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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한, 누구에게나 인생은 열린 결말입니다 : 강의모의 책 읽기 책 일기 - 읽는 사람 1
목수책방 2019.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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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는 맛있는 기억이다
그 흔한 취미
이름이 뭐라고
햇빛을 모으는 시간
돌아선다는 것
다가오는 것
바람의 지표
아무나 이겨라
어른의 무게
사랑도 마실
네 꿈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더불어 세상
사색은 멀고 검색은 가깝다
책하고 놀기
반복의 슬픔과 기쁨
시험을 치르는 자세
마음아 이겨라!
아무튼, 하루쯤 방랑
읽는 여행
익숙한 봄, 낯선 하루
물리와 화해하기
읽는 사랑
혼자가 아닌 나는 없다
늙는 게 뭐라고
그림책을 읽는 시간
모든 경계에 우정이 흐르기를
우정의 진화
느리게 읽는다는 것의 의미
단순해질 용기
살아 있는 한, 인생은 열린 결말

강의모가 읽었고, 또 읽게 될 책
닫는 글
저자 소개
저자 : 강의모
어렸을 때부터 유독 텍스트 읽기를 좋아했다. 때문인지 읽기는 늘 맛있는 기억이다. 삶의 여러 굽이를 돌아 아주 늦은 나이에 라디오 작가가 되었고, 하루하루를 기적이라 생각하며 지금껏 일하고 있다. MBC FM ‘오미희의 가요응접실’을 시작으로 여러 방송사의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을 맡았으며 현재는 SBS 러브FM ‘최영아의 책하고 놀자’와 ‘유영미의 마음은 언제나 청춘’을 담당하고 있다. ‘최백호의 낭만시대’ 작가로 2013 SBS 연예대상 라디오 작가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노년에 인생의 길을 묻다》(공저), 《아까운 책 2012》(공저), 《땡큐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있다. 돌아보니 읽으며 익어 온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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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내가 가 보지 못한 길,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이 아직 이렇게나 많으니,
책 앞에 머리를 조아리는 마음은 오래 지속될 것입니다. 아니 더 커질 것입니다.”

작가는 방송작가라는 직업을 “듣기 좋은 말로 프리랜서, 자조적인 표현으로는 일용직, 겸손과 비굴 틈새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이라 말한다. 그리고 ‘책 읽기’야말로 겸손과 비굴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하는 아슬아슬한 삶 속에서 버틸 수 있게 해 준 힘이라 고백한다.
강의모 작가에게 책은 아주 오랜 벗이자 스승이었고 일의 동반자였다. 어린 시절 친구 대신 책에서 우정을 구하며 《데미안》 같은 책을 읽고 또 읽었으며, 시험공부를 하러 갔다는 사실을 잊고 친구 집 책장에서 빼 낸 황순원 소설에 빠져 밤을 샌 적도 있는 한 소녀는 자라서 국어교사가 되었다. 그리고 이후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라디오 작가가 되었고, 10년 넘게 SBS 러브FM ‘책하고 놀자’의 작가로 일하고 있다. 그의 표현대로 책이 없는 일상은 상상하기 어려운, “읽으며 익어 간” 삶이었고 현재도 여전히 그렇다.
‘강의모의 책 읽기 책 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저자가 2017년 6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서울신문〉 ‘문화마당’에 연재한 칼럼을 다듬고 몇 편의 글을 더 보태어 만들어졌다. 책에 실린 글마다 뒷부분에 글쓴이에게 특별히 영감과 깨달음을 준 책 속 문장과 촌철살인 코멘트도 붙여 놓았다. 책에 실린 30편의 글에는 그동안 강의모 작가의 삶 속에서 헤매지 않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 주었던 수많은 책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글에는 책과 하나하나 긴밀하게 연결된 사람들의 이야기와 소소한 깨달음을 준 삶의 경험들이 녹아 있다. 지난 10년간 저자의 독서 스승이 되어 주었던 소설가 김탁환이 추천사에 적은 글처럼 “책과 사람이 연결되어야지만 삶의 지혜가 다리처럼 놓인다는 점을 투명하게 보여 주는” 글들이 이어진다.
책을 읽을수록 책 앞에서 겸손해진다고 말하는 저자는 ‘책하고 놀자’ 프로그램의 작가로 일하며 만났던 인터뷰이들에 관한 이야기는 물론, 비영리단체인 바라봄사진관과 함께했던 봉사활동 이야기, 어렵게 꺼낼 수밖에 없는 개인적인 삶의 이야기 등을 그동안 읽었던 책 이야기와 촘촘하게 엮으며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고민했을 법한 인생의 문제들을 툭 던져 놓는다. 그리고 독자들은 눈으로 글을 좇으며 저자가 경험했던 ‘책 읽기’의 힘에 공감하게 된다.
특히 작가가 책과 사람 속에서 발견한 “진짜 어른으로 조금 더 깊어지라는 인생의 충고”들은 새겨들을 만하다. “책 읽는 귀여운 할머니가 되는 것”이 꿈인 작가는 누구에게나 열린 결말인 여생에 대해 호기심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한다. 삶을 향한 호기심을 잃지 않게 해 준 것. 사람을 잇고 경험을 확장시켜 준 것. 그것이야말로 책이 그에게 지금까지 한평생 끊임없이 선사해 준 아주 특별한 선물일 것이다. 이 책도 독자들에게 그런 선물로 다가갈 수 있기를.

