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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고대
옛 유물에서 발견하는 개의 다양한 이미지
증세
암흑기를 거쳐 현세의 삶에 재등장하기까지
인문주의
사냥의 동반자, 귀족들의 자부심
르네상스
최고로 사랑받은 반려동물
바로크
다양?한 품종의 개발
18세기
로코코의 내실과 사치스러운 개 무덤
19세기
사회적 지위의 상승
20세기
대중문화의 아이콘
저자 소개
저자 스테파노 추피(Stefano Zuffi)는 1961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났다. 르네상스 및 바로크 미술에 관련된 많은 책들을 기획하고 집필하였다. 대표적인 저서로《천년의 그림여행》《사랑과 욕망, 그림으로 읽기?》《신약성서, 그림으로 읽기》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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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출판사 서평
예술작품으로 살피는 개와 인간의 사회사
인간과 개의 친밀한 역사는 무려 1만 4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충성스러운 눈빛과 따뜻한 감촉, 언제나 주인의 기분을 살피는 사려 깊은 성격 등 우리?는 개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와 감동을 받는다. 인류가 키웠던 다른 동물들과는 다르게 개는 유일하게 인간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오랜 세월을 거치며 함께 살아왔다. 이러한 개에 대한 인간의 각별한 애정은 미술의 역사 안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모네, 르누아르, 벨라스케스, 루벤스, 피카소 등 수많은 거장들이 화려한 화...
예술작품으로 살피는 개와 인간의 사회사
인간과 개의 친밀한 역사는 무려 1만 4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충성스러운 눈빛과 따뜻한 감촉, 언제나 주인의 기분을 살피는 사려 깊은 성격 등 우리는 개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와 감동을 받는다. 인류가 키웠던 다른 동물들과는 다르게 개는 유일하게 인간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오랜 세월을 거치며 함께 살아왔다. 이러한 개에 대한 인간의 각별한 애정은 미술의 역사 안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모네, 르누아르, 벨라스케스, 루벤스, 피카소 등 수많은 거장들이 화려한 화폭에 개의 모습을 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때로는 왕의 옆자리를, 때로는 비천한 자들의 곁을 지키는 그림 속의 개들은 서양미술의 많은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만일 당신이 굶주린 개를 데리고 와서 정성껏 보살핀다면
그 개는 절대로 당신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사람과 개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마크 트웨인
인류 문화에 가장 깊이 뿌리내린 동물
그리스ㆍ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지옥의 파수꾼 ‘케르베로스’, 호메로스의《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충견 아르고스 등 문학과 예술 안에서 개의 역사는 매우 깊다. 서사시《오디세이아》를 보면 20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영웅 오디세우스를 유일하게 늙은 개 아르고스만이 알아보는 장면이 있다.
“엎드려 있던 개는 오디세우스가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반가운 마음에 두 귀를 내리고 꼬리를 흔들었지만, 기운이 없어서 주인에게 달려가지 못했다. 오디세우스는 눈물을 흘렸다. 충직한 아르고스는 20년 만에 돌아온 주인을 보고는 비로소 두 눈을 감고 숨을 거두었다.”
고대 이집트 무덤에서는 주인과 함께 묻힌 개의 미라, 로마 제국의 도시 폼페이 유적에서는 화산이 폭발하던 순간 주인의 곁을 지킨 개의 화석이 발견되었다. 동양에서는 고대 중국에서 12간지의 동물 중 하나로 개가 신성시되어 일찍이 1세기 무렵부터 조각상이 만들어졌다. 인류 역사 초기에 개는 애완이 아닌 사냥과 목축이라는 실용적인 임무를 맡고 있었으므로, 대부분의 고대 작품에서 개들은 집을 지키거나 주인과 함께 사냥을 하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특히 그리스의 채색 도자기나 이집트 왕가의 황금 장식품을 보면 주인과 함께 들판을 달리는 활기찬 개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이렇게 ‘사냥개’로서 표현된 개의 도상은 이후 18세기까지 중요하게 이어지는데, 특히 중세와 르네상스의 귀족들 사이에서 사냥이 필수 교양으로 장려되면서 작품 안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되었다.
생존을 위한 가장 훌륭한 사냥꾼
사실 인간이 가정에서 애완견을 키우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적어도 중세까지 인간 사회에 ‘애완견’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다. 당시 사람들에게 개는 오로지 사냥과 수색을 위해 필요한 존재였다. 종교적 엄숙함을 강조한 중세 분위기 탓에 그림에 동물을 그리는 일 자체가 드물었기 때문에, 개는 사냥 장면이나 일부 수도회나 성인들의 일화에 한정적으로 그려졌다. 당시 개와 함께 묘사된 단골 성인은 순례자들의 수호자인 로코 성인이다. 로코 성인을 소재로 한 그림에는 언제나 빵을 물고 있는 귀여운 개가 함께 등장하는데, 흑사병에 걸려 홀로 앓고 있는 가엾은 성인을 이 개가 돌봐주었다고 한다.
