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잃어버린 반쪽'은 없다.
우리는 평생 누군가를 찾아 헤맨다. 나를 완성해 줄 사람, 운명처럼 정해진 단 한 사람, 내 빈자리를 채워 줄 '반쪽'을. 하지만 정말 그런 사람은 존재할까.
『나의 잃어버린 반쪽은 없다』는 인류가 가장 오래도록 믿어 온 사랑의 신화를 정면으로 해체한다. 플라톤의 『향연』에서 시작된 '반쪽'의 신화는 동화가 되었고, 소설이 되었으며, 영화가 되었다. 우리는 어느새 사랑을 믿은 것이 아니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믿고 살아왔다. 완벽한 사람을 만나면 행복해질 것이라는 믿음, 사랑은 운명이라는 믿음, 누군가가 내 삶을 완성해 줄 것이라는 믿음.
이 책은 그 믿음에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철학과 문학, 역사와 신화를 넘나드는 긴 여정을 통해 하나의 답에 도달한다.
사랑은 반쪽을 찾는 일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하나의 관계를 함께 만들어 가는 일이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아우구스티누스와 스피노자, 칸트와 니체, 그리고 에리히 프롬까지. 『오만과 편견』, 『제인 에어』, 『보바리 부인』, 『조이 럭 클럽』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과 문학은 사랑을 서로 다른 언어로 이야기해 왔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들이 끝내 가리키는 곳은 하나다.
성숙한 사랑은 상대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존중하는 것이며, 나를 완성해 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것.
이 책은 사랑을 낭만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왜 우리는 사랑 앞에서 반복해서 같은 실수를 하는지, 왜 관계는 쉽게 상처받고 무너지는지, 왜 현대인은 이전 세대보다 더 자유로워졌음에도 더 외로운지를 철학과 문학, 사회의 변화 속에서 설득력 있게 읽어 낸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사랑을 바라보는 기준 자체가 달라진다.
운명을 기다리는 대신 관계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 되고, 이상적인 상대를 찾는 대신 더 성숙한 내가 되는 것이 사랑의 시작임을 깨닫게 된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러나 서로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사랑은 있다.
『나의 잃어버린 반쪽은 없다』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믿어 온 가장 오래된 환상을 깨고,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가장 희망적인 사랑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한 권의 인문학이다.
책 속에서
우리는 일반적으로 현실을 객관적인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현실은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다르게 생각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현실을 변화시키는 근본적 힘이요, 진정으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근본적인 동인이라 하겠다.
- 2부 3, 근대 문학 속 사랑 - 03 근대 사실주의 문학 속 사랑 中
사람들은 모든 것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만한 것을 사랑하고, 그렇게 사랑할 만한 것은 그들에게 좋거나 즐겁거나 유익한 것들이다. 즉 사람들은 자기에게 유익한 어떤 것 때문에 사랑하거나 자신이 얻는 즐거움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 이때 사람들은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한다기보다는, 그가 자신에게 유익하거나 즐거움을 주기에 사랑한다.
- 3부 1, 고대 철학 속 사랑 中
일반적으로 우리가 다른 사람을 알고 이해한다고 할 때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이성이라기보다는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의 깊이인 경우가 많다. 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때, 그때에 비로소 우리는 타인의, 그만의 독특한 독자성과 고유한 가치를 알아보며,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에게 숨어 있는 가능성을 인식하고 끄집어내며, 또 그것을 더 높은 가치로 고양시키는 능동적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 3부 4, 현대 철학 속 사랑 中
여성의 자아가 독자성을 잃고 남성의 자아에 스스로 완전히 포섭되어 버리는, 그 의존적 심리는 오랜 기간 동안 존속해 온 가부장제의 잔재이다. 이러한 잔재는 여성 스스로 자기 두 발로, 현실적으로뿐 아니라 내면적으로도 자립적 주체성을 찾아나가야만 비로소 사라질 수 있는 역사적 유물이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그 유물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서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과거의 망령으로 현존하고 있다.
- 4부 4, 20세기 문학 속 사랑 中
사랑은 대등한 기반 위에서 만난 두 독립된 자아가 서로의 육체와 정신을 끊임없이 주고받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때 대등성이란 사랑하는 두 자아의 지속적인 상호 교류를 가능케 해주는 토대이다. 만약 둘 중의 하나의 자아가 다른 자아에 완전 예속되어 있다면, 더 이상의 상호 교류는 불가능하다. 예컨대 사랑에 빠진 여자가 상대 남성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기의 모든 생각이나 취향, 또는 욕망마저 그 남성에게 맞추어 자기를 잃어버린다면, 그리하여 그녀의 자아가 상대방의 자아 속에 포섭되어 버리면 더 이상의 교류는 일어나지 않는다. 다시 말하자면 끊임없는 상호 교류는 동등한 관계 속에 있는 두 독립적 자아 사이에서 가능한 것이다.
- 5부 1, 사랑이란 무엇인가 中
우리가 사랑을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이유는 사랑이야말로 우리 삶의 궁극적 가치이자 가장 충만한 행복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언급한 바와 같이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항상 마음에 맞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 한다. 이 세상에서 다른 좋은 것들을 모두 가졌다 할지라도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삶을 선택할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삶의 최고 열락 중 하나는 자기 삶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게다가 힘든 세상에 두 사람의 힘이 합쳐지면 삶에 있어서 더 커다란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유용성의 측면 역시 쉽게 간과할 수 없다. 이상적으로 말하자면 사랑을 통해 각자의 단점은 보완되고, 장점은 극대화될 수 있다. 또 각자는 서로의 장점을 보고 배우며 성장할 수 있다.
- 5부 3, 나의 잃어버린 반쪽은 없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