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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론: 왜 빨강인가
홍실에 묶인 운명 | 루주의 역사
1장 동물의 빨강
인도 랙 | 아르메니아 레드 | 지중해 케르메스 | 구세계 코치닐 | 신세계 코치닐
2장 식물의 빨강
숨겨져 있는 빨강, 지의류 | ‘용의 피’ 기린혈 | 브라질과 죄수 | 꼭두서니와 염색 기술
3장 땅의 열매
고귀한 돌 ‘루비’ | 반투명한 빨강 | ‘피의 돌’ 적철석 | 시노피아
4장 신비한 빨강
마법의 힘을 가진 철광석 | ‘붉은 영약’ 버밀리온 | 연단과 미라 | 붉은 유리
5장 더 나은 삶을 위한 빨강
석탄에서 얻은 색 | 실험실에서 벗어나 공장으로 | 빨강을 만드는 남자, 여자 그리고 아이들…… |
…… 그리고 그들의이웃들 | 새로운 빨강의 이용
6장 멋진 빨강
새로운 빨강을 향한 사냥 | 평평한 빨강 | 유통 기한이 있는 빨강 | 새로운 빨강의 영향
7장 경계 가로지르기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 | 물질과 비물질
8장 빨강의 의미
빨강을 향한 사랑과 증오 | 의미와 실체 | 빨강의 어원 | 특별한 빨강
9장 붉은 흙
산 자와 죽은 자를 위한 동굴 | 탄생과 죽음 | 붉은 흙? | 흙의 힘 | 번트 시에나
10장 빨간 피
예술가들의 피 | 신성한 피 | 출산과 상처 | 붉은 깃발 | 레드 하트
11장 붉은 불
죽음의 신 하데스 | 불의 여신 헤스티아 |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 | 금속 직공들 | 신적인 변용 | 과학적인 변용
12장 붉은 열정
빨간 하늘 | 향기 나는 빛
저자 소개
저자 : 스파이크 버클로
저자 스파이크 버클로(Spike Bucklow)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예술사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회화 복원 전문가 과정을 마쳤다. 현재 케임브리지대학교 피츠윌리엄 박물관 산하 해밀턴 커 연구소Hamilton Kerr Institute의 수석 연구원이다. 회화 보존 및 복원을 위해 설립된 해밀턴 커 연구소에서 운영하는 복원 전문 대학원과 인턴십 과정의 강의도 맡고 있다. 또한 [스타 워즈], [인디아나 존스] 등 영화와 TV 프로그램의 특수 효과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런던 유물학회Society of Antiquaries 회원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회화의 연금술The Alchemy of Paint≫, ≪이미지의 수수께끼The Riddle of the Image≫ 등이 있다.

역자 : 이영기
역자 이영기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일간지 기자를 거쳤다. 번역서로는 ≪구글 이후의 세계≫, ≪위험한 생각들≫, ≪기하학 캠프≫, ≪올 어바웃 러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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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열정과 매혹의 색, 빨강
빨강은 왜 특별할 수밖에 없는가?
신화에서 과학까지 입체적으로 접근한 ‘빨강의 모든 것’
최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것을 두고 한국과 미국 정부는 북한이 ‘레드 라인’을 넘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왜 ‘넘어서는 안 될 선’을 가리킬 때 ‘빨간’ 선이라고 부를까? 홍등가, 물랭 루주처럼 성적이고 관능적인 것에는 왜 ‘빨강’을 붙일까? (사춘기 소년들 사이에서 도색 잡지를 가리키는 은어도 ‘빨간책’이다.) 또 빨간색 하트와 빨간색 장미는 사랑을 표현하고, 레드 카펫은 존경과 선망...
열정과 매혹의 색, 빨강
빨강은 왜 특별할 수밖에 없는가?
신화에서 과학까지 입체적으로 접근한 ‘빨강의 모든 것’
최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것을 두고 한국과 미국 정부는 북한이 ‘레드 라인’을 넘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왜 ‘넘어서는 안 될 선’을 가리킬 때 ‘빨간’ 선이라고 부를까? 홍등가, 물랭 루주처럼 성적이고 관능적인 것에는 왜 ‘빨강’을 붙일까? (사춘기 소년들 사이에서 도색 잡지를 가리키는 은어도 ‘빨간책’이다.) 또 빨간색 하트와 빨간색 장미는 사랑을 표현하고, 레드 카펫은 존경과 선망을 뜻하고, 레드카드는 금지와 퇴장을, 홍위병, 빨갱이 같은 공산주의와 관련된 용어들은 증오와 투쟁을 상기시킨다. 이처럼 빨강과 관련된 표현들은 셀 수 없이 많고, 가리키는 의미도 극과 극이다. 한편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부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빨간색으로 장식하고, 전 세계 모든 나라의 국기 중 80%는 빨간색이 들어 있다.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팀은 승률이 더 높다는 조사도 있다. 빨강과 관련된 이런 사례들은 끝없이 댈 수 있다.
