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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개정판을 준비하며
프롤로그 내 모든 기록의 쓸모에 관하여

읽다 : 인생의 기록

읽다
영원히 새로운 책장
낭만적 오해
각자의 진실
비극이 알려준 긍정의 태도
그냥 그렇게 태어나는 것
일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지금, 여기서 행복할 것
그리하여, 오독오독 북클럽

듣다 : 감정의 기록

듣다
리스본 그 단골집
서랍장만 한 음악
감각의 왜곡, 왜곡의 음악
어느 날, 문득, 울다
피아노가 멈추던 순간
낯설고 아름다운 목적지

찍다 : 눈의 기록

찍다
벽 이야기
시간의 색깔

배우다 : 몸의 기록

6개국어 정복기
때때로 공방
“병뚜껑은 모을 만하지.”
야구 모르는 카피라이터가 야구응원가를 만드는 법 완전한 방목
읽지 않은 책으로 카피 쓰는 방법
내게 너무나도 관대한 세계

쓰다 : 언어의 기록
쓰기 위해 산다
살기 위해 쓴다
틈틈이와 꾸준히
저자 소개
저자 : 김민철
일상을 여행하며 글을 쓰는 사람. 글을 쓰며 다시 기억을 여행하는 사람. 광고 회사에서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오래 일했다. 《무정형의 삶》《내 일로 건너가는 법》《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 《띵 시리즈 : 치즈》 《하루의 취향》 등을 썼으며 현재 ‘오독오독 북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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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서툴고 뜨거웠던 10년 전의 기록, 이제는 나를 지탱하는 단단한 일상이 되다

2015년 처음 출간된 <《모든 요일의 기록》은 화려한 수식어나 거창한 성공의 서사 대신, “기억력이 형편없어서 기록하기 시작했다”는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정직한 고백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이 책은 자신의 일상이 의미 없이 휘발되는 것을 아쉬워하던 이들 사이에서 조용히 입소문을 타며 일상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러 출간한 개정판은 10년 전의 풋풋한 기록과 그 기록을 징검다리 삼아 현재의 성숙한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다. 김민철 작가는 이제 20년 직장인 신분을 지나왔고 8권의 책을 내며, 기록이 한 사람을 얼마나 단단하게 만드는지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특히 이번 책에 새롭게 써 내려간 4편의 새로운 글은, 기록이 어떻게 한 사람의 우주를 확장하고 무너지지 않는 성벽이 되어주는지 보여준다.

10년의 성찰이 빚어낸 네 가지 보물 같은 이야기

이번 개정판에는 새롭게 4편의 글이 추가되었다.
‘그리하여, 오독오독 북클럽’에서는 퇴사 후 시작한 북클럽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권의 책을 다섯 번이나 읽어도 주인공 이름을 잊어버리는 ‘망각의 대장’이지만, 사람들과 책을 ‘오독오독’ 씹어 먹으며 오독(誤讀)의 즐거움을 나누는 과정이 그려진다. 책이 개인을 넘어 어떻게 타인과 연결되는 ‘다리’가 되는지를 따뜻하게 보여준다. ‘낯설고 아름다운 목적지’에서는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운전’이 생각지도 못한 인생의 좌표로 이끌고 있는 이야기를 한다. ‘운전’과 ‘음악’이라는 일상적 소재에서 얻은 작가의 깨달음이 흥미롭다.
‘내게 너무나도 관대한 세계’에서는 한동안 그만두었던 ‘도예’에 대한 이야기다. 5년 만에 다시 물레 앞에 앉은 작가는 그동안 결과에 관대했던 세계에서 과정에 관대해지는 세계로 건너간다. 느려도 괜찮으니 하나를 해도 정확하게, 마음에 들게 하는 법을 배운다. 그냥 계속해보는 것이다. ‘틈틈이와 꾸준히’는 20년 차 직장인으로서 8권의 책을 낼 수 있었던 저자의 실전적인 삶의 태도다. 거창한 시간이 아니라 일상의 ‘틈틈이’를 공략하고, 그것을 ‘꾸준히’ 이어가는 힘이 어떻게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예술로 바꾸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읽고, 듣고, 찍고, 배우고, 쓰는 모든 요일의 기록
저자는 여전히 ‘기억력이 형편없는 사람’이라 자처하지만 그 부족함 덕분에 오감은 늘 깨어 있다. 읽으며 타인의 우주를 내 안으로 옮겨온다. 듣고 찍으며 배경음악처럼 흐르는 음악 속에서 인생의 결정적 장면을 포착하고, 카메라 렌즈를 통해 남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세상의 이면을 발견한다. ‘쓰는 것’은 세상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식이다. 매일 아침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솔직하게 써 내려가는 일기는, 어제의 나를 정돈하고 오늘을 다시 마주할 단정한 마음을 선물한다. “쓰다 보면 멀리 갈 수 있다”는 저자의 믿음은 읽는 이로 하여금 당장 펜을 들게 만드는 마법을 부린다.
이번 10주년 개정판은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는 책이 아니다. 10년 전 이 책에 열광했던 독자들에게는 성숙해진 동료로서의 깊은 공감을, 처음 기록의 세계에 발을 들인 독자들에게는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10년의 세월이 겹겹이 쌓인 이 책을 덮는 순간, 무심코 지나친 ‘모든 요일’ 속에, ‘나’를 구원할 가장 눈부신 문장들을 발견할 것이다.