이후 중세와 르네상스의 귀족 남성들 사이에서 필수 교양으로 사냥이 큰 인기를 끌면서 예술작품에 사냥개 무리가 더욱 자주 그려지게 되었다. 좋은 혈통으로 잘 훈련된 사냥개들은 아름답게 장식되어 책에 실린 세밀화부터 궁전을 장식한 프레스코 벽화에 이르기까지 르네상스의 거의 모든 미술작품에 빠짐없이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개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던 이탈리아 만토바의 곤차가 집안은 궁전을 장식한 프레스코화에 개들의 모습을 많이 그렸다. 그 후에도 사냥개들은 유럽 왕실과 지배층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았으며, 오랜 품종개량을 통해 작고 귀여운 애완견이 나타나게 되면서 이제 개들은 가족의 일원이 되어 부르주아 가정의 안방까지 차지하게 되었다.
왕실의 품격, 부르주아 가정의 귀염둥이
고양이를 비롯한 다른 동물들과 달리 개는 일찍이 유럽의 왕실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고귀한 가문의 개들은 마치 사람처럼 단독 초상화로 그려지기도 했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카를 5세와 그 후의 왕들은 자신이 아끼는 개를 쓰다듬으며 초상화 그리는 것을 좋아했으며, 18세기 유럽에서는 왕실 초상화에 개들이 공식적인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영국과 스페인의 궁정 화가였던 안토니 반 다이크와 디에고 벨라스케스는 군주 옆에 다양한 개들의 모습을 그려 넣었다. 개에 관한 이러한 선호 풍조는 18세기 중반부터 극치에 달했다. 이 시기 유럽에서는 개를 기리는 무덤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유명 건축가가 개집의 설계를 직접 담당하기도 했다. 특히 당시 유행처럼 번진 개 무덤은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간의 대립을 악화시키는 구실이 되기까지 했다.
이후 개는 점차 도시와 부르주아 가정이라는 새로운 공간 속으로도 들어오게 되었다. 르네상스 회화에서 우리는 고양이와 담비, 앵무새, 이국적인 외모의 표범 등 많은 종류의 애완동물을 볼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강아지는 다른 동물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지난 수세기 동안 사냥개가 귀족의 신분을 상징하며 스포츠를 좋아하는 왕이나 귀족들의 옆자리를 장식하는 고전적인 역할을 했다면, 근세의 애완견들은 정다운 가족의 일원으로서 사람들과 일상의 즐거움을 함께 했다. 인상주의나 사실주의를 비롯한 당시의 예술 작품에서 우리는 더 이상 장식품이 아닌, 마치 인간처럼 대우받는 개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기쁨을 선사하는 대중문화의 아이콘
현대에 들어와 개와 강아지는 회화를 넘어 사진, 만화,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했다. 이제 개는 단순히 실용적인 목적으로만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일상의 행복감을 전하는 마스코트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었다. 19세기의 축음기 광고에 등장한 강아지 니퍼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니퍼의 옛 주인은 살아있었을 때, 취미로 축음기에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하곤 했었다. 어느 날 화가는 축음기의 나팔관 안을 들여다보며 죽은 주인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니퍼를 보게 되었고 이에 감명을 받아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1899년에 한 축음기 회사에서 이 그림을 사들여 광고에 활용하였다. 애틋한 니퍼의 모습은 이후 음악 산업의 아이콘이 될 정도로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그 외에도 정다운 풍경을 주로 그린 화가 노먼 록웰의 삽화에 등장하는 천진난만한 어린이와 강아지, 앤디 워홀의 판화 속 명랑한 푸들, 만화 「피너츠」의 주인공 스누피와 영화 「101 달마티안」에 등장하는 강아지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따뜻한 행복감에 젖어들게 한다.
지난 수천 년 간 미술의 역사에서 이어져온 개와 강아지의 다양한 도상을 감상하며, 우리는 인간과 개가 나눈 끈끈하고 오랜 우정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과거에서 지금까지, 언제나 우리의 곁을 지켜온 그림 속 이 사랑스러운 동물의 모습에서 저절로 미소를 머금게 될 것이다.
당신이 우울할 때 곁에 있는 개가 위로가 되는 것은
그들에게 아무런 이유를 말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서양 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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