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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저자 서문

여는 글 자본의 무덤
1장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이 우버에 관해 알려주는 것들
2장 전진은 후퇴일 수 있다: 이행과 시간의 정치
3장 신봉건주의의 구조와 논리
4장 돌봐줄 것이라 가정된 주체
나오는 글 하인 선봉대

감사의 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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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글
저자 소개
저자 : 조디 딘 (Jodi Dean)
미국의 대표 정치이론가이자 미디어 비평가. 뉴욕주 홉아트·윌리엄 스미스 칼리지에서 정치학을 가르친다.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대 정치이론, 공산주의, 페미니즘, 디지털 미디어, 정신분석 이론 등을 넘나드는 작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인터넷과 SNS 시대 민주주의가 오히려 자본에 포획되는 과정을 분석한 ‘소통 자본주의’(communicative capitalism) 개념으로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Blog Theory, Democracy and Other Neoliberal Fantasies, The Communist Horizon, Crowds and Party, Comrade 등이 있으며, 급진 정치와 조직, 계급 문제를 꾸준히 탐구해왔다. 이 책은 그의 최신작으로 플랫폼 경제, 금융화, 서비스 노동의 확대 속에서 오늘날 자본주의가 ‘신봉건주의’로 변모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동시대 좌파 정치이론에서 가장 도발적이고 논쟁적인 사상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역자 : 하승우
정치사상을 전공한 정치학자로 이후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녹색당, 땡땡책협동조합에서 활동하며 대학에서 강의했고, 현재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운영위원이다. 마르크스주의보다는 아나키즘에 관심을 두어왔지만, 정통 노선의 계승자보다는 이단의 지지자에 가까운 삶을 살아왔다. 그럼에도 공공성을 확보할 정치의 가능성을 여전히 붙들고 있다. 저서로는 《시민에게 권력을》, 《정치의 약속》, 《신분피라미드 사회》, 《무궁화호를 위하여》 등이 있고, 《래디컬 데모크라시》, 《프루동 평전》, 《사회에 관한 새로운 의견》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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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신봉건주의’는 어떻게 우리 삶을 지배하는가

조디 딘은 신봉건주의를 단순한 비유나 수사가 아니라 오늘날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분석 틀로 제시한다. 정치와 경제, 기술과 노동, 공간과 심리까지 서로 다른 영역에서 나타나는 변화들을 하나의 구조 속에서 읽어내며, 자본주의가 어떻게 새로운 지배 질서로 변모하고 있는지를 추적한다.

1장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이 우버에 관해 알려주는 것들”에서는 플랫폼 경제를 신봉건주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우버와 같은 플랫폼 기업은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않으면서도 시장을 지배하고 수수료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거둔다. 조디 딘은 플랫폼 기업의 성장과 서비스 노동의 확대를 통해 오늘날의 축적 방식이 생산보다 지대와 중개, 통제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장 “전진은 후퇴일 수 있다”에서는 역사와 사회 변화에 대한 통념을 비판한다.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가 반드시 더 진보적일 것이라는 낙관론을 거부하며, 현재의 변화가 오히려 종속과 위계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신봉건주의를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자본주의 내부에서 진행되는 특수한 이행 과정으로 설명한다.

3장 “신봉건주의의 구조와 논리”는 이 책의 핵심이다. 조디 딘은 오늘날 사회를 특징짓는 네 가지 요소로 분할된 주권, 새로운 영주와 농노, 배후지화, 파국적 불안감을 제시한다. 초국적 기업 앞에서 약화되는 국가, 플랫폼과 금융 자본에 종속된 다수의 사람들, 쇠퇴하는 지역 공동체, 그리고 미래를 상실한 사회에 만연한 불안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분석하며 신봉건주의의 전체 구조를 드러낸다.

4장 “돌봐줄 것이라 가정된 주체”에서는 돌봄노동과 서비스 노동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계급 구성을 살펴본다. 조디 딘은 오늘날 자본주의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노동 영역이 서비스 부문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기존의 산업 프롤레타리아트 대신 서비스 노동자들이 새로운 정치적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돌봄과 교육, 보건, 사회서비스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시대에 이들의 노동이 갖는 정치적 의미를 탐색한다.