모든 색은 다 중요하다. 색마다 각각의 역할이 있고 우리의 감성을 건드린다. 그럼에도 유독 빨강은 검정, 하양, 파랑, 노랑 등의 다른 색보다 훨씬 강한 감정, 혹은 열정, 에너지를 환기시킨다. 이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과 빨강이 깊은 관계를 맺어온 어떤 흔적이 아닐까. ≪빨강의 문화사≫는 바로 그런 추측에서 시작되었다. 신화, 종교, 과학, 언어학, 고고학, 인류학, 미술 등 다각적이고 입체적으로 빨강의 근원을 추적하고 있다.
예컨대 구석기 시대의 동굴 벽화들은 대부분 빨간색 소를 그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소를 그릴 때 사용한 빨간색 안료는 어디서 구한 것일까? (그것은 황토를 가열해서 얻은 적토였다.) 또 남 웨일스의 스완지 서쪽 해안에서 발견된 무덤에서는 3만 40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되었는데 시신은 빨간 의상을 걸치고 있었고 유골도 빨간색 흙(적토)으로 착색돼 있었다. 나중에 ‘붉은 숙녀Red Lady’ 혹은 ‘파빌랜드의 마녀’라고 불리게 된 이 시신에는 왜 빨간 흙이 뿌려져 있었을까?
빨간색 염료의 품질이 명화를 변색시킨 사연도 설명된다. 빈센트 반 고흐의 (1890)은 원래는 저녁놀이 지는 하늘에 빨간색이 도는 핑크빛sunset-pink 구름을 표현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하얀색으로 변해 버렸다. 안료의 품질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흐의 1888년 작품 도 마찬가지다. 고흐는 고갱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그림은 보라색violet 혹은 연보라색lilac을 한 벽과 붉은 바닥을 가진 침실을 그린 것으로 휴식 혹은 잠을 연상시키는 그림”이라고 설명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색이 변해 버려 그런 느낌이 사라졌다. 이후 미술 복원팀이 원래 색으로 되살려 냈고, 이 책에서는 그렇게 복원한 그림이 도판으로 실려 있다. 실제로 이 책의 미덕 중 하나는 70컷의 생생한 컬러 화보가 독자들에게 빨강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열정과 수난, 삶과 죽음, 빛과 어둠
‘빨강’은 ‘야누스’다
이 책에는 빨강과 관련된 다채로운 에피소드와 교양 정보가 풍부하게 실려 있다. 예를 들어 빨간색을 얻는 질 좋은 천연 염료인 코치닐이 스페인이 정복한 신대륙에서 대량으로 생산되자, 이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이 식민지 제국 사이에서 치열하게 벌어지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영국 엘리자베스 1세는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공급을 독점한 스페인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게 되자 해적들을 동원해 코치닐을 실은 선박들을 노획하도록 방조하고 심지어 권장할 정도였다. 결국 코치닐을 둘러싼 각국의 경쟁은 새로운 국제 무역 질서를 형성하는 데 주요한 계기가 되었고, 그때 형성된 국제 무역 질서가 현대에까지 이르고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리고 루주는 언제부터, 어떤 경로를 통해 여성들의 주요한 화장품이 되었는지, 진드기 같은 패각충이나 코치닐, 꼭두서니, 브라질우드 같은 동식물뿐 아니라 적철석, 시노피아 같은 광물에서 어떻게 빨간 염료를 얻었는지, ‘철학자의 돌’이 빨간색을 띠고 있다고 믿었던 연금술사들이 이를 얻기 위해 어떤 노고를 마다하지 않았는지, 콜타르에서 합성염료 제조법을 발견한 이후 독일과 영국, 프랑스 사이에서 합성염료를 개발하기 위한 ‘화학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특히 이 경쟁에서 승리한 독일이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통해 어떻게 흥망의 과정을 겪게 되는지 등등이 소개된다.
또한 빨강이 만물을 이루는 원소인 흙과 불, 그리고 인체의 핵심인 피와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신화와 종교, 패러데이의 ‘촛불의 과학’ 등을 통해 짚어본다. 이를 통해 저자는 빨강은 결국 열정과 수난(피의 속성), 삶과 죽음(흙의 속성), 빛과 어둠(불의 속성)을 모두 내포하고 있는 ‘모순적인 색’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그렇기 때문에 빨강과 관련된 언어가 서로 상반된 의미를 띠고, 일상생활에서도 서로 모순되게 적용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 그것이 바로 빨강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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