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수명이 다해서가 아니라 돈이 떨어져서 죽는 시대가 온다
당신에겐 더 늘어난 수명만큼 더 불어나는 자산 설계가 필요하다!
최근 과학과 의학의 발달에 인공지능까지 더해지면서 장수 분야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 수명이 100세를 넘어 120세까지 길어진다면 개인의 돈 관리도 달라져야 한다. 60세에 은퇴한 뒤 다시 30년이 아닌 60년을 살아야 한다면 돈을 버는 기간보다 모아둔 돈으로 살아야 할 기간이 더 길어진다. 지금까지의 노후 준비는 일하는 동안 자산을 모으고 은퇴한 뒤 조금씩 줄여 쓰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은퇴 이후의 시간이 노동 기간보다 길어지면 연금과 예금, 집 한 채만으로는 긴 노후를 감당하기 어렵다.
이 책은 이 문제를 ‘돈의 수명’이라는 관점에서 풀어낸다. 저자 한태봉은 장수 시대의 재테크를 은퇴 시점에 필요한 목돈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자산이 계속 성장하도록 구조를 만드는 일이라고 말한다. 오래 살수록 생활비와 의료비를 감당해야 할 시간은 길어진다. 그러나 자산을 운용하고 복리를 누릴 시간도 함께 늘어난다. 장수의 시간이 소비의 기간에만 머물면 위험이 되지만 투자 기간으로 이어지면 자산을 키우는 힘이 될 수 있다.
오래 사는 위험은 돈이 먼저 끝나는 데 있다
120세 시대의 진짜 위험은 오래 사는 것 자체가 아니다. 돈은 80세에 바닥났는데 삶이 100세나 120세까지 계속되는 상황이다. 은퇴 직후에는 여행과 여가를 즐길 수 있어도 나이가 들수록 생활비와 의료비, 주거비와 돌봄 비용이 늘어난다. 물가도 계속 오른다. 현금과 예금을 줄여 쓰기만 하면 자산의 구매력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은 몸의 수명만큼 ‘자산의 수명’도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자산의 역노화’는 나이가 들어도 자산이 계속 성장하고 소득을 만들어내는 구조다. 60세를 투자의 끝으로 보지 않고 복리가 다시 강하게 작동하는 출발점으로 보는 것이다.
좋은 자산을 찾기 전에 나쁜 자산부터 버려라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산 선택의 차이는 커진다. 좋은 자산에는 시간이 우군이 되지만 나쁜 자산에는 시간이 손실을 키우는 힘으로 작용한다. 1~2년 동안은 드러나지 않던 차이가 20년, 30년 뒤에는 돌이키기 어려울 만큼 벌어진다.
가장 먼저 저자는 좋은 종목을 찾기 전에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약해질 자산부터 정리하라고 말한다. 인구와 일자리가 줄고 수요가 사라지는 지역의 부동산,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금성 자산, 높은 수수료와 복잡한 구조를 가진 금융상품은 장기 보유할수록 자산을 갉아먹을 수 있다.
부동산 역시 모두 같은 자산이 아니다. 교통과 일자리, 교육과 생활 기반, 공급의 희소성에 따라 장기적인 가치가 달라진다. 인구가 감소하는 시대에는 전국의 아파트가 함께 오르기 어렵다. 오래 보유할 자산과 버려야 할 자산을 구분하는 판단이 먼저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잠시 주가가 폭등한 기업과 오랫동안 이익을 만들어내는 기업은 다르다. 세계적인 수요 증가와 지속적인 현금 창출력, 경쟁자가 쉽게 넘볼 수 없는 기술과 독점력을 갖춘 기업을 적정한 가격에 사야 한다. 장기투자는 아무 종목이나 오래 들고 있는 것이 아니다.
국내 부동산과 원화 자산만 의존하는 방식은 위험하다
한국인의 재산은 국내 부동산과 원화 자산에 집중돼 있다. 집 한 채가 전체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금융자산도 국내 예금과 한국 주식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구 감소와 저성장, 원화 가치의 변동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한국 자산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위험할 수 있다.
저자는 해외 자산을 단순한 유행이나 환차익의 수단으로 보지 않는다. 세계 경제의 성장을 내 자산에 연결하고 원화에 집중된 위험을 나누는 방법으로 설명한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클라우드, 로봇, 바이오 등 미래 산업을 이끄는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려면 달러 자산을 일정 부분 보유해야 한다.
