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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우리가미처몰랐던식물의세계
삶과 죽음은 느리게 흘러가는 연속선상에 있다
움직이지 않아서 더 멀리, 더 오래 갈 수 있는 녹색 동물의 걷는 법
식물의 청각, 그 미지의 세계
식물에게 물었다, 너도 아프니?
커피 한 잔에 담긴 쌉싸래한 유혹
연잎 우산, 식물이 건네준 설계도

2장°세상의편견에맞서서
경계는 마음이 그어놓은 선일 뿐
아름답지 않아도 꽃이다
한 걸음 늦은 봄도 향기롭다
송충이는 왜 솔잎을 먹는가?
아직 불리지 않은 이름들을 위하여
식물에게 성별을 물었더니

3장°불확실한미래가불안할때
가장 무거운 선택이 가장 멀리 나를 밀어 올린다
덜어냄의 미학
돌아보면 돌이 되는 슬픈 전설
고도를 기다리며
성장을 위한 셈법
석양이 아름다운 이유

4장°삶의무게가버거울때
맹그로브의 숨구멍
빛이 사라진 후 시작되는 것들
소나기를 견디는 법
담쟁이는 홀로 자라지 않는다
흙을 떠난 뿌리가 사는 법
생명이라면, 외롭지 않기를

5장°더불어살기
바오밥나무에게 배우는 느림의 미학
깊어지기 위해서는 넓이가 필요하다
언어를 넘어선 소통의 기술
숲에서 배우는 지속 가능한 삶의 지혜
4억 년을 이어온 협력의 원칙
포충낭 속 작은 우주
저자 소개
저자 : 이유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독학사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고려대에 입학했다. 2002년 포스텍 대학원에 진학한 후 스위스 로잔대학교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한국에 돌아와 서울대학교 교수로 많은 학생을 가르치며 ‘식물세포 구조와 세포의 운명 간의 관계’를 규명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저자와 식물과의 인연은 학부 시절 식물생리 수업에서 시작되었다. 식물의 삶과 죽음에 대해 논하라는 과제 하나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독립적인 개체란 무엇인지, 조직의 얼마만큼이 죽어야 죽었다고 할 수 있는지 그 답을 찾아가는 사이, 늘 배경으로만 존재하던 식물이 비로소 하나의 생명체로 보이기 시작했다. 평생 식물을 공부하겠다는 직감이 든 순간이었다. 지금도 그의 하루는 현미경 속 식물세포들과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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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씨앗부터 뿌리까지, 흙 아래 뻗어나 하늘 끝을 향한 꽃잎처럼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봄에 피어난다”

봄보다 먼저 꽃잎을 여는 매화가 있는가 하면, 한겨울 서리 속에서 붉게 피어나는 동백이 있고, 모두가 지고 난 가을에야 비로소 꽃을 여는 소국도 있다. 식물은 한 번도 남의 계절에 자신을 꽃 피운 적이 없다. 저마다의 때를 알고, 자신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피어난다. 그것이 지구상에서 초록 식물이 수억 년 동안 살아남은 방식이었다.

남보다 빨리 성공하지 못했다고 조급해하고, 남과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불안해하는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조용히 묻는다. “당신은 지금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가.” 저자는 꽃이 화려하게 피어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뿌리가 먼저 움직여야 하고, 씨앗이 싹을 틔우기 전 어두운 흙 속에서 완벽한 고립을 견뎌야 하듯, 우리의 성장에도 보이지 않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미경 너머로 평생 식물세포를 들여다봐 온 과학자의 정밀한 시선과, 살아온 세월의 굴곡을 온몸으로 통과해 온 한 인간의 다정한 목소리가 함께 담긴 이 책은 독자에게 조용히 말을 건넨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고. 당신의 뿌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자라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자라온 시간들…
독학사에서 서울대 교수까지, 식물의 생애를 닮은 한 과학자의 이야기

색색의 화려한 꽃들은 우리의 눈을 사로잡지만, 식물세포생물학자의 시선은 보이지 않는 곳까지 탐구한다. 뿌리와 씨앗. 눈에 띄지 않아도 가장 먼저 움직이고, 어둠 속에서도 묵묵히 방향을 찾아가는 것들. 이유리 교수가 평생 들여다봐 온 것은 바로 그 보이지 않는 힘이었다. 그리고 그 힘은 그의 삶 속에서도 조용히 작동하고 있었다.

