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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그늘의 계절 _ 7
땅의 소리 _ 89
검은 선 _ 147
가방 _ 207
옮긴이 후기 _ 265
저자 소개
저자 : 요코야마 히데오
1957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국제상과대학 상학부를 졸업한 뒤 조모신문(上毛新聞)에 입사하여 12년간 기자로 활동하였는데 그의 소설 속에서 인장처럼 드러나는, 진실을 향해 파고드는 구성력과 치밀한 정보 수집 능력 등은 신문기자로 일했던 경험이 제대로 발휘되는 지점이다.
1991년 『루팡의 소식ルパンの消息』으로 제9회 산토리 미스터리 대상 가작을 수상하면서 신문사에서 퇴사하고 작가 생활을 시작하지만 7년간 무명의 세월을 보내게 된다. 그러다가 1998년 『어둠의 계절陰の季節』로 마쓰모토 세이초 상을 수상하고, 2000년 『동기動機』로 제53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단편 부문을 수상하면서 휴머니즘이 담긴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요코야마 히데오는 2003년 『사라진 이틀半落ち』로 128회 나오키 상 후보에 올랐지만 “현실성이 결여되었다”라는 비난을 받고 낙선하자, ‘나오키 상과 결별 선언’을 하여 일본 문단의 화제를 일으킨 인물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해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와 ‘걸작 미스터리 베스트 10’에서 1위에 올랐고, 영화로도 만들어져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작가와 평론가의 대립구도에서 대중들은 작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리고 이어 발표한 『클라이머즈 하이クライマ-ズハイ』도 ‘걸작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 제1회 서점대상 2위를 차지하며 열화와 같은 지지를 얻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요코야마 히데오는 “독자의 마음속이 묵직해지는 소설을 쓰고 싶다”라는 자신의 초심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서랍 안에서 15년간 잠들고 있던 자신의 처녀작 『루팡의 소식』를 전면 수정하는 작업으로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지은 책으로는 『자백』, 『집념』, 『얼굴 Face』, 『교도관의 눈』, 『그림자 밟기』, 『제3의 시간』, 『크라이막스 - 하이』, 『출구없는 바다』, 『진도 0』 등의 작품이 있다.

역자 : 민경욱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관련 회사에 근무하며 1999년부터 일본문화포털 ‘일본으로 가는 길’을 운영했으며, 그것이 인연이 되어 전문번역가의 길을 걷고 있다. 또 일본 관련 블로그 ‘분카무라(www.tojapan.co.kr)’를 운영하며 일본문화 팬들과 교류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요시다 슈이치의 『거짓말의 거짓말』, 『첫사랑 온천』, 『여자는 두 번 떠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11문자 살인사건』, 『브루투스의 심장』, 『백마산장 살인사건』, 『아름다운 흉기』, 『몽환화』, 『미등록자』, 이케이도 준의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사카 코타로의 『SOS 원숭이』, 『바이, 바이, 블랙버드』, 누마타 마호카루의 『유리고코로』,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야쿠마루 가쿠의 『데스 미션』, 히가시야마 아키라의 『내가 죽인 사람 나를 죽인 사람』 고바야시 야스미의 『분리된 기억의 세계』 신카이 마코토의 『날씨의 아이』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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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인간사라는 영원한 미스터리
조직 안에서 그늘진 인간의 마음을 들여다보다

『그늘의 계절』 속 작품들은 D현경 본부를 무대로 일본 경찰계 내부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와 그 배후에 있는 인간의 비애를 다룬다. 각 작품은 사회 안에서 자신이 있을 곳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서로 맞부딪힐 때 떠오르는 본심을 놓치지 않고 포착한다. 명민한 엘리트 인사 담당자(「그늘의 계절」), 심지가 곧은 감찰관(「땅의 소리」), 굳세고 따뜻한 여경 담당 계장(「검은 선」), 야심 넘치는 의회 담당 경찰(「가방」)을 주연으로 내세워 조직이라는 커다란 나무 아래 가려진 개인의 얼굴을 더듬어 본다.

이 소설집에서 두드러지는 매력은 추리물에 가미된 휴머니즘이다. 솔직한 욕망에 따라 움직이는 인물들의 뒤얽힘이 촘촘한 미스터리를 자아낸다. 복잡한 사건의 끝에서 밝혀지는 가장 인간적인 진실은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진정성을 부여한다. 관리직 경찰들이 소설 전면에 나선다는 특징도 이러한 미덕을 극대화한다. 독자는 물밑에서 벌어지는 정치 싸움을 조직 안쪽에서부터 지켜보며, 인간사란 곧 미스터리임을 실감하게 된다.

