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예술은 기후의 가장 정교한 데이터”
명작 속에 숨겨진 고대 기후의 비밀을 풀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고대 기후의 데이터는 찾기 어렵지만, 명작 속에 생생한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저자는 예술 속에 숨겨진 정교한 데이터를 찾아내 인문학적으로 새롭게 풀어냈다.
중국 하남성을 상징하는 글자 ‘豫(예)’에는 왜 코끼리를 뜻하는 ‘象(상)’이 들어 있을까? 저자는 고대 유적과 갑골문을 통해 당시 하남성은 코끼리가 살기에 적합한 아열대 기후였음을 증명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공자가 기록한 《춘추》라는 제목은 사실 ‘여름’과 ‘겨울’은 없고 ‘봄’과 ‘가을’만 있던 시절의 기후적 산물이었다는 분석은 무척이나 신선하다.
또한 따뜻해진 기후가 건축사적으로 얼마나 대단한 유산을 후대에 남겼는지 〈노트르담 드 파리〉를 통해 알 수 있다. 거대한 건축물을 짓기 위해서는 뼈대 역할을 해줄 많은 목재가 필요한데 이는 중세 온난기가 울창한 숲을 제공했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저자는 예술 작품을 감상의 대상이 아닌, 당대의 기후를 증언하는 ‘가장 정교한 데이터’로 활용하여 기후의 비밀을 풀고 역사의 빈틈을 메워 나간다.
위기는 이동을 부르고, 결핍은 기술을 낳는다!
기후의 압박이 만들어낸 인류의 위대한 도약
이 책은 기후가 인류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세 가지 관점에서 조명한다. 먼저 기후가 문화와 일상을 어떻게 빚어냈는지 살펴본다. 《수호지》에 등장하는 무수히 많은 음식 이야기는 본격적인 온난기로 접어든 송나라 시대의 기후 덕분이다. 풍요로운 농작물로 재료가 다양해진 송나라의 수도 개봉에는 이미 1000년 전에 70여 곳의 전문 식당이 있었으며 이 중 24시간 영업 식당도 운영했을 정도였다.
두 번째 관점은 한랭화와 가뭄에 내몰려 목숨을 담보로 대이동을 감행하는 인류의 역사를 다룬다. 구약성서 《창세기》의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안정적인 수자원을 찾아 최초의 기후 난민을 자처한다. 마지막은 기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류가 어떤 기술적 혁명을 이뤄냈는지를 보여준다. 역사는 기후의 역경 속에서 멈춰 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위기를 돌파하는 과정에서 문명의 비약을 이뤄냈음을 역설한다.
끊임없이 발생했던 기후 위기
과거의 기록에서 찾는 미래의 생존 전략
과거의 기록은 곧 미래의 예언이기도 하다. 저자는 영화 〈설국열차〉를 통해 인위적인 기후 조작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동시에, 온난화로 인해 새롭게 주목받는 그린란드의 가치와 ‘기후 방탄(Climate-proof) 도시’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일리아드》에서는 주석을 확보하기 위해 지중해에서 일어난 전쟁을 희토류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오늘날의 모습과 비교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암시한다. 기후 변화는 인류에게 늘 재앙이었지만, 인류는 기록하고 적응하며 살아남았다. 이 책은 기후 위기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선 현대인들에게, 과거의 예술이 남긴 지혜를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친절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