* 이 책은 책과 멀어지고 있는 요즘 사람들에게 다시 ‘읽기’의 즐거움을 일깨워 주고, 종이책의 특별함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주는 목수책방의 새로운 에세이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입니다.

책 속에서

젊었을 때는 실없이 웃는 사람이 제일 싫었다. 삶의 자세는 마냥 진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어리석음이 내 전반기 생을 망쳤다. 쉰이 넘으면서 깨달았다. 헐렁헐렁 살아야 삶도 나를 편안하게 풀어 준다는 것을.

이 소설에는 뒤로 걷는 사람들이 나온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자들의 독특한 애도 방식이다. 뒤로 걷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지나온 시간을 복기하며 등으로 밀고 나가는 걸음이다. 그 행위가 매혹적이기는 하나 위험이 따르는 일이라 실행해 보지는 못했다. 그저 이 소설을 꼭 한 번 더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어쩌면 같은 책을 다시 읽는 것도 뒤로 걷는 것과 비슷한 의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도 문이 있다. 힘으로는 열리지 않는다. 공감하는 마음이 열쇠다

무엇이 좋다, 싫다. 무엇을 안다, 모른다. 억압에 짓눌린 삶은 이런 말을 하는 데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알고자 노력하는 마음을 편하게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 또한 잃은 것을 잃었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어른이다.

살아 보니 대개의 경우 과잉보다는 결핍이 나았다. 충족은 태만과 일탈을 불렀고 결핍은 성실과 노력을 이끌었으니. 단독자로 분투한 삶은 스스로도 참 대견할 정도다.

노화는 신체적인 근육과 뼈대만 굳어 가는 게 아니다. 마음의 유연성도 점점 줄어들고 눈이 어두워지는 것만큼 생각의 시야도 자꾸 좁아진다.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고 성형외과를 찾아 검버섯과 주름을 없애는 것으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 ‘동안’보다는 ‘동심’을 회복하는 것이 훨씬 이롭다.

책에서 우정을 구했던 어린 시절이 내게 좋은 기억으로 오래 남아 있음이 고맙다. 《데미안》을 읽고 또 읽던 때가 있었다. 생각만 너무 많았던 시절이다. 같은 구절을 읽으며 같은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해도 그때와 지금의 이해는 다르다. 좋은 책은 거듭 읽어도 늘 새롭다.

조급증에 빠진 사람들에게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충고한다. 그렇다면 방향을 잡는 것도 서두를 일이 아니다. 헤매는 것이 인생이다.

연말이면 지난 한 해를 잘 갈무리하자는 강박감이 은근히 생긴다. 오래 전 써 놓은 단상 중에서 이런 글을 발견했다. “삶은 만만해졌다 싶으면 곧 막막해지고, 막막해서 주저앉고 싶으면 다시 만만한 구석이 보인다. 그래서 계속 산다. 살아지고 살아 낸다.” 8년 전 고백한 그 심정은 지금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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