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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옮긴이의 말
서문 좋은 태생

1부 부적자들이 살아남다(기원전 500년경부터 1898년까지)

1장 운명을 이끌다
2장 퇴화자들
3장 타고난 범죄자
4장 프랜시스 골턴 경에서 코네티컷까지

2부 우생학, 과학이 되다(1899~1927년)

5장 인디애나 계획
6장 미국의 우생학 트라이앵글
7장 우리 중 최악을 연구하다
8장 우생학의 법적 뼈대

3부 인종을 청소하다(1919~1945년)

9장 ‘유색인의 물결’이 ‘위대한 인종’을 삼키다
10장 국제 우생학 네트워크
11장 미국을 다시 하얗게
12장 나치와의 연관성
13장 600만 명을 살해하다

4부 인구를 통제하다(1945~1980년)

14장 푸에르토리코: 식민지의 과잉 인구
15장 인구통제 산업복합체
16장 인구 폭탄이라는 폭탄
17장 비상사태

5부 우생학은 죽었다, 하지만 영원하리라!(1980년부터 현재까지)

18장 크고 작은 저항 286
19장 인구통제에서 빈곤통제로 297
20장 다시 시작된 범죄자의 불임화 317
21장 신新우생학?
저자 소개
저자 : 에릭 L. 피터슨 (Erik L. Peterson)
앨라배마대학교 부총장보이자 과학사 및 의학사 부교수다. 미국 국내외에서 인종과 과학의 역사적 관계를 주제로 글을 발표하고 학생들을 가르친다. 질병·허위 정보·빈곤·폭력을 네 가지 팬데믹으로 규정하고 코로나 위기의 사회·정치·역사적 차원을 분석한 『더 깊은 병폐: 팬데믹의 해 미국의 기록A Deeper Sickness: Journal of America in the Pandemic Year』(2022)을 공저하고 1만 2천여 개의 관련 자료를 직접 큐레이션해 디지털 아카이브 〈팬데믹 해의 미국 기록관Museum of America in the Pandemic Year〉을 구축했다. 앨라배마대학 동료 교수들과 공동 진행하며 인종 개념과 관련된 역사와 과학을 다룬 팟캐스트 〈스피킹오브레이스Speaking of Race〉는 여러 인류학 및 역사학 강의에 활용되고 있다.

역자 : 김하현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한 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도둑맞은 집중력』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비바레리뇽 고원』 『한 번 더 피아노 앞으로』 『지구를 구할 여자들』 『한낮의 어둠』 『식사에 대한 생각』 『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미루기의 천재들』 『분노와 애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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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태어나는 문제’를 둘러싼 욕망과 두려움의 역사

우생학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것은 더 합리적인 얼굴로 우리 곁에 돌아오고 있다

“직설적이고, 생동감 넘치며, 우생학의 역사를 폭넓게 아우르는 흥미로운 책이다. 우생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 더없이 훌륭한 입문서!”
- 수바드라 다스, 『세계를 움직인 열 가지 프레임』 저자

“과학적 아이디어, 의학 기술, 경제적 동기, 정치적 이념이 어떤 식으로 손을 잡고 파괴적인 결과를 낳았는지, 그리고 그 유산이 어떻게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 그레고리 래딕, 『유전 논쟁』 저자

· ‘우생학적 사고’에서 ‘우생학 운동’까지
우생학의 역사를 폭넓게 조망하는 입문서!

우생학의 역사는 흔히 ‘우생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랜시스 골턴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여겨지지만, 이 책은 그보다 훨씬 이전까지 시선을 확장한다. 약 2,500여년 전 그리스 시인 테오그니스의 “고귀한 것이 천한 것과 섞여서 도시인의 혈통이 약해지고 있다”는 개탄과, 한 세기 뒤 플라톤이 『국가』에서 제시한 선별적 번식에 관한 논의는 오늘날 우생학을 떠올리게 하는 발상의 단초를 보여준다. 저자 에릭 L. 피터슨은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우생학의 범위를 제도나 정책에 한정하지 않고, 보다 넓은 ‘우생학적 사고’로 확장해 살핀다.

“아픈 것보다는 건강한 것이 낫고, 약한 것보다는 활기찬 것이 나으며, 인생에서의 자기 역할에 안 맞는 것보다 잘 맞는 것이 더 낫다는 데 모든 생명체가 동의할 것이다. 짧게 말하면, 어떤 종이든 간에 나쁜 개체보다는 좋은 개체가 되는 것이 더 낫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 프랜시스 골턴, 「우생학: 그 정의와 범위, 목표」
- 본문에서

1904년 골턴이 제시한 우생학의 정의는 언뜻 보기에 누구나 동의할 법한 합리적이고 무해한 열망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발상은 ‘나쁜 개체’에 대한 두려움을 전제한다. 20세기 초, “자격 없는 사람, 구제 불가능한 사람, 소수 인종, 외국인, 유전자가 나쁜 사람, 술에 찌든 사람, 정신적 결함이 있는 사람, 범죄자가 자원을 빨아먹고 퇴화한 자손을 잔뜩 남길 것이라는 두려움”이 확산되면서, 우생학은 과학·정책·도덕이 결합된 사회운동으로 발전한다. 저자는 엘리트 집단이 만들어낸 공포와 편견이 어떻게 “도덕 이야기로 포장된 새로운 문화적 서사가 되”어가는지 면밀히 탐색한다.

