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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1 모음들의 긴급회의
2 훈민이의 하루
3 오안전 씨의 하루
4 왕잘난 씨의 하루
5 뻥튀기 씨의 하루
6 사라진 자음
7 모음과 자음을 찾아서
8 세종대왕 동상
9 한글아, 우리가 지켜 줄게!
# 작가의 말
# 모음 해답지
저자 소개
글 : 윤미경
동화와 동시를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2012년 황금펜 문학상에 동화 「고슴도치, 가시를 말다」가 당선되어 등단했습니다. 무등일보 신춘문예, 푸른문학상,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우수동화상을 수상했고, 2019년에는 「시간거북이의 어제안경」으로 MBC창작동화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 동화 『거울아바타 소환 작전』, 『우리 학교 마순경』, 동시집 『반짝반짝 별찌』, 그림책 『커다랗고 작은』, 청소년 소설 『얼룩말 무늬를 신은 아이』 등이 있습니다.

그림 : 현단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만들어 가는 세상을 꿈꾸며 그림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칙칙폭폭 여기여기 붙어라》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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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어느 날 갑자기 모음이 사라진다면?

거리 곳곳에 모음의 경고문이 깔렸지만, 사람들은 경고를 그저 가볍게 넘기며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다. 여전히 모음을 쏙 뺀 채 자음만으로 문자를 보내고, 줄임말과 신조어를 사용하며 한글을 파괴하는 일상은 계속된다. 마침내 참다못한 모음들이 행동에 나선다. ㅏ부터 ㅣ까지 모든 모음이 사람들의 혀 위와 간판, 컴퓨터, 휴대폰에서 일제히 몸을 숨기며 파업을 선언한 것이다. 모음이 자취를 감추자 세상은 순식간에 혼란과 침묵 속으로 빠진다. 거리의 간판과 표지판은 수수께끼처럼 변했고, 사람들은 말을 뱉어도 소통하지 못하는 답답함에 발만 동동 구른다. 모음들이 스스로 자취를 감춘 기발하고 유쾌한 소동극은 당연하게 누려 왔던 말과 글이 사라졌을 때 일상이 얼마나 무력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강렬하게 보여 준다.

알면 ‘영크크’, 모르면 ‘늙크크’?
편의를 넘어 배제로 이어지는 줄임말과 신조어
약속된 언어가 무너질 때 찾아오는 소통의 비극

모음이 사라지자 도로와 상점, 공항과 병원이 일제히 제 기능을 잃으며 도시는 순식간에 마비된다. 하지만 진짜 큰 혼란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터져 나온다. 경찰인 오안전 씨가 거리로 나가 사람들을 진정시키려 해도 소용이 없다. 대화가 통하지 않으니 사소한 부딪힘에도 서로 화를 내며 여기저기서 엉켜 싸우기 시작한다. 급기야 모음에 이어 자음까지 파업에 동참하며 사람들은 목소리마저 잃어버린다. 말과 글이 완전히 침묵하자 주먹이 힘을 얻기 시작하고, 거리 곳곳은 극심한 무질서와 혼란으로 얼룩진다. 모음의 부재로 시작된 이 기상천외한 사태는 과연 동화 속 판타지일 뿐일까?

작품 속 모음의 파업은 오늘날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언어 습관의 실태를 날카롭게 비춘다. 메신저나 SNS에서 “이거 진짜”라는 말 대신 ‘ㅇㄱㄹㅇ’을 쓰고, “감사합니다”라는 마음을 ‘ㄱㅅ’ 두 글자로 퉁쳐 버리는 초성 사용은 이미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어디 이뿐인가. ‘알잘딱깔센’, ‘억까’ 같은 줄임말에 더해 ‘TMI’, ‘TPO’처럼 외국어를 줄인 표현들까지 무분별하게 섞여 쓰이며 우리말은 갈수록 쪼개지고 파괴되고 있다. 더군다나 편의나 신속함을 위해 쓰이던 줄임말은 이제 단순한 습관을 넘어 세대를 가르고 타인을 배제하는 하나의 ‘놀이’로 변질되고 있다. 신조어를 아는 것은 유행에 앞서가는 자랑이 되는 반면, 모르는 사람은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은근히 겉돌게 만드는 배제의 문화가 만연해진 것이다.

이런 세태는 언어를 공유하는 집단 내부에는 강력한 결속력을 줄지 몰라도, 집단 외부에 있는 이들에게는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을 만든다. 편리함과 재미를 명목으로 언어를 파괴하면서 우리 스스로 타인과 이어질 기회를 차단하게 되는 셈이다. 사전에 등재된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사회가 약속한 기준 속에서 상대와 정확하게 소통하기 위함이다. 아무리 재미와 편의를 위해 만든 줄임말이나 신조어라 할지라도, 서로 약속되지 않은 언어는 상대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만들어 대화의 문을 닫아 버린다. 작품 속 사람들처럼, 우리 또한 일상 속에서 타인과 온전히 닿지 못하는 단절과 오해를 겪고 있는지 모른다.

세계가 인정하는 한글, 우리는 제대로 쓰고 있나?

『훈민정음 해례본』에 기록되어 있듯, 한글은 자음과 모음이 결합하여 하나의 완벽한 소리를 만들어 내는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음소문자이다. 초성과 중성, 종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비로소 하나의 글자가 완성되듯, 어느 하나라도 결여된다면 그것은 온전한 한글이라고 부를 수 없다. 최근 K-문화가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면서, 해외의 수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노래 가사를 외우기 위해 한국어를 공부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세계가 한글의 독창성에 찬사를 보내고 외국인들마저 한글을 배우려 열의를 보이는 반면, 정작 우리는 일상 속에서 무분별한 줄임말과 외래어 남용으로 한글을 제멋대로 훼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재기발랄한 컨셉과 감각적인 연출이 이뤄 낸 완벽한 조화

다채로운 동화와 그림책을 통해 특유의 통통 튀는 상상력을 선보여 온 윤미경 작가는 ‘파업’이라는 사회적 시스템과 민주적인 절차를 동화 속에 재기발랄하게 녹여 냈다. 모음 대표 ‘ㅏ’가 의장을 맡아 회의를 진행하고, 모음과 자음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며 투표에 참여하는 과정은 어린이 독자들에게 색다른 유쾌함과 사회적 소통 구조에 대한 흥미를 자극한다. 작가만의 독창적이고 정교한 기획력은 감각적인 그림이 더해지며 한층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2026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을 수상하며 평단의 주목을 받은 현단 작가는 모음이 사라져 생기를 잃은 세상을 흑백으로 처리하고, 등장인물마다 선명한 색을 부여하여 혼란에 빠진 도시와 인물 간의 대비감을 극적으로 연출해 냈다. 동화적 상상력이 빛나는 글과 세심한 그림이 완벽한 시너지를 이루며 어린이들에게 깊은 여운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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