마지막으로 결론부에서 조디 딘은 신봉건주의에 맞설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오늘날의 핵심 갈등은 더 이상 생산 현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거, 의료, 교육, 돌봄, 부채, 생활비 등 삶의 조건을 둘러싼 투쟁이 새로운 정치의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조디 딘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서비스 노동자들의 집단적 힘과 보편적 기본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사회적 비전을 제시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자본의 무덤》은 신봉건주의라는 개념을 통해 불평등의 심화와 민주주의의 위기, 플랫폼 권력의 강화와 극우 정치의 부상, 돌봄의 위기와 사회적 불안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서로 무관해 보였던 위기들을 하나의 구조 속에서 읽어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변화를 새롭게 이해하도록 이끈다.

책 속에서

우리는 살기 위해 일하고, 지배계급은 우리 노동의 혜택을 누린다. 이런 인식은 소비자로서의 정체성이 왜 부각되는지를 설명해준다. 사람들은 소비선택을 통해 자신이 직업 그 이상의 존재임을 드러낸다. 자신이 취향과 재능을 가진 독특한 개인이고 존중받을 만한 역사를 가진 집단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많은 돈을 벌지 못할지 모르지만, 여전히 우리의 가치관이 있고 우리의 총을 움켜쥘 수 있다. 생산이 아니라 소비가 정체성과 진정성의 장이 되면서 문화적 전유(appropriation)가 착취보다 더 중요한 문제로 부각된다. _38-39쪽

도시 교통체계를 해체하는 전략은 우버의 축적 전략에서 핵심이다. 즉 우버는 혁신을 통해 경쟁하지 않는다. 우버는 승객과 운전자에게 주어진 다른 선택지들을 파괴한다. 요금 인상과 알고리즘 조작을 통해 항상 대기 중인 운전자에게 보상을 주고 정해진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운전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식은 운전자들이 더 적은 대가를 받고 더 많이 일하도록 강요 해서 “공급”을 더 늘린다. 이것은 자본주의적 착취가 아니다. 이것은 신봉건주의의 수탈이다. _75쪽

생계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시장에 의존하게 된 우리는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플랫폼에도 의존하게 된다. 우리가 일하면 플랫폼이 수수료를 가져가고, 우리가 소비해도 플랫폼이 수수료를 챙긴다. 처음에는 그 대가가 단지 정보에 불과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점점 커진다. 실제로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_78-79쪽

세계는 매끄럽거나 평평하지 않다. 세계는 패자와 승자, 가난한 자와 부자, 착취당하는 자들과 착취하는 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자본은 이런 불균등성, 비자본주의적 생산양식, 노동과정, 착취 형태에 의존한다. 이러한 의존은 곧 취약성을 드러낸다. 이 취약성이 자본을 떠받칠지, 잠식할지, 해방을 위해 동원될지, 더 나쁜 방향으로 이용될지는 정치투쟁에 달렸다. _112-113쪽

서비스 노동으로 새로 내몰린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휴대전화와 자전거, 집이 개인 자산으로서의 성격을 잃고 노동의 도구이자 추가적 임대료와 수수료를 끊임없이 수탈당하는 수단으로 바뀌었음을 깨닫는다. 타인이 소유한 플랫폼에 속박된 소비 품목과 생활수단은 플랫폼을 소유한 자의 축적을 위한 수단이 된다. _135-136쪽

예전에는 암묵적이든 명시적이든 계약 구조를 가졌던 관행들이 새로운 유동성을 갖게 되었다. 일관성에 대한 기대, 즉 누군가가 합의한 대로 행동하고 제시간에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는 이제 냉혹하고 보수적이며 상대방이 겪고 있는 많은 개인적인 사정들에 무관심한 것처럼 보인다. 더 나쁘게 말하면 약속을 지키는 일은 바보나 하는 일,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협약을 조정할 만큼 영악하지 못한 사람들의 일이다. _157쪽

대중적인 좌파 사상들은 부유층과 교육받은 사람들에게 유리한 도시적 요소들, 즉 우리의 로봇화된 미래를 강조하는 반면 소규모 농업의 이상화가 배후지와 농촌, 뒤처진 도시들을 방치하는 것을 은폐하는 환상으로 수렴된다. 겉으로는 좌파적 상상력을 대표하며 경쟁하는 하이테크와 로우테크는 신봉건주의라는 동전의 양면, 새로운 영주와 농노에 불과하다. 노동계급의 해방에 희망을 거는 전망과는 거리가 먼 이 모델은 노동계급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 _2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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