1870년대 오네이다 공동체의 “통제된 인간 번식” 실험, 19세기 말 범죄인류학의 논의, 20세기 초 전 세계로 확산된 우생학 네트워크와 그 상호 연결 구조, 그리고 다양한 법적·정책적 사례들은 우생학이 어떻게 제도화되고 확산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익히 알려진 인물과 사건뿐 아니라 비교적 덜 조명된 사례들까지 폭넓게 다루며, 우생학의 기원과 전개, 그리고 현재적 의미를 한 권에 담아냈다.

· “아우슈비츠로 향하는 길은
뉴욕의 우생학기록사무소를 거쳐갔다”

나치 독일의 장애인 학살 정책인 T4 작전이 본격화되기 전, 독일의 ‘안락사 운동’은 한 통의 편지를 계기로 급속히 구체화되었다. 1939년 봄, 라이프치히 외곽의 농장에서 일하는 한 부부가 장애가 있는 어린 아들의 안락사를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고, 히틀러는 이를 승인했다. 이 사건은 독일이 정신적·신체적 장애가 있는 이들에게 “자비로운 죽음”을 안기는 대규모 계획을 착수할 명분이 되어주었고, 국가 차원의 조직적 살해 정책을 정당화하는 하나의 계기로 작용했다. 히틀러의 측근이자 의사였던 카를 브란트는 의료진과 관료 조직을 통해 ‘살 가치가 없는 생명’으로 규정된 이들에 대한 체계적 살해를 실행해나갔고, 이러한 정책은 이후 유대인을 비롯한 집단을 대상으로 한 대량학살로 확대되었다. 우생학은 인종주의, 전체주의, 전쟁이라는 조건과 결합하면서 훨씬 더 파괴적인 형태로 전개되었다.

우생학을 떠올릴 때 많은 이들이 나치를 먼저 연상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나치의 우생학을 너무 많이 안다는 것. 바로 이것이 하나의 문제”라면서 이러한 인식 자체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나치의 우생학은 독자적으로 발전한 것이 아니라, 영국과 미국에서 형성된 학문적·제도적 흐름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특히 ‘우생학 트라이앵글’의 한 축을 이루었던 우생학기록사무소는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우생학 담론을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전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사상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럽 사회에도 스며들었고, 독일의 평범한 가정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장애가 있는 아기와 그 혈통이 더 운 좋은 이들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가난한 부모가 아기를 죽여달라고 간청”하는 상황은 그러한 분위기가 개인의 선택으로까지 내면화된 사례를 보여준다. 아기 게르하르트 사건은 미국과 유럽에서 축적된 우생학적 사고가 어떤 방식으로 일상에서 구현될 수 있었는지를 드러내는, 섬뜩한 사례로 읽힌다.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로 향하는 길은 뉴욕 콜드스프링하버의 우생학기록사무소를 거쳐갔다.”라는 말은 이러한 역사적 연관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 “누가 태어날 자격을 갖는가”
선택의 언어로 되돌아온 21세기 신우생학

“누가 태어날 자격을 갖는가.” 이 책이 궁극적으로 던지는 질문은 여기에 있다. 오늘날 우생학은 더 이상 국가의 강압적 정책에만 머물지 않는다. 생명공학 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그것은 점차 개인의 선택과 책임의 문제로 재구성되고 있다. 이른바 ‘벨벳 우생학’이라 불리는 이러한 흐름은 강제 대신 선택의 형태를 취하지만, 어떤 생명이 바람직한가를 가려내려는 점에서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더 정교해진 의학과 과학은 더 나은 삶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무엇을 ‘문제’로 규정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장애나 질병에서 출발한 기준은 점차 사회적 조건과 잠재력의 영역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태어나는 문제’는 단순한 출생 조건을 넘어선다. 어떤 삶이 태어나도 되는가, 그리고 어떤 삶은 그렇지 않은가라는 판단이 개입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우생학은 특정 유전자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는 사회의 기준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에 우생학은 완전히 사라지기보다, 시대에 맞는 형태로 변주되며 반복될 수밖에 없다. 더 정교한 선택이 가능해질수록, 더 정교한 배제 역시 가능해진다. 그리고 그 선택은 점점 더 합리적이고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생명공학 기술로 유전체를 조작해 후손의 잠재력까지 수정하는 논쟁적 미래”를 눈앞에 둔 지금, 에릭 L. 피터슨은 선택의 언어로 되돌아온 새로운 우생학을 우려하며 이 책 『태어나는 문제』를 썼다.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그리고 그 선택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것만이 이야기의 전부는 아니다. 벨벳 우생학은 흥미진진하긴 하지만 미래의 과학 문제에 안달복달하느라 정작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를 외면한다. 널리 보도된 대로 대중이 유전과학을 깊이 우려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마도 벨벳 우생학은 눈속임일 가능성이 크다. 가벼운 SF 호러물인 것이다. 훨씬 가깝고 평범한 곳에서 무언가가 벌어지고 있다.”
-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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