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이 책은 성공한 사업가의 자서전이 아니다. 실패하고, 배신당하고, 쓰러지고,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은 한 인간의 고백이다.
저자 유태승은 스스로를 "요령 없고 미련한 사람"이라고 부른다. 부도가 난 회사의 채권자들 앞에 직접 찾아가 머리를 숙이고, 월급날에 밀려드는 손님을 돌려보내지 않기 위해 직원들을 달래 야근을 시키고, 길 위에 놓인 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해 차를 세우는 사람. 그런 '미련함'이 어떻게 200만 원을 200억으로 돌려받고, 5천 원짜리 스프링 하나가 5억 원의 납품 기회로 이어졌으며, 도로 위 돌멩이 하나가 1억 원이 넘는 정부 과제의 결재 도장으로 돌아왔는지를 이 책은 담담하고 솔직하게 보여준다.
책에서 가장 깊이 남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다. 아내가 중병에 걸렸다는 소식에 눈물을 쏟던 기술자에게 200만 원을 건넨 이야기, 월급날 잔업을 거두고 회식을 약속한 직원들에게 "딱 오늘만"이라며 사정을 설명하고 스프링을 만들어준 이야기, 낙방한 변리사를 위로하며 밥을 사고 특허를 사들인 이야기. 저자는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해 계산보다 마음을 먼저 움직였고, 그 마음들이 하나씩 모여 지금의 회사와 삶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2부에 담긴 어머니 이야기는 이 책의 가장 깊은 울림을 품고 있다. 마흔도 채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난 어머니는 한겨울 한밤중에 우물에서 정화수를 떠다 장독대에 올려놓고 두 손 모아 빌었고, 배추 한 포기를 파는 날에도 고개 숙여 인사하며 품격을 잃지 않았다. 그 뒷모습이 저자에게는 어떤 경전보다 깊은 삶의 교과서였다. 디트로이트의 호텔에서 다리미를 잡을 때마다, 거래처를 찾아갈 때마다 어머니의 "지극한 정성은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하늘도 움직인단다"는 말이 되살아났다고 저자는 쓴다.
3부에 이르러 저자는 독자에게 조용히 묻는다. 목욕탕에서 옆 사람의 등을 밀어줄 2~3분의 여유가 있는지, 도로 위의 돌 하나를 치울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지. 크게 성공하기 이전에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릇을 키운 뒤에야 재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가르침을 저자는 설교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로 보여준다.
"늦게 성공하길 바라세요."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독자는 이 말이 단순한 위로가 아님을 알게 된다. 빨리 얻은 것은 빨리 잃고, 오래 버텨 이룬 것만이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는 것을, 저자는 50년 가까운 세월로 증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성실과 정성이 결국 기적을 만든다는 것을 믿고 싶은 모든 이에게, 이 책은 가장 현실적인 증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