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엄마 정원사와 딸 정원사가 함께 쓴 정원식물 안내서
《숲새울의 정원식물 243》은 남양주시 조안면에 자리한 숲새울정원의 정원식물 243종을 소개하고 실질적인 가드닝 노하우를 알려 주는 책이다. 20년 넘게 식물과 함께하며 정원을 가꾸어 오고 있는 엄마 정원사의 오랜 가드닝 경험을 필연적으로 정원계에 발을 들여놓을 수밖에 없었던 ‘정원수저’ 딸 정원사가 공부하는 마음으로 기록하고 정리했다. 본격적인 정원식물 소개에 앞서 책 앞부분에는 딸 정원사가 묻고 엄마 정원사가 답하는 형식으로 숲새울정원의 역사와 생생한 가드닝 경험담을 만날 수 있는 글이 실려 있다.
가드닝을 시작하기 전에 알아 두어야 할 것들
‘숲새울정원, 이렇게 심고 가꾼다’ 장에서는 초보 가드너들이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할 가드닝 기초 지식이 정리되어 있다. 식물이 좋아하는 환경에 식물을 심어야 한다는 것은 가드닝의 기본 중 기본. 내한성, 광요구도, 내습성 등 기본적으로 알고 시작해야 할 식물의 특성이 무엇인지, 디자인·색상·높이·계절 등은 어떻게 고려해야 하는지, 새로운 품종을 심어 보는 일이 정원사에게 왜 중요한지, 식물 학명을 알아 두는 것이 왜 필요한지 등 정원 가꾸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어야 할 내용들을 하나하나 짚어 준다.
어떤 식물을 심을까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은 지금까지 숲새울정원에서 키우고 돌보았던 수많은 식물 중에 정원사들에게 소개할 만한 243종의 식물을 선정해 보여 준다. 일부러 심지 않았는데 정원에 찾아온 한해살이·두해살이풀은 물론, 정원에서 키워 볼 만한 다양한 숙근초와 구근식물, 회초리 같았던 묘목부터 키운 교·관목까지, 매우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다. 나의 정원에 특별한 식물을 초대하고 싶지만 어떤 식물이 있는지 아직 잘 모르는 초보 정원사라면 특히 이 책이 반가울 것이다.
꼭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개화 시기는 정원사가 식물을 선정할 때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그래서 이 책은 꽃 피는 시기를 대충 가늠할 수 있도록 사진 촬영 날짜순으로 식물을 배열하고 월별로 분류했다. 일부 식물은 꽃 모양을 확인할 수 있도록 확대 사진을 함께 넣었다. 개화 시기는 물론 양지·음지·반양지 등 식물이 자랄 땅의 특성과 대략적인 식물의 크기도 표기했고, 한해살이·두해살이풀, 숙근초, 구근식물, 덩굴성식물 등 식물의 핵심 특성도 따로 구분해 놓았다. 정원사들에게는 개별 식물을 어떻게 조화롭게 배치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독자들은 계절마다 두드러지는 숲새울정원의 식물 조합 사진을 보며 식재 계획을 세울 때 참고할 수 있다.
정원사들에게 매우 익숙한 식물인 튤립, 매발톱, 수국, 다알리아 관련 정보는 따로 정리되어 있으며, 가드닝 도구나 식물 구입처, 숲새울정원의 1년 정원 관리 스케줄 같은 실용적인 정보도 만나 볼 수 있다. 이 책의 모든 정보는 숲새울정원의 환경 조건에 한정된 것이지만, 오랜 가드닝 경험에 기초해 정리한 살아 있는 정보라 정원에서 예기치 못한 여러 문제를 만나게 되는 정원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책 속에서
가드닝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새로운 품종이 보이면 무조건 구해 심었다. 하지만 식물 관련 지식도 없이 마구 심다 보니, 내 흙에서 함께하지 못하고 이별하기 일쑤였다. 조금씩 정원이 나이를 먹어 가면서 자연에게 배우기 시작했다. 그래, 자연을 거스르지 말자. 자연이 원하는 대로 가 보자. 그러자 내 정원을 좋아하는 식물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 식물들을 사랑하기로, 풀을 너무 미워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지나치게 세를 불리지 않으면 풀들과 함께 살아가기로 결심하니 마음이 훨씬 여유로워졌다. - 서문 중에서(신재열)
왜 숲새울정원이 특별한지 딱 꼬집어 정의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오랫동안 유지해 온 정원의 바탕이 되는 크고 작은 나무들, 그 주변에 밀집한 여러 숙근초와 다양한 종의 식물, 교육기관에서 배운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스스로 터득해 온 엄마만의 손맛과 타고난 미적 감각, 식물에 관한 깊은 지식으로 일구어 낸 자연스러움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막연하게 사진과 에세이로 그 특별함을 피력하기보다 실질적으로 정원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원식물과 엄마의 가드닝 노하우를 정리해 공유하고 싶었다. 또 숲새울정원의 초본과 교·관목들을 설명하고 계절별로 두드러지는 장면들을 책에서 보여 주고자 했다. - 서문 중에서(최가영)
새로 도입한 숙근초(겨울 동안 식물체의 지상부가 말라 죽고 뿌리만 남아 있다가 봄에 생장을 계속하는 초본식물)가 땅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은 식물의 특성에 따라 길어질 수 있다. 몇몇 장소에서 실험해 보면서, 식물을 옮기기도 하면서, 꼬박 한 해를 기다려야 한다. 개체를 이곳저곳 분산해 보는 일에는 항상 위험이 따른다. 정원에 있는 식물이 수백 가지가 넘고 시시때때로 올라오는 여타 식물들과도 구분해야 해서 아직 자리 잡지 못한 테스트 개체를 내내 보살피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으로 그 식물을 원한다면 노력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노력한 시간은 분명 보상해 줄 것이다. 이렇게 했는데도 식물이 이 정원에서 못 살겠다고 하면 그때는 미련 없이 보내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