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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스텝
작가의 말
박재연 작가 인터뷰
저자 소개
저자 : 박재연
2026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가챠, 가챠〉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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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전일성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도 같았다.
하나가 되었다는 감각. 내가 나인 채로, 느슨하게.”
‘생활이라는 중력’을 유쾌한 파동으로 그려내는 지금 여기, 주목해야 할 작가 박재연

2026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가챠, 가챠〉가 당선되며 “단단하고 군더더기 없는 문장으로”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을 함부로 낭비하지 않”는 사유의 깊이를 보여준다고 평받은 박재연 작가의 첫 저작 『히든 스텝』이 위즈덤하우스 위픽 시리즈로 출간된다.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소위 ‘한물간’ 가수 지망생 해원은 모창 능력자를 가리는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히든 싱어〉 섭외 전화를 받는다. 때마침 소식이 끊긴 지 7년 만에 ‘비상’이라며 집으로 오라는 엄마의 연락을 받고 본가로 내려간 해원에게 엄마는 맨발로 산을 오르다 발목을 삐끗했다고 말한다. 루주를 짙게 바른 입으로 사주에 목(木)이 없으니 자수정 원석을 들여보라는 말을 진지하게도 하는, 엄마 옆에 앉은 한 아줌마를 바라보며 해원은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 묻는다. “근대화의 문제적 현상, 세계와 단절된 현대인들이 땅과 접촉해야 전일성을 회복한다”는 명목으로 맨발 산행 즉 어싱(Earthing)을 하는 번개 모임의 회장이라는 여자는 해원에게 방송 출연 전 아차산에 올라 좋은 기운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리고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맨발 산행에 동참한 해원은 그곳에서 아주 잠깐, ‘내가 나인 상태가 되는’ 감각, 전일성을 느낀다.

“가장 엄마 같지 않았던 엄마가 불투명한 방에서 나와
정체를 드러내는 것을 보고 해원은 자각한다. 내가 안일했구나.”
이해한다는 느슨한 착각 속에서 가장 낯설고 혐오스러운 민낯을 마주하게 될 때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하며, 또 무엇을 바라고 싶어질까.

그러던 어느 날, 해원은 한 블로그에 올라온 글 “맨발 걷기 모임, 단순 건강 동호회인가 사이비 다단계인가”를 읽게 되며 엄마가 끈질기게 얘기하던 ‘구원’을 떠올린다. 가족인 자신조차 하지 못하고 떠나버린 그 구원을. 끝내 엄마를 이해해보려던 해원은 한 남자에게 자신의 엄마가 피라미드 상위 1%에 속한 사람, 즉 ‘그라운더’라는 이야기까지 듣게 되는데…….

『히든 스텝』은 자수정 원석과 흙매트를 강매하는 엄마 앞에서는 아무 소리도 못하고 한걸음 뒤에서, 숨은 듯이, ‘관망’과 ‘이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해원을 통해 “이해는 일시적이고 영원히 종결되지 않는 상태”이기에 “누군가를 잘 알고 있다는 믿음은 얼마나 취약”(작가 인터뷰 중에서)한 욕망인지를 보여준다. 등단작 〈가챠, 가챠〉에서 ‘가챠’의 불투명한 알에 빗대어 “있는 것과 있다고 믿는 것의 차이”를 노련하게 그려낸 작가의 재치는 “빗물이 괸 자리에 발을 살짝 디디면 서늘하면서도 기분 좋은 해방감이 밀려들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책장을 넘길 때마다 양말을 한 쪽씩 벗어 던지듯 “이해하는 것과 이해한다고 믿는 것”에서 멀어지는 가뿐한 경험을 선사한다.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

위픽 시리즈는 2023년 구병모의 『파쇄』를 시작으로, 백은별의 『나의 사탄』에 이르기까지 101명의 작가가 써낸 101편의 소설을 통해 지금 한국문학의 가장 다채롭고 새로운 풍경을 펼쳐 보였다.위픽은 어떤 기준이나 장르에도 얽매이지 않고 오직 ‘단 한 편의 이야기’라는 완결성에 주목한다. 여러 편을 한데 묶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한 편의 단편만으로 책을 구성하는 이례적인 시도를 통해 독자에게 하나의 이야기에 깊이 몰입할 수 있는 특별한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콤팩트한 판형과 100페이지 내외의 부담 없는 분량으로 바쁜 일상 속에서도 어디서든 짧은 시간 안에 한 편의 이야기를 완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소설가뿐만 아니 라 논픽션 작가, 시인, 청소년문학 작가 등 다양한 필자들을 적극적으로 초대하여 이야기의 경계를 계속해서 확장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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