이는 사회 안에서 살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야기다. 요코야마 히데오는 경찰 조직 내부의 의뭉스러운 사건을 경유해 가장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문장은 꾸밈없고 날카롭지만, 동시에 인간에 대한 애정이 짙게 묻어난다. 군더더기 없이 툭툭 던지는 대사 안에는 타인을 깊이 들여다본 사람만이 품을 수 있는 연민과 망설임이 깃들어 있다. 독자는 각자의 욕망을 이루기 위한 경찰들의 치열한 심리전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다가, 이윽고 결말에 다가서면 미스터리 뒤에 숨은 인물의 민낯에서 자기 자신의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정치적 인간의 비애를 건드리는 군상극
되돌아보고 회복하는 인간의 초상

사회가 파편화되어 가는 오늘날에도 정치성을 배제하고 인간을 논할 수는 없다. 요코야마 히데오는 사회부 기자로 일하며 치열하게 인간과 사회를 관찰해 온 작가다. 그래서인지 『그늘의 계절』의 경찰 조직에는 온갖 군상들이 뒤섞여 있다. 응원하고 싶은 인물도 미워하게 되는 인물도 있지만, 섣불리 선인이나 악인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 개인과 사회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흑백으로 판가름할 수 없는 정치적 사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추리소설이라는 형식으로 인물의 내면을 파헤쳐 밑바닥에 있는 애처로운 진심까지 낱낱이 우리 앞에 펼쳐놓는다. 등장만 해도 범죄 장르의 뉘앙스를 풍기는 경찰이라는 직업인을 지극히 일상적인 삶을 통해 재현한다. 그렇게 조직 안에서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발버둥 치고, 무너져 내리고, 망연해졌다가도 끝내 가족이나 친구처럼 곁에 있는 이를 되돌아보며 회복하는 오늘날 인간의 초상을 그린다.


책 속으로

헛수고로 여겨졌다. 사건 발생 초기, 백 명 이상의 수사관이 매일 밤낮으로 수사에 나섰을 게 분명하다. 그리고 그 수사를 지휘한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오사카베 본인이었다. 그런데도 범인을 잡지 못했다.
- 이제 와서 혼자 뭘 할 수 있을까?
깊은 산속의 어두운 길. 그곳에 혼자 우두커니 서 있는 오사카베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그늘의 계절」중에서

형사나 공안만이 경찰은 아니다. 억지가 아니라 조직에는 조직을 컨트롤하고, 조직 자체의 힘을 붙여, 차세대로 이어가게 하는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담당하는 경무과가 흔들리면, 조직도 흔들린다. 경무과를 그저 단순한 사무직으로 깔보는 다른 부서 사람들에게, 그러나 경무는 역시 경무라고, 항상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조직을 단단한 바위로 유지하는 비결이자 절대 조건이다. 인사는 그 무기다. 그렇기 때문에 오사카베의 반란을 간과할 수 없었다.
---「그늘의 계절」중에서

차분함이 돌아온 마음에 조그만 의문이 드리웠다. 그 의문은 점점 크게 출렁이더니 마침내 마음을 뒤흔드는 큰 파도가 되었다. 신도는 침대를 박차고 일어났다. 엄청난 빛과 함께 불시 감찰의 한 장면이 떠올랐고, 미즈타니의 목소리가 잇따라 고막을 때리기 시작했다. 신도는 절망적인 심정으로 아침노을을 맞았다. 보였다. 또 하나의 시나리오가.
---「땅의 소리」중에서

이 제복을 처음 입었을 때의 기쁨은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도 입을 때마다 처음 가슴에 품었던 자부심이 변함없이 되살아난다. 하지만 예전에는 고민도 했었다. 아니, 지금도 여전히 마음 속에 남아 있다. 이 제복은 세상 물정을 모른다는 사실을 대변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 여경의 제복이란 게 그다지 대단한 건 아니라는 냉정한 자각. 자신에게도 다른 삶이 있지 않을까 하는 대답 없는 자문…….
미즈호는 도망쳐 버린 것일까, 여경이라는 삶에서.
---「검은 선」중에서

순간, 한 가지 가설이 떠올랐다. 모든 정보가 그 가설로 모였다. 하나하나 흩어져 있던 정보가 마치 완성된 그림의 일부분처럼 짜맞춰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향수에 이르렀다. 그것도 완벽하게 가설에 흡수됐다.
- 설마, 그런 일이!
도모코는 신문에 실린 얼굴 그림을 봤다. 정밀한 선이 검게, 아주 검게, 보였다.
---「검은 선」중에서

“나는 말이야, 요즘 곰곰이 생각해…….”
마유즈미는 혼잣말처럼 말을 시작했다.
“서른을 넘기면 더는 친구를 만들 수 없어. 일하는 파트너야 생기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신뢰할 수 있는 놈들도 있지만 역시 친구는 아니지. 서로 유치하고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 주지 않으니까. 결국은 이십 대까지야. 그때까지 만난 놈들이 친구야.”
---「가방」중에서

쓰게는 카펫 가까이에 이마를 붙였다. 뺨에 불이 일었다. 관자놀이의 맥박이 요동을 쳤다. 카펫과의 몇 센티미터 거리가 남은 자존심이었다. 그것조차 버렸다. 화학약품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마음은 그곳에서 도망쳤다. 뱀 같은 눈을 지녔던 소년과 모리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것으로부터도 도망쳤다. 푸른 하늘을 보고 싶었다. 뜨거운 야심을 가슴에 품었던, 그날의 푸른 하늘을…….
---「가방」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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