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나는 지금 인생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
호기심 가득한 싹을 틔우며 다시 봄 속에 서 있습니다”
칠십 문턱에 들어서면서 그녀는 오히려 자화자찬이 늘었다고 말한다. “밥맛이 왜 이래?” “구두 좀 잘 닦아 놓지.” 자식과 남편에게 지청구만 들을 때는 몰랐던 자신의 아름다움을 새삼 발견하고, “나, 참 아름답다” 외치는 그녀다. 미니스커트를 입는 모험도 서슴지 않고 감행한다. 재즈와 클래식만 듣던 그녀가 요즘 간드러지는 유행가에 푹 빠졌다.
새로운 사랑도 시작했다. 그녀는 젊을 때도 써본 적 없는 연애편지를 60대 후반에 난생처음 써보았다고 한다. 얼굴이 화끈거려 처음 쓴 편지는 찢어 버리고, 다시 짐짓 점잖게 쓴 편지를 우체통에 넣고는 이내 후회했다는 그녀의 수줍은 고백은 사랑하기에 늦은 나이란 없음을 보여 준다.
그녀에게 ‘늙음’이란 추함이 아니라 오히려 ‘화려한 아름다움’이다. 노동에서 해방된 휴가철이라 느끼고, 남은 생을 허락한 신에게 감사하며 살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에는 안 되는 구멍만 들여다보고 메우려 애쓰고 미완성의 인생이 두려워 전전긍긍했다’면 나이 듦은 그녀에게 곳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허락해 주었다.
또한 나이 듦은 지난 시간을, 또 함께해 준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었다. 막내딸에게 ‘말대답’ 하는 법을 가르쳐 준 아버지, 풍부한 색감의 원천이 되어 준 부산 피난 시절, 도우미로 일하며 가정사를 함께해 온 에스피니치, 아이들의 공부를 봐주고 함께 기도해 준 프리들 아주머니, 지금의 김영희를 있게 한 스승 김정숙 교수… 지나온 시간들이 책 속에 생생히 펼쳐진다.
엄마로서의 삶을 졸업하고 이제야 여자로, 진정한 예술가로 다시 태어난 것 같다고 말하는 그녀는, “지금이 내 인생의 전성기”라고 말한다. ‘아이 잘 만드는 여자’ 그 후 20년… 그녀의 책을 읽으며 울고 웃었던 독자들이 어느새 중장년이 되었다. 엄마를 졸업하고 상실감에 빠져 있거나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여성들에게 이 책은 깊은 공감과 더불어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