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책의 구성
1장은 민주주의 침식을 설명하며 시작한다. 대통령과 수상이 자신들이 직면한 제약, 즉 법원과 입법부, 공공 행정가, 언론, 유권자 들이 가하는 제약을 축소할 때 침식이 발생한다. 침식은 지도자들이 소극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일련의 전략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이런 제도적 제약을 약화하는데, 학자들이 야심에 찬 독재자들의 ‘전술서’라고 설명하는 이런 전략을 이 장에서 자세히 다룬다.
1부에서는 소득 불평등에서 민주주의 침식으로 넘어가는 단계들을 다룬다. 선출된 지도자들이 자신의 민주주의 제도를 공격하는 데 이르는 두 가지 경로를 추적한다. 하나는 우파 종족민족주의 정당이 부상하는 경로이고, 다른 하나는 좌파 포퓰리스트의 경로다.
민주주의가 왜 침식되는지를 설명하는 첫 단계는 세계 곳곳의 민주주의 국가들, 즉 민주주의가 침식된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 들에서 데이터를 모아 통계적 기법으로 가능성 있는 침식 원인을 규명하는 것인데, 2장의 주제다. 이 모델로 국가의 침식 위험이 커지는 구조적 요인들을 알 수 있다. 핵심 위험 요인은 소득 불평등이다. 가장 불평등한 민주주의 국가들은 어느 해이든 침식 가능성이 약 30퍼센트지만, 가장 평등한 나라들은 그 가능성이 2∼3퍼센트에 불과하다.
3장과 4장에서는 불평등을 민주주의 침식과 연결하는 사슬의 연결고리를 제시한다. 3장은 주로 선진국인 글로벌 노스(미국, 영국, 스웨덴)에서 우파 종족민족주의의 부상을 통해, 4장은 글로벌 사우스(라틴아메리카 국가)에서 주로 좌파 포퓰리즘을 통해 그 연결고리를 추적한다.
2부에서는 퇴행을 조장하는 지도자에게 유권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라는 이 책의 핵심 질문을 자세히 살펴본다. 여기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한다. 민주주의 국가의 일반 시민들이 자국의 정부 체제를 버리려는 게 아니라면, 그렇게 하는 데 열심인 것처럼 보이는 지도자들을 왜 감수할까? 그 답은 시민들의 눈앞에서 자국 제도를 폄훼하는 지도자들과 고도로 양극화한 유권자들에 초점을 맞춘다. 민주주의 침식을 이해하려면 유권자가 퇴행을 조장하는 지도자들에게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이런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프로젝트에 유권자들을 동참시키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는지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5장에서는 양극화와 민주주의 헐뜯기 논리를 살펴보고, 6장에서는 이 논리의 증거를 탐구한다. 다수의 유권자가 경멸하는 반대 진영을 계속 권력 밖에 두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로 지도자의 반민주적 행태를 묵인한다는 것이 양극화된 대중의 의미다. 양극화는 퇴행적 지도자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그들은 유권자들이 반대 진영을 더욱 혐오하도록 부추긴다.
그렇지만 양극화 전략의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 양극화 발언은 퇴행적 지도자들의 추종자들을 선동한다. 그러나 또한 반대 정당의 지지자들도 선동하고, 중도층이나 정치 관여도가 낮은 유권자들을 소외시킨다. 반대파와 중도층 유권자들을 덜 소외시키는 대안 전략은 민주주의 헐뜯기다. 양극화와 민주주의 헐뜯기는 퇴행을 조장하는 지도자들이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7장에서는 왜 정상적인 사람들이 이기적인 지도자들의 터무니없는 주장, 이를테면 잘 관리된 선거인데도 진정한 승리를 ‘도둑맞았다’는 식의 주장을 믿게 되는지 파헤친다. 이를 탐구하기 위해 선동과 퇴행의 심리학적 차원으로 더 깊이 들어간다.
3부에서는 민주주의 퇴행에 어떻게 제동을 걸 수 있는지, 그리고 퇴행을 조장하는 지도자들이 퇴출된 뒤에도 민주주의가 훼손된 채로 있는 나라들을 어떻게 회복시킬지 성찰한다.
소득 격차, 반대편과 엘리트 기관들에 대한 양극화된 공격, 그리고 퇴행적 지도자들과 유권자들 사이의 강력하고 현실을 왜곡하는 심리적 유대가 민주주의 침식의 배후에 있다면, 어떻게 이에 대응할 수 있을까? 8장에서는 독재자가 되려는 자의 통치 전략에서 약점과 모순점을 밝혀낸다. 그러는 가운데 양극화에서 벗어나고 민주주의 헐뜯기 효과에 대응해 민주주의에 대한 낙관론을 복구하는 방법을 다룬 사회과학의 증거를 이용한다. 이 프로젝트는 민주주의를 더 잘 작동하게 만들려는 싸움을 의미하는데, 특히 자신들이 부유층과 엘리트층에게 소외되었다고 여길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싸움이다. 여기서 되돌아봐야 할 교훈 하나는, 소득 불평등이 분명한 정치적 위험을 수반한다는 점이다. 불평등 축소와 민주주의 강화는 별개 과제가 아니라 함께 이루어야 할 일이다.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정치인은 언제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뒤늦게 눈치챌 수도 있다. 늘 정치에 관심을 갖고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방법이 없지 않다. 그들이 활약할 공간을 차단하는 것, 즉 그런 정치인들이 지지받지 못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려면 구조적 차원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고 행위자 차원에서 여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두 차원 모두 쉽지 않다. 그러나 저자가 경고한 이런 ‘흥미로운’ 세상에 우리와 우리 자식들이 살지 않기를 바란다면,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한시도 멈춰서는 안 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마무리한다.
“군사 쿠데타가 민주주의를 죽일 때는 모든 저항 공간이 즉시 닫힌다. 권력을 확장하려는 대통령과 수상이 민주주의를 약화시킬 때는 저항과 치유의 공간이 적어도 한동안은 남아 있다. 이 공간을 용감하게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일은 민주주의를 소중히 여기고 독재를 두려워하는 우리 모두에게 달려 있다.”
추천사
이 뛰어난 책은 논지가 분명하고 시의적절하며 이해하기 쉬운 학술서의 전형이다. 다양한 방법과 증거를 바탕으로 민주주의 퇴행의 경제적·제도적 뿌리, 독재자가 될 수 있는 지도자들이 지지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방책, 지지자들이 반응하는 심리학적 근거 들을 가르쳐준다.
- 낸시 버메오(Nancy Bermeo, 옥스퍼드 대학교)
정치학에서 가장 시급하고 주목해야 하는 주제에 대한 가장 중요한 책!
- 제임스 로빈슨(James A. Robinson,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공저자)
이미 포화 상태인 분야에서 새로운 지평을 여는 매혹적인 책으로, 신권위주의의 공급과 수요 측면을 모두 아우른다. 특히 불평등이 어떻게 민주주의 침식에 기여하고 그에 따라 퇴행을 조장하는 지도자들은 어떻게 양극화를 심화시키면서 제도 불신의 씨를 뿌리는지 증명한다.
- 대니 로드릭(Dani Rodrik, 하버드 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