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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글 : 에밀리 랜드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림책 작가입니다. 주변에서 영감을 받아 일상의 작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그림책을 만듭니다. 학교와 갤러리 등에서 어린이, 어른들과 함께 예술 관련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역자 : 안지원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영국에서 공부했습니다. 한겨레 그림책 번역 작가 및 어린이·청소년 번역 작가 과정을 마쳤습니다. 번역을 통해 다른 나라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우리들의 오소리』, 『우리들의 강꼬치고기』, 『우리들의 떼까마귀』, 『도서관에 핀 이야기꽃』, 『탄생』, 『밤의 소리를 들어 봐』, 『눈부신 바다』, 『잘 가요, 안녕』, 『코코의 이상한 하루』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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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한밤중에 들려오는 소리로 만나는 우리 이웃의 헌신적인 모습

딸깍! 아빠가 아이 방의 불을 꺼 주며 “잘 자렴” 하고 인사를 합니다. 아이는 따듯한 침대에 누워 몸을 웅크리고 눈을 감습니다. 길었던 하루가 끝나고 이제 잠잘 시간이지요. 하지만 어둡고 고요한 밤, 눈을 감으면 오히려 주변의 작은 소리들이 더 또렷하게 들려옵니다. 아래층 부엌에서는 달그락 덜그럭, 저녁을 먹고 난 뒤 접시와 그릇을 설거지하는 소리가 납니다. 밖에서는 쿵, 자동차 문이 닫히는 소리와 짤랑짤랑 열쇠 소리, 끼익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누군가는 이제야 집에 돌아오고, 누군가는 아직 하루를 마치지 못했습니다. 부르르릉! 오토바이 소리가 밤거리를 가르며 지나갑니다. 늦은 시간에도 음식을 배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웅성웅성, 거리에는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즐거운 목소리가 남아 있습니다.

밤은 모두가 잠든 시간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일을 시작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늦은 밤 전철은 덜컹덜컹 달리고,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는 청소원이 혼자 걸레질을 하며 콧노래를 부릅니다. 삐요삐요, 사이렌을 울리며 경찰차가 빠르게 지나가고, 병원에서는 간호사가 밤새도록 환자들을 보살핍니다. 땅속 깊은 곳에서는 잘 들리지는 않지만, 철길을 고치는 철도 기사가 일하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잘 들리지 않는 곳에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아이들에게 “밤에도 일하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가 편안히 잠들 수 있는 이유, 아침에 다시 안전하고 평화로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이유를 생각하게 합니다.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우리 곁에는 자신의 자리에서 필요한 일을 해내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그 이웃들의 수고를 조용하고 따듯한 시선으로 비추며 아이들에게 이웃과 사회를 바라보는 마음을 넓혀 줍니다.

소리로 보는 세상, 마음껏 상상력을 펼쳐요!

낮에 우리는 보통 눈으로 보이는 것에 집중합니다. 건물, 거리, 사람, 자동차, 가게의 불빛처럼 시각적인 풍경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요. 하지만 밤이 되면 사물의 윤곽은 희미해지고, 풍경은 어둠 속으로 물러나는 듯합니다. 그때 더 또렷해지는 것은 바로 소리입니다. 이 책은 “소리”를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합니다. 딸깍, 달그락 덜그럭, 쿵, 짤랑짤랑, 끼익, 부르르릉, 웅성웅성, 덜컹덜컹, 드르렁드르렁, 부스럭부스럭, 킁킁킁킁, 추르르르, 쏴아……. 반복해서 등장하는 의성어는 아이들이 장면을 머릿속으로 떠올리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무슨 소리일까?’, ‘누가 내는 소리일까?’, ‘지금 어디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하고 상상하는 동안, 아이는 책 속 밤거리를 함께 여행하게 됩니다.

이 작품의 매력은 소리를 단순한 효과음으로 사용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소리는 이야기의 출발점이자 장면을 여는 문입니다. 소리를 듣고, 그 소리 뒤에 있는 사람과 상황을 떠올리며, 아이들은 감각적 상상력과 관찰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또한 독자는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잘 보이지 않는 곳에도 누군가의 삶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가정이나 교실에서 읽을 때는 책 속 의성어를 아이와 함께 소리 내어 읽어 보면 좋습니다. 어떤 소리가 가장 재미있는지, 그 소리를 들으면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지, 우리 집에서는 밤에 어떤 소리가 나는지 이야기해 볼 수 있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불을 끄고 잠시 귀를 기울여 보는 활동도 이 책과 잘 어울립니다. 실제 생활 속 소리를 발견하는 경험은 아이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을 일상으로 확장해 줍니다.