책 속에서

개정판 작업을 위해 10년 전의 기록을 마주하면서 나는 끝없이 놀랐다. 그때의 나로부터 지금의 내가 너무나도 많이 변해서 놀라고, 동시에 조금도 변하지 않아 더 크게 놀란다. 변했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10년 전 이 기록들을 하나하나 다 뜯어고치고만 싶어진다. 문장 중간중간 숨어 있는 철 없는 나를 나무라고 싶고, 흥분해서 들뜬 나를 좀 진정시키고 싶다. 하지만 그건 온당치 못한 처사다. 10년 전의 나도 엄연히 존중받아야 하기 때문에. 10년 전의 이 기록에 공감하고, 위로를 느낀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싶기 때문에.
-<개정판을 준비하며> 중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소설을 읽는다. 소설을 읽으며,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사건을 통해 막연하게나마 인간을 배운다. 감정을 배운다. 왜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것인지, 왜 그런 판단을 내릴 수 밖에 없는 것인지, 왜 분노하지 않는 것인지, 왜 그렇게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인지, 왜 나와는 다른지, 왜 나와는 다른 선택으로 다른 삶을 살 수밖에 없는지 짚어간다. 현실 속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는 희박한 이해의 가능성을 소설을 통해서 약간이나마 늘릴 수 있지 않을까 소망하면서 읽는다.
-<각자의 진실> 중

오래 고민한 끝에, 나는 오독오독 북클럽을 시작했다. 2024년 1월에 시작했으니 벌써 2년이나 되었다. 벌써 18권의 책을 사람들과 같이 오독오독 씹어 먹었다. 한 권의 책을 다섯 번이나 읽고서도 주인공의 이름을 까먹는 나라서 여전히 좌절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나가고 있다. 다섯 번이나 읽고서야 이해하는 문장을 만나면 기꺼이 기뻐하며,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면 노트에 빽빽이 써 내려가며. 그 발견을 공유할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에 책에서 답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기적적으로 내 곁에 있기 때문이다. 몇 분 만에 통증이 줄어들거나, 몇 초 만에 문제가 해결되는 약효 대신, 오래 걸리더라도 깊이 헤매며 스스로의 답을 찾으려는 사람들. 이 사람들이 나의 새로운 동료가 된
것이다.
-<그리하여, 오독오독 북클럽> 중

감당 불가능한 아름다움이 내 속으로 밀려들어올 때 나도 모르게 눈을 감는 것. 감을 수밖에 없는 것. 풍선처럼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가 아무도 안 들리게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는 것. 아니면 한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로 숨 쉬는 법을 오래 잊고 있는 것. 임윤찬의 연주를 타고 그가 잠깐 어떤 순간에 다녀왔는지, 나는 안다. 그 순간이 얼마나 귀하고 드물다는 것도, 나는 안다.
그곳이 내가 음악으로 도착하고 싶은 순간이다. 모든 생각이 사라지고, 모든 언어가 사라지고, 연주자가 이끄는 대로, 음악이 이끄는 대로 그 흐름 속을 살아버리는 것. 입구로써의 음악이 아닌 목적지로써의 음악. 그곳이 원하는 최종 목적지다.
-<낯설고 아름다운 목적지 >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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