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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나비한테 말해야겠네
까치 말 사람의 말
거미의 계획
맹꽁맹꽁아
식당 아주머니와 달팽이
오늘 처음 안 것
반지하집
나비한테 말해야겠네
쪽지 편지
풀밭에는 대문이 없다
무지개 마음
다행이다
이렇게 좋은 공짜
하천물
뱀
땅에 놀러온 참새들
잘 마트
꼴찌 눈의 꿈
태극기
호박꽃
빗방울

제2부┃빨강 깜장 이야기
누가
바람의 계획표
빨강 깜장 이야기
벽은 왜 모기 손을 잡아주는 것일까?
재활용 상자에 넣어둔 동시 한 개
소와 나비
덜커덩 덜컹
아저씨 그림자
어떤 빗줄기
참새와 나뭇가지
버스 종점
창문 밖에 야옹이
강아지 신발
날마다 낚싯줄에 걸리는 할머니
발을 디딜 때
믿음
알밤 속 벌레
방귀
모기가 밥 먹는 시간
땅바닥에 선 나비

제3부┃급식실 앞 민들레
할머니네 식구들
가족
그저께 전학 간 친구
고물 선풍기
비만 오면
파리
그래서 부자
추운 날
낙엽 밥
음치
고양이 눈 발자국
휴지가 한 일
말 붙이기
운동장에 공이
도토리나무
급식실 앞 민들레
위로_
목련꽃
봄비
밥 먹은 후
매미 소리
엉겅퀴 꽃 가족
단감나무

제4부┃후룩후룩 라면
까치밥
옥수수밭
복도
공의 휴식 시간
이름 혼자
첫눈님
눈 내린 운동장에 누가 먼저 다녀갔을까?
학교도 밥을 먹어요
까치 소리
눈을 모아놓은 이유
자기들끼리 뭉친 눈
엄마 보고 싶어
축구
학교종
후룩후룩 라면
발자국 전시회
나비가 흘리고 간 그림자
창문 밖 풀꽃
풀잎
계란판
안 보이는 곳

작가 후기_ 잘 놀아준 선생님은 동시도 재밌게 쓴다
저자 소개
저자 : 김금숙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15년 광명시전국신인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으로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수상으로는, 경북일보문학대전 소설 입상, 공무원문예대전 소설 동상, 공직문학상 동시 은상, 경기노동문화예술제 시 금상, 시흥시문학상 시 우수,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동시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광명문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서면초등학교 초등보육전담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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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예컨대 「학교도 밥을 먹어요」에서 학교는 아이들의 소리를 ‘받아먹고 저장하는 존재’로 재구성되며, 「휴지가 한 일」에서는 가장 하위의 사물이 생명을 구하는 주체로 전환된다. 이러한 장치는 인간 중심적 세계관을 해체하고, 2차원적 공간에서 존재를 축소·표현하는 ‘존재의 평면화’를 시도한다.
그리고 이 동시집 또 하나의 특징은 ‘관계 중심적 세계 인식’이다. 〈학교도 밥을 먹어요〉에 수록된 동시들의 세계는 고립된 개체들의 집합이 아니라 끊임없이 서로 소통하는 관계망으로 구성된다. 「나비한테 말해야겠네」에서 화자는 나비에게 ‘같이 건너자’고 제안함으로써 인간과 자연 사이의 경계를 허문다. 이는 단순한 공감의 차원을 넘어 타자와의 공존을 전제하는 윤리적 상상력의 발현이다. 「쪽지 편지」 역시 자연의 순환을 ‘편지 전달’이라는 관계적 행위로 번역함으로써 세계를 소통의 구조로 재편한다.
또한 「이렇게 좋은 공짜」에서 반복되는 ‘공짜’라는 어휘는 주목할 만한 의미론적 장치이다. 이 표현은 자연을 소비의 대상이나 소유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가 조건 없이 주어지는 선물, 즉 거래가 아닌 말 그대로 ‘공짜’임을 환기한다. “그걸 몰랐네”라는 반복된 시 구절은 인식의 지연과 각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읽는 이에게 자기 감각을 재점검하게 만드는 반성적 장치로도 기능한다. 이때 김금순의 동시는 단순한 묘사를 넘어 감각의 재교육과 따듯함이 동시 행간 속에 배려하는 실천적 동심을 확보한다.
김금숙의 동시는 덧없음과 순간성에 대한 인식을 내면화하면서도, 이를 비극적 정조로 이끌지 않는다. 「꼴찌 눈의 꿈」에서 눈은 곧 녹아 사라질 운명을 알면서도 봄꽃과 나비를 보기 위해 줄을 선다. 이는 존재의 유한성을 전제하면서도 그 안에서 의미를 생성하려는 존재론적 의지를 드러낸다. 이러한 태도는 슬프고 서러워하기보다는 오히려 세계에 대한 긍정으로 귀결되며, 결과적으로 동시 전체의 정조를 밝고 투명하게 유지한다.

