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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봉지’에 걸리다 ----- 7
텔레파시가 통하지 않아 ----- 21
도우미는 역시 힘들어 ----- 37
동생 덕분에 ----- 53
피구 시합 ----- 69
칭찬의 한 봉지 ----- 77
저자 소개
저자 : 정진
문학을 사랑하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작가를 꿈꾸었고, 꿈을 이룬 지금은 오늘보다 더 나은 작가가 되려고 노력한다. 제13회 새벗문학상, 제2회 한인현 아동문학상을 받았고, 장안대학교 미디어스토리텔링과 초빙교수를 거쳐 한국독서지도연구회 초빙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지오와 비밀 장소』, 『욕 좀 하면 어때서』, 『물대장 오진한』, 『또쓰또 탐정단』, 『미래에서 온 노란 버스』, 『꿈이 나를 불러요』 등이 있다.

그림 : 소노수정
꿈을 사랑하는 만화가이다. 이탈리아 말로 ‘꿈’을 뜻하는 소노(sogno)를 이름 앞에 붙인 것도 그런 까닭이다. 제주도에 살면서 즐겁게 만화를 짓고 강의를 하고 있다. 『다육해줘』, 『놀러와! 도토리 슈퍼』 시리즈를 쓰고 그렸고, 『이야기가 담겨 있는 사시사철 생태놀이』, 『막 시 쓰는 이빨 마녀』, 『똥장군 토룡이 실종 사건』, 『으르렁 동물대왕이 지구를 지켜요』 등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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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소통하는 법을 알게 된 마리

마리는 어린아이인데 말을 조리 있게 한다. 공부도 잘하고 똑똑한 아이로 보인다. 교육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가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인데, 이 부분은 나무랄 데가 없다. 그런데 언어 교육의 영역만 살펴보아도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로 나뉘어 있다. 잘 들어야 말하고, 읽고, 쓰는 것도 잘할 수 있는 상호 유기적 관계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이런 유기적 관계가 통하는 게 어디 언어 교육뿐일까. 어쩌면 마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공부에서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고, 지금 당장 친구뿐 아니라 선생님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언제나 자기 할 말만 다다다다 늘어놓으니 누구도 마리의 말에 귀 기울이고 싶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신기한 건 마리가 영 미운털만 박힌 못된 아이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진 작가의 따스한 시선과 문체 덕분이 아닐까 싶은데, 마리 담임 선생님 캐릭터에 아주 잘 묻어난다. 칭찬도 야단도 즉각적으로, 공개적으로 하기보다는 아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은 선생님의 뜻이 바로 그 학급의 ‘한 봉지’ 이벤트에 담겨 있다. 그래서일까. 처음에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마리를 바라보았는데 점차 ‘왜 마리가 저렇게 행동하고 말하는 걸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져도 알맞은 구멍을 찾아 다시 끼우면 옷을 바르게 입을 수 있듯이 소통하는 법을 모르면 알려 주면 된다. 뜻이 서로 통하려면 내 생각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을 잘 듣고 이해하고 서로 다를 때 조율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을. 소통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런데 그걸 어린아이인 마리가 배우기 시작했다. 스스로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 나가는 모습이 참 예쁘고 다행스럽다.

함께 사는 세상의 열쇠가 되어 줄 관심, 눈치, 배려

자기중심적인 사람일수록 ‘나’ 외의 것에 별 관심이 없다. 마음이 끌리지 않으니 살펴볼 기회가 없고, 살펴보지 않으니 주변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고, 주변의 누군가를 챙길 마음이 잘 생기지 않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에 자기중심적인 사람을 비난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더불어 사는 만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소통에 대해 마음을 활짝 열어 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소통이 잘 되는 데 필요한 요소 중 몇 가지로 관심, 눈치, 배려를 꼽아 보려 한다. 다행히 이 세 가지는 노력을 통해 나아질 수 있고, 연상 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이 있다. 관심을 가지면 주변을 살피게 된다. 눈치라는 것이 부정적인 느낌으로 사용될 때도 종종 있지만 사실 타인의 마음을 알아내는 것이므로 살면서 꼭 갖춰야 할 요소이기도 하다.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차려야 배려할 마음도 생긴다. 물론 내 마음을 다듬어 한 단계 더 나아가야 가능하겠지만 앞서 관심과 눈치가 없다면 배려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마리는 아마도 자기중심성이 강한 어린이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적극적이고 눈치와 습득이 빠른 덕분에 자신이 친구들로부터 소외당하고 있다는 걸 느낀 것 같다. 왜 처음부터 몰랐을까로 접근할 게 아니라, 다른 장점 덕분에 단점이 빨리 개선될 수 있었다고 보면 좋겠다. 상극 같은 호민이와 학급 문고 도우미를 함께 맡았을 때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해 해결 방법을 제안한 것도, 같은 반 친구 윤아의 장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본받으려 한 것도 마리의 그런 장점이 작용한 덕분이겠다.

우리만의 즐거운 문화가 많아졌으면

‘한 봉지’는 마리가 속한 2반에만 있는 이벤트이자 문화다. 처음에는 선생님이 만들어 낸 규칙에 불과했겠지만 ‘칭찬의 한 봉지’가 됐든 ‘반성의 한 봉지’가 됐든 학급의 모든 아이들이 ‘한 봉지의 사연’을 공유하고 친구가 가져오는 한 봉지를 기대하게 되었을 것 같다.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아이들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모든 어린이와 부모가 반기는 한 봉지는 아니었겠지만, 우리끼리 공유하는 무엇이 있다면 학교에 갈 즐거움이 하나 더 늘어날 것 같은 기대감이 생겼다. 어떤 숙제이든 이벤트이든 학급 안에서 소통이 잘 되어서 그들만의 즐거운 문화가 많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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