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AI 시대에 다시 생각해 보는
좋은 사진의 모든 것
유명 언론사의 사진기자이자 퓰리처상을 비롯하여 수차례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상을 받은 저자가 쓴 『AI 시대의 사진』은 좋은 사진을 찍는 방법을 알려 주는 책이다. 하지만 기술적인 사진 잘 찍는 법은 다루지 않는다. 대신 AI 생성 이미지가 사진을 대체할 수 있다는 예언과 위기의식이 혼재하는 오늘날에 더욱 유의미한, 인간만이 찍을 수 있는 좋은 사진에 관해 말한다. 존 버거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가 색다른 질문과 탐색으로 이미지를 바라보는 관점과 방식을 바꾸었듯 『AI 시대의 사진』은 우리의 사진관을 새로이 정립시켜 준다.
저자는 인공지능 등장 훨씬 이전부터 기술적 포맷의 전환, 스마트폰의 보급 등으로 사진을 찍는 방식, 보는 방식, 그리고 사진으로 교류하는 방식 등이 크게 바뀌었음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20세기의 관점으로 사진을 보고 있고, 지금이 이를 바로잡을 때라고 이야기한다. 그가 꼽는 좋은 사진은 사진 어워드에서 수상한 사진, SNS에서 좋아요가 많은 사진이 아니라 사진을 찍는 나를 만족시키는 사진이다. 작가는 사진가를 만족시키는 사진 찍는 법과 그런 사진들이 지니는 공통점, 또 인공지능 시대에도 오직 인간 사진가만이 지닐 수 있는 무기를 알려 준다. 소위 인생 사진이 아니어도 내 모습, 내가 본 세상, 내가 느낀 무엇을 사진으로 남기고픈 모두가 읽어 봄 직하다.
사진의 의미와 즐거움이 있는 한
사라지지 않을 사진, 사진가, 사진 찍기
오랫동안 인간의 영역이라 여겼던 각종 분야에 인공지능이 전방위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위로, 공감, 조언 등 감정적인 영역도 포함한다. 물론 편리한 점도 있으나 마음 한구석에는 일자리, 소통, 존엄 등 인간의 가치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공포가 존재한다. 그 최전선에 있는 직업군 중 하나가 사진가다. 현직 사진기자인 저자는 사람들이 위험을 피해 달아날 때 사고 현장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보도사진가, 현실과 다른 환상적인 풍경을 찍는 여행 사진가, 대상을 실제보다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상업 사진가, 순간 포착의 미학을 추구하는 스포츠 사진가 등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
이 책에 수록된 여러 사진가가 찍은 사진에는 실재하는 대상, 감정, 시간, 그리고 이 모두를 조합한 사진가의 시선이 있다. 결정적 순간이라 불러도 좋다. 사진은 정지된 순간을 포착할 수밖에 없으나, 그 촉수는 프레임 바깥까지 뻗어 나가 사진을 보는 사람에게로 이어진다. 소설가 김애란은 인간에게는 있고 AI에게는 없는 것으로 ‘망설임’을 꼽았다. 말을 삼키고 주저하는 동안의 침묵은 인간만이 행할 수 있다. 이 순간을 남겨야겠다는 일념으로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는 바람에 피사체를 중앙에 위치시키지 못한 사진, 복받친 감정 탓에 초점이 흐릿해진 사진을 그 한 컷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우리가 사진 너머의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감정을 느끼고 이 행위에 즐거움을 느끼는 한 사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