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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한국어판 서문
감사의 말

서론
끝과 시작에서, 혹은 중국이 실재했을 때

1장 미국의 아시아: 중국의 재발견, 지식의 재고
2장 학자일 것인가, 말 것인가: 학계에서의 급진주의적 실천
3장 바라보기와 이해하기: 욕망의 장소로서의 중국
4장 테르미도르 반동: 글로벌 마오주의와 그 종언

에필로그
다시, 일개 지역으로: 1980~1990년대 ‘중국’의 운명

주
옮긴이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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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파비오 란자 (Fabio Lanza)
애리조나주립대학 역사학과와 동아시아학과에서 중국 근현대사를 가르치고 있다. 주요 관심사는 중화인민공화국 사회사, 문화대혁명사, 중국 근현대 학생운동사, 역사학 이론 등이다. 『문 뒤에서: 베이징에서 학생의 발명Behind the Gate: Inventing Students in Beijing』 『냉전사 탈중심화하기: 로컬 및 글로벌 변화De-Centering Cold War History: Local and Global Change』 『도시 혁명: 베이징의 인민공사Urban Revolution: People’s Communes in Beijing』 등을 쓰고 엮었다.

역자 : 설재희
고려대 사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매사추세츠대학에서 근현대 중국의 과학과 사회, 공공역사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고 있다. 새와 인간의 관계를 통해 20세기 중국의 과학, 정치, 환경의 역사를 고찰하는 내용의 박사 논문을 작성 중이다. 「중화인민공화국 고고학의 대외 교류와 문화재 외교의 개황槪況」 「인민과 권위를 나누기: 대약진 시기 참여형 박물관학의 발명Sharing Authority with the Masses: Inventing Participatory Museology During the Great Leap Forward」 등의 논문을 썼다.

역자 : 이종식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 고려대학교 사학과에서 학사학위와 석사학위를, 하버드대학교 과학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인문사회학부 교수 및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 부소장으로 재직했다. 근현대 중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과학사학, 과학기술학STS, 아시아학, 동물연구animal studies 등을 아우르며 연구와 교육에 임하고 있다. 《인민을 넘어서는 인민공사: 마오 시대 중국의 수의 노동자와 비인간 동물》(근간)을 썼으며, 《서양과학은 없다》 《붉은 녹색혁명》 《탄소 기술관료주의》 《리센코의 망령》 등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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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가치중립’이라는 미명의 탈각

저자는 존 페어뱅크John K. Fairbank를 비롯해 미국 냉전기 아시아 연구를 주도했던 거물급 자유주의 학자들과 현대화론 학파들이 실상 미국의 제국주의적 대외 정책, 특히 베트남 전쟁과 긴밀하게 결합해 있었음을 고발한다. 매카시즘의 광풍 속에서 길들여진 미국 학계는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적인 과학’을 표방했으나, 실상은 미국 패권의 전략적 필요에 따라 아시아를 재단하는 도구에 불과했다. 란자는 학문적 연구와 대학에 지원되는 연구 자금, 그리고 국가 권력의 폭력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었는지를 파헤친다.

이어서 CCAS(우려하는 아시아학 연구자 위원회)의 탄생의 역사적 경로와 그들의 실천적 지성이 어떤 식으로 돋보였는지를 세밀하게 추적했다. 1968년 결성된 CCAS는 주로 젊은 대학원생들과 소장파 연구자들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학문과 행동Scholarship and Activism의 분리를 거부하고, 지식 생산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혁명하고자 했다. 이들에게 마오주의 중국은 자본주의적 근대성과 관료제화된 학계에 맞서는 대안적 사회 구성의 가능성이자 영감의 원천이었다. 서구 자본주의의 병폐와 관료제화된 아시아 학계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대안적 정치’와 ‘새로운 지식 생산 방식’의 가능성으로 다가왔다. 특히 문화대혁명 시기 지식인과 노동자의 위계가 흔들리고 민중이 역사의 주체로 부상하는 모습은 이들 젊은 연구자들에게 깊은 지적 충격을 주었다.

CCAS에게 치명적이었던 것은, 1975년 하노이 정권이 사이공의 남부 군사정권을 무너뜨렸을 때 약 150만 명의 베트남인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했으며, 그중 다수가 보트피플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1976년 마오가 사망한 후 중국 정부는 적어도 4000만 명의 무고한 중국인의 죽음을 초래한 그의 끔찍한 범죄 중 일부를 공론화했다. 그리고 1975년부터 집권해온 폴 포트의 대량학살 집단 크메르 루주가 인류 역사상 보기 드문 잔혹함을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목격할 수 있었다. 이어 1978년에는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침공했고, 1979년에는 중국이 캄보디아 내 자국 파트너들을 축출한 것에 대해 캄보디아 통치자들에게 교훈을 준다는 명목으로 베트남을 침공했다. 아시아의 공산주의 지도자들은 결코 인류 해방을 촉진하기 위한 반제국주의자로 행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1979년 CCAS는 해산되었다.

‘비판적 관심’의 변질과 냉전의 전환기

비판의 종언은 냉전 질서의 변모와 함께 찾아왔다. 미중 수교 및 베트남 전쟁의 종결, 그리고 중국 내부의 포스트 혁명적 변화 속에서 CCAS가 지녔던 급진적 긴장감은 서서히 희석되었다. 한때 기존 학계의 근간을 뒤흔들고자 했던 CCAS의 급진적 목소리는 점차 제도의 틀 안으로 포섭되거나 냉전적 현실주의에 자리를 내어주며 역사 속으로 침전되었다. 저자는 이를 통해 한 시대의 정치적 열정이 어떻게 제도화되고 소멸하는지를 냉철하게 기록한다.

이 책은 단순한 지성사적 회고록을 넘어선다. 파비오 란자는 인터뷰와 아카이브 자료를 바탕으로 학문적 연구가 권력 구조 및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어떻게 얽혀 들어가는지 생생하게 직조해 낸다.특히 오늘날처럼 인문사회과학의 위기가 논증되고 '지식의 실용성'이 자본의 논리에 종속되는 시점에서, 이 책은 학자가 사회적 불의와 폭력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객관성과 실천성 사이의 긴장을 온몸으로 돌파하려 했던 1960년대 학자들의 분투는, 오늘날 동시대 연구자들에게도 학문의 윤리와 정치적 책임에 대한 깊은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이 책은 냉전기 미국 지성사가 남긴 가장 아프고도 찬란했던 반성의 기록이자, 학문과 정치가 만나는 지점에 대한 가장 도발적인 서사다.”

물론 저자의 접근방식과 사상사적 태도에 대한 반론도 있다. 에드워드 프리드먼Edward Friedman은 한 잡지의 서평에서 “란자의 책은 잘 연구된 저작이지만, 그의 마오주의적 동조 성향으로 인해 그 가치가 훼손된다. 그는 CCAS 세대의 가장 뛰어난 중국학 학자들을, 그들이 마오주의적 관점에서 연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깎아내린다. 그는 혁신에 헌신했던 소수를 모든 CCAS 구성원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는다. 게다가 서구 제국주의의 유일무이한 악덕에 대한 가정들을 훼손한 아시아의 역학 관계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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