개별 기업을 고르기 어려운 투자자는 ETF를 활용할 수 있다. 다만 ETF 하나를 사는 것으로 120세 시대의 노후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시장과 산업에 투자하는지, 전체 자산에서 비중이 얼마인지, 급락했을 때 추가로 투자할 여력이 있는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연금으로 지키고 폭락장에서 초우량 자산의 기회를 잡아라
자산을 오래 운용할수록 세금과 수수료의 차이도 커진다. 저자는 퇴직연금, 연금저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자산 설계의 기본으로 삼는다. 절세 계좌는 단번에 큰 수익을 내는 수단이 아니라 세금을 줄이고 복리의 시간을 늘려주는 장치다.
연금과 현금성 자산은 폭락장에서 더욱 중요하다. 생활비까지 주식에 넣은 투자자는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 손실을 감수하고 팔 수밖에 없다. 반대로 생활을 지킬 자금을 마련한 사람은 시장이 흔들려도 좋은 자산을 보유하거나 낮은 가격에 추가로 살 수 있다. 수비 자산은 수익을 포기한 돈이 아니라 성장 자산을 끝까지 보유하게 해주는 기반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투자 천재의 매매를 따라 하기보다 폭락을 견딜 수 있는 구조를 만들라고 말한다. 자신도 젊은 시절 주식으로 번 12억 원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잃었지만 이후 시장의 단기 움직임을 맞히기보다 판의 구조를 읽고 좋은 자산을 오래 보유하는 방식으로 다시 자산을 일구었다.
큰돈은 상승장의 끝에서 유행을 좇아 산 사람보다 폭락장에서 초우량 자산을 싸게 산 사람에게 돌아간다. 다만 싸다는 이유만으로 아무 자산이나 사서는 안 된다. 위기가 지나간 뒤에도 살아남고 다시 성장할 기업이어야 한다.
중소형주 성장의 파도와 비트코인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
또한 앞으로의 주요 성장 흐름으로 인공지능을 다룬다. 인공지능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과 에너지저장장치, 로봇과 바이오, 금융과 제조업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 그러나 산업이 성장한다고 그 안의 모든 기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메가트렌드에 올라타면서도 실제 수익을 내고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
중소형 성장주는 큰 수익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실패 위험도 크다. 한 종목에 집중하기보다 여러 종목이나 ETF로 나누어 투자해야 한다. 무엇을 사느냐뿐 아니라 얼마를 담느냐도 중요하다. 좋은 자산을 너무 적게 보유하면 가격이 올라도 전체 재산에 미치는 영향이 작고, 변동성이 큰 자산을 지나치게 많이 담으면 한 번의 급락으로 생활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
비트코인도 같은 원칙으로 접근한다. 저자는 비트코인을 예금처럼 안전한 자산으로 보지 않는다. 가격 변동과 규제 위험이 크지만 화폐 공급이 계속 늘어나는 시대에 발행량이 제한된 희소 자산 역할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핵심은 전부를 걸거나 완전히 외면하는 양극단을 피하는 데 있다. 생활비, 연금, 부채 상환 자금을 먼저 확보한 뒤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일정 비중만 담아야 한다.
오래 사는 시간이 자산으로 바뀌도록 설계해야 한다
책의 마지막은 연금과 절세 계좌, 부동산과 글로벌 주식, 달러 자산과 비트코인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연결한다. 연금과 현금은 생활을 지키는 수비 자산이다. 글로벌 주식과 우량 부동산은 장기적인 성장을 담당한다. 달러 자산은 원화에 집중된 위험을 나누고 세계 경제의 성장에 참여하게 한다. 비트코인은 손실을 견딜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희소 자산의 역할을 맡는다. 어느 한 자산도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각 자산의 역할과 비중이 연결돼야 한다.
120세 시대가 정확히 언제 올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이미 83.7년까지 늘었고 은퇴 뒤 살아가야 할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이 책이 말하는 부자는 단기간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사람이 아니다. 시장이 흔들려도 생활이 무너지지 않고, 노동소득이 끊긴 뒤에도 자산이 계속 일하고, 예상보다 오래 살아도 돈이 먼저 끝나지 않는 사람이다. 오래 사는 시간은 더 많은 돈을 써야 하는 시간이면서 복리가 작동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장수의 시간이 빈곤의 시간이 될지, 더 부유해지는 시간이 될지는 지금 어떤 자산 구조를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