가까운 곳에서 만나는 다양한 직업의 세계

〈밤의 소리를 들어 봐〉에는 경찰, 간호사, 철도 기사, 우편물 집배원, 청소원, 배달원처럼 우리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직업이 등장합니다. 이 직업들은 모두 특별한 영웅처럼 과장되어 묘사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상의 풍경 속에서 조용히 자기 역할을 해내는 사람들로 그려집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직업을 거창한 설명이 아니라 생활 속 장면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어떤 일은 낮에 더 잘 보이고, 어떤 일은 밤에 더 분명히 드러납니다. 사무실이 비어 있을 때 청소를 하는 사람, 사람들이 잠든 시간에도 환자를 돌보는 사람, 안전을 위해 밤거리를 지키는 사람, 철길을 고쳐 아침의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 새벽에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 우편물을 전하는 사람. 이들은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원활하게 움직이도록 돕는 사람들입니다.

아이들에게 직업을 소개할 때 중요한 것은 직업의 이름만 알려 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 일이 왜 필요한지, 누구를 돕는지, 우리 생활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함께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을 자연스럽게 열어 줍니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나는 잠들어 있었지만, 누군가는 나와 우리 이웃을 위해 일하고 있었구나” 하고 느끼게 됩니다. 또한 이 작품은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역할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 줍니다. 한 사람의 하루가 끝날 때 다른 사람의 하루가 시작되고, 누군가의 수고가 또 다른 사람의 평온한 아침으로 이어집니다. 직업의 의미와 책임, 배려와 공동체에 대해 처음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입니다.

책의 구성과 그림의 특징

이야기는 아이의 방에서 시작됩니다. 딸깍, 불이 꺼지고 아빠가 잘 자라고 인사하는 순간부터 독자는 아이와 함께 밤의 소리를 듣기 시작합니다. 그림의 시선은 창밖으로 나아가 옆집과 골목, 거리와 전철, 사무실과 병원, 철길과 새벽의 집 앞을 차례로 비춥니다. 그리고 아침이 밝으면 다시 아이의 방으로 돌아옵니다. 이러한 구성은 마치 한밤중 도시를 한 바퀴 둘러본 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밤 산책처럼 느껴집니다.

그림은 전체적으로 푸른빛이 감도는 차분한 색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건물과 골목, 하늘과 창문은 어두운 밤의 분위기 속에 잠겨 있지만, 창문마다 켜진 작은 불빛은 그 안에 사람이 살고 있음을 알려 줍니다. 짙은 어둠과 따뜻한 불빛의 대비는 이 책의 정서를 더욱 선명하게 만듭니다. 밤은 어둡지만 외롭지 않고, 조용하지만 비어 있지 않습니다.

책의 중반 이후에는 시간이 새벽과 아침으로 흘러갑니다. 달은 서서히 내려오고 해가 떠오르며, 푸른 어둠은 조금씩 밝아집니다. 비행기 소리, 새소리, 알람 소리, 쓰레기차 소리, 집배원의 휘파람 소리, 수도관과 샤워 소리까지 이어지며 도시는 다시 하루를 시작합니다. 마지막에 아이가 커튼을 활짝 열고 “안녕, 좋은 아침이야!”라고 말하는 장면은 밤새 이어진 이웃의 수고와 아침의 평화를 아름답게 연결합니다.

에밀리 랜드의 그림은 복잡한 도시 풍경을 세밀하면서도 따뜻하게 담아냅니다. 창문 속 작은 인물들, 골목의 자동차와 동물들, 높은 건물과 철길, 병원과 사무실 등은 아이들이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게 합니다. 글을 읽지 않아도, 그림만으로 밤의 시간과 공간을 따라갈 수 있고, 글과 함께 읽으면 소리와 장면이 더욱 풍성하게 살아납니다.

잠자리에서 읽기 좋고, 생각은 잠자리 너머로 확장되는 책

〈밤의 소리를 들어 봐〉는 잠자리 그림책으로 읽기에 잘 어울립니다. 불이 꺼지고, 아이가 침대에 누워, 어둠 속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장면은 실제 잠자리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차분한 문장과 반복되는 소리 표현, 푸른 밤의 그림은 아이의 마음을 천천히 가라앉혀 줍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잠들기 전에 읽는 조용한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책장을 넘길수록 아이의 관심은 자기 방에서 집 밖으로, 집 밖에서 이웃과 사회로 확장됩니다. 내가 듣는 작은 소리 뒤에 누군가의 일과 삶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우리가 매일 맞이하는 평범한 하루가 여러 사람의 역할과 책임 속에서 유지된다는 사실을 배웁니다.

그래서 이 책은 가정에서는 잠자리 독서로, 유치원과 초등 저학년 교실에서는 소리 놀이, 직업 이야기, 우리 동네 탐색, 공동체 수업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밤에 일하는 사람들”, “우리 동네에서 들리는 소리”, “아침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주제로 이야기 나누면 책의 의미가 더욱 깊어집니다. 잘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처럼, 우리 사회에도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꼭 필요한 일들이 있습니다. 〈밤의 소리를 들어 봐〉는 그 소리와 사람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섬세하게 들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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