더 나아가 「계란판」과 같은 작품에서는 동심의 시선이 단순한 서정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 인식의 층위로 확장된다. 버려진 계란판을 “삼십 개의 방을 가진 집”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현대사회의 주거 문제와 빈곤의 구조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여기서 동심은 현실을 회피하는 장치가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비판적 시각의 매개로 작동한다. 이는 순수성과 비판성이 공존하는 독특한 미학적 지점을 형성한다.
김금숙의 〈학교도 밥을 먹어요〉에 실린 동시들이 궁극적으로 도달하는 지점은 명확하다. 그것은 동심의 재정의다. 동심은 단순한 순수성이나 천진성이 아니라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고 관계 맺는 인지적·윤리적 태도로 제시된다. ‘작은 것’ 혹은 ‘하찮은 것’에 대한 지속적인 시선을 통해 가치의 위계를 뒤집는다. 사소한 존재들이 중심으로 호출되는 동시 세계는 거대 담론이나 장엄한 서사를 배제하는 대신 미시적 경험의 밀도를 통해 동심의 세계를 재구성한다.
그것은 어린이들이 바라보는 세계를 새롭게 이해하는 방식의 제안, 다시 말해 관계적 존재론과 감응의 윤리에 대한 동시의 실천이다. 모든 존재는 서로에게 말을 건네고, 그 관계 속에서 의미를 획득한다. 이러한 인식은 읽는 이로 하여금 세계를 소비하거나 지배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공동의 세상으로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따라서 김금숙의 동시들은 단순히 동심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동심이라는 형식을 빌려, 우리가 잊고 있던 감각과 관계의 방식을 복원한다. 즉 사소한 것들을 통해 세계의 본질-관계, 배려, 그리고 존재의 기쁨-을 다시 배우게 한다

결론적으로, 동시집 〈학교도 밥을 먹어요〉는 짧은 형식 속에 윤리적 상상력, 생태적 감수성, 그리고 미학적 절제를 효과적으로 결합하고 있다. 특히 각각의 작품들은 각각의 방식으로 세계를 재인식하게 만들며, 전체적으로는 동심과 비평적 인식이 교차하는 지점을 형성한다.
여기에서 동심은 단순히 순수하고 맑은 상태가 아니라 세계를 새롭게 이해하려는 인지적 태도이자 윤리적 실천으로 기능한다. 즉 동심은 미성숙의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세계를 보다 깊이 있게 인식할 수 있는 하나의 비판적 시각으로 제시된다.
김금숙은 이 동시집을 통해 감정을 과잉 표출하지 않고, 오히려 간결한 진술 속에 감정을 내장시키는 방식을 취한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감정을 직접 경험하도록 유도하는 간접적 정서 전달 방식으로, 동시의 표현 전략을 한 단계 확장하는 성과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동시집은 동시 장르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동시에, 우리로 하여금 세계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사유의 장치로서의 문학을 구현하고 있다. 이는 동시가 지닌 본질적 힘이 단순한 정서 전달에 있지 않고, 세계 인식의 전환을 이끄는 데 있음을 보여주는 동심의 재정의라는 측면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결과적으로 이 동시집은 동시가 지닐 가능성을 확장한다. 그것은 단순한 아동문학의 범주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사회의 문제의식을 담아내는 시적 장르로서의 위상을 획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짧은 형식 속에 압축된 의미, 절제된 언어 속에 내재된 감정, 그리고 타자를 향한 윤리적 시선은 이 시집을 단순한 읽을거리에서 벗어나 사유를 촉발하는 텍스트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이러한 점에서 김금숙의 동시집 〈학교도 밥을 먹어요〉는 동시가 나아가야 할 하나의 방향을 제시한다. 그것은 곧 동심과 비평적 인식의 결합, 그리고 감수성과 사유의 균형이다. 이 동시집이 보여주는 성취는 바로 그 접점에서 발생하며, 동시라는 장르가 지닌 미학적·윤리적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 있다.

동시 행간에 살아있는 기발한 생각과 재미, 감동 그리고 따뜻한 시선!
김금숙의 〈학교도 밥을 먹어요〉는 동시의 본질에 충실한 동시집이다. 행간 속에 동심이 잘 담겨 있고, 자연이나 사물에 대한 관습적인 시각에서 벗어난 상상력이 아이들 마음속으로 파고든다. 특히 동심의 눈으로 시적 대상을 촘촘하게 관찰, 신선한 이미지와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는 시인의 시안詩眼은,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표출시켜 동시를 읽는 재미를 더한다.
김금숙 동시의 키워드는 ‘배려하는 마음’이다. “창문 틈으로 들어온 햇빛을 깔고 앉아 보니 따뜻하다”, “누워 있는 할머니한테 드리겠다고 햇빛을 잡아당기는 집고양이”, “급식실 앞 민들레 안 밟으려고 비켜서 줄 서는 어린이들”, “전교생이 눈사람을 만들어도 모자라지 않게 운동장 꽉꽉 채워 놓으며 새벽까지 내린 눈……” 등등 시적 대상의 입장과 상황을 고려한 배려의 마음이 시편 전편에서 발견된다.
김금숙의 동시 속에는 착한 주인공들이 많이 등장해 진정성이 느껴지고, 독자의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어 준다. 또한 시 행간 속에 살아있는 기발한 생각과 재미가 더해지는 가슴 뭉클한 감동은, 세상과 자연을 순수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이 독자에게까지 전달된다.
―신현배(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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