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지구 반대편의 붕괴가 내 일상을 위협한다!“
시장과 정부의 한계를 넘어설 혁신적인 대안은 무엇인가?
서울대 김부열 교수가 현장 경험과 경제학 데이터로 풀어낸
지속 가능한 세계를 만드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김부열 교수의 신간 『가난한 나라를 돕는 이유』는 국제사회가 왜 지구 반대편의 가난한 나라를 돕기 시작했으며, 지난 수십 년간의 노력이 실제로 무엇을 바꾸었는지를 경제학과 데이터의 언어로 한눈에 펼쳐 보인다.
빈곤과 기아, 교육 격차, 아동·산모 사망, 감염병, 불평등, 기후위기라는 인류 공동의 난제를 해결하고자 만들어진 새천년개발목표(MDGs)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탄생부터 발전 과정을 촘촘히 짚어낸다.나아가 사회문제의 원인을 자본주의 경제와 공공 시스템의 한계에서 찾고, 비즈니스의 효율성과 현장 자립 생태계가 결합한 차세대 ‘사회혁신’ 대안까지 완벽히 조망한다.
절대빈곤율 36%에서 8.5%로...
막연한 구호가 아닌 ‘실증 데이터(RCT)’의 힘
이 책의 가장 독보적인 강점은 추상적인 구호나 도덕적 당위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아프리카 말라위, 에티오피아, 가나, 미얀마 등 국제개발 최전선에서 수십 년간 발로 뛰며 직접 경험한 현장의 모습을 생생히 들려준다.
저자가 겪은 최빈국 현장의 이야기는 인류 최초의 공동 방파제였던 새천년개발목표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로 이어지는 연대의 발자취다. 장학금 하나가 바꾼 여학생의 삶, 이동식 초음파 기기 한 대가 살려낸 산모와 아이의 생명 등 현장의 생생한 서사가 경제학적 분석과 긴밀하게 맞물린다.
실제로 새천년개발목표의 기준 시점인 1990년 이후 이루어진 국제개발협력을 통해 글로벌 절대빈곤율은 36%에서 8.5%로 급감했고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
기업은 사회문제를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인가
시장실패, 관료주의를 뚫는 ‘사회혁신 비즈니스’가 필요하다
자본주의가 잘 작동하지 않으면 가난한 이들을 외면하는 '시장실패'를 낳고, 국가의 일방적인 공적개발원조(ODA)는 관료주의와 재원 한계라는 '정부실패'를 마주한다. 그렇다면 시장과 정부가 모두 무너진 빈곤의 최전선에서 우리는 어떤 다음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 과연 기업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저자는 이에 대해 '시장의 효율성'과 '기업의 비즈니스 시스템'이 결합한 사회혁신 모델을 강력한 대안으로 제시한다. 2006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무함마드 유누스의 무담보 소액 대출,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정교하게 측정하고 보상하는 SK그룹의 사회성과인센티브(SPC)의 예시가 대표적이다. 이를 비롯해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사회적 금융 등 실제 변화를 만들어낸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이 어떤 방식으로 현실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대기업들이 사회적 경영에 나서고 소셜벤처를 육성하는 것은 이제 단순한 자선 활동이 아니다. 지속 가능한 단단한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외된 8억 명을 시장의 주체로 끌어올리는 비즈니스 안전망의 구축만이 필요하다는 깨달음 아래 이루어지는 가장 지혜롭고 현실적인 실천이다.
“지구 반대편의 목숨값은 우리와 정말 다른가?”
불평등, 능력주의 시대의 가장 뜨거운 화두
‘통계적 생명의 가치’에 던지는 질문
『가난한 나라를 돕는 이유』는 국제개발협력을 낯선 나라에 돈을 보내는 일로 바라보던 독자의 시선을 바꾼다. 불평등과 공정, 능력주의 논쟁을 비롯해 오늘날 우리가 깊이 생각해봐야 할 주제들을 다루며, 빈곤과 교육, 보건, 환경, 경제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해하게 한다. 또한 더 나은 사회는 정부나 국제기구만이 아니라 기업과 시민, 지역공동체의 새로운 선택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세계의 문제를 막연한 선의가 아닌 경제와 제도, 데이터의 언어로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가난한 나라를 돕는 이유를 묻는 데서 출발해, 우리가 어떤 미래를 선택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