품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판매된다. 그 결과, 금융은 겉으로는 공정한 시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미 유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더 나은 조건이 돌아가고, 그렇지 않은 개인은 더 불리한 선택지에 놓이게 된다. 이 책은 이러한 격차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시스템의 설계에서 비롯된 것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좋은 조언’은 왜 항상 우리에게 도달하지 않는가
이러한 금융상품 불완전판매(금융기관이 고객에게 상품의 운용 방법, 위험도, 손실 가능성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하는 것) 사태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난 것은, 많은 소비자들이 ‘전문가의 추천’을 신뢰했다는 점이다. 은행 창구와 PB 상담을 통해 제안된 상품은 단순한 판매가 아니라 ‘조언’으로 받아들여졌고, 이는 투자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조언은 고객의 이익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문제는 일부 직원의 일탈이 아니라, 금융 산업 전반에 내재된 구조에 있다.
금융기관은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얻고, 그 수익 구조는 직원의 평가와 보상에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복잡하고 수수료가 높은 상품일수록 더 큰 수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런 상품이 더 적극적으로 추천된다. 이 과정에서 ‘조언’은 점점 중립성을 잃고 판매 전략에 가까워진다. 소비자는 전문가의 말을 따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특정 방향으로 유도된 선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은 개인이 더 많은 정보를 공부하거나 더 신중해지는 것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조언을 둘러싼 인센티브 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는 한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기울어진 판을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
‘넛지’ 말고 ‘쇼브’
『설계된 판』은 금융 시스템의 문제를 단순한 규제 강화나 정보 제공 확대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지금까지의 접근은 주로 소비자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더 신중한 선택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이른바 ‘넛지nudge’ 방식이다. 그러나 ELS와 같은 사례가 보여주듯, 정보가 늘어난다고 해서 소비자가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다. 선택 환경 자체가 복잡하고 왜곡되어 있다면, 약한 유도만으로는 구조적인 문제를 바꾸기 어렵다.
이 책이 제안하는 것은 한 걸음 더 나아간 개입, 즉 ‘쇼브shove’에 가깝다. 이는 소비자가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보다 강하게 선택 구조를 재설계하는 접근이다. 예를 들어,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고비용인 상품은 애초에 기본 선택지에서 배제하거나, 표준화된 단순 상품을 기본 옵션으로 설정하는 방식이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소비자가 별도의 노력 없이도 최선에 가까운 선택을 하도록 돕는 ‘초이스 엔진’과 같은 시스템이 필요하다. 핵심은 개인이 더 똑똑해지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실수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이 금융을 이해하는 방식이 아니라, 금융이 작동하는 방식을 바꿔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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