대학이라는 울타리 밖에서 스스로 길을 찾아야 했던 독학사 시절, 그는 깊은 땅속에서 움틀 시기를 기다리는 씨앗처럼 만개할 날을 꿈꾸었다. 학부 시절 식물의 삶과 죽음에 대해 논하라는 과제 하나가 그의 인생을 바꿔놓은 것도 그 무렵이었다. 독립적인 개체란 무엇인지, 얼마만큼 죽어야 한 개체가 죽었다고 말할 수 있는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에 답을 찾아가는 사이, 늘 배경으로만 존재하던 식물이 비로소 하나의 생명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이 그를 평생의 길로 이끌었다.

컴퓨터공학에서 식물세포생물학으로 전공을 바꾸면서, 고려대, 포스텍 대학원, 스위스 로잔을 거쳐 서울대 교수로 이어지는 여정은 단순히 개인의 이력을 더하는 시간이 아니었다. 그것은 식물이 빛을 향해 끊임없이 몸을 비틀며 나아가는 굴광성(屈光性)처럼, 자신이 사랑하는 본질을 향해 끈질기게 나아간 성장의 기록이었다. 지금도 그는 매일 현미경으로 식물세포를 들여다보며 하루를 시작하고, 세포 하나하나에서 삶의 이야기를 읽어낸다. 이 책은 그 오랜 공부의 결실이자, 식물과 함께 살아온 한 과학자의 가장 조용한 고백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식물은 언제나 제때 꽃을 피워내고 살아간다”
현미경 너머 식물세포학자가 길어 올린 가장 조용하고 단단한 위로

좁은 연구실 현미경 너머에서 식물의 세포를 들여다보던 저자는 문득 깨달았다. 식물이 제자리에 멈춰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게을러서가 아니라, 그 자리가 삶의 최전선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움직이지 못하기에 더 깊이 뿌리 내리고, 말하지 못하기에 더 섬세하게 주변을 감지해내고 있다는 사실을.그리하여 식물은 그렇게 우리 곁에서 수억 년을 살아남았다.

맹그로브는 바닷물 속에서도 염분을 걸러내며 숨구멍을 찾고, 뿌리 없는 담쟁이는 혼자 서는 대신 누군가에게 기대며 더 높이 오른다. 사막의 선인장은 잎 대신 줄기로 숨을 쉬고, 틸란시아는 흙 없이도 공중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완벽하지 않아도, 주어진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 식물은 그것을 ‘삶’이라고 부른다.

책 속에 등장하는 식물들의 생애에서 저자는 자신의 삶 너머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찾는다. 가을에 떨어지는 낙엽은 포기가 아니라 다음 계절을 위한 전략적 비움이며, 겨울의 멈춤은 다가올 봄을 위한 치밀한 준비다. 식물에게 빛이 없는 시간은 성장이 멈추는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유한 작동이 시작되는 또 다른 시간이다. 씨앗은 한 번도 성급한 적이 없지만, 그래도 언제나 제때 꽃을 피워냈다. 어쩌면 식물은 지구상에서 가장 품위 있는 삶의 방식을 아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그리고 가장 오래 빛나는 식물이라는 우주에서 저자가 배운 것은 인생의 정답이 아니라 태도였다. 비바람에 흔들려도 꺾이지 않고, 태양을 향해 묵묵히 이파리를 뻗는 식물처럼, 우리의 삶도 각자의 속도로 찬란하게 피어날 권리가 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어느 순간 창밖의 나무 한 그루가 달리 보일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식물이 오래전부터 건네 온 말이 비로소 들릴 것이다.

“천천히, 제자리에 뿌리 내려도 괜찮아. 우리는 충분히 멀리, 더 오래 꽃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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