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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__도시 안의 사람
도시는 자신만의 운명을 가지고 있다
카유보트와 장 베로, 그리고 파리의 근대화
발터 벤야민과 도시산책자
오노레 도미에가 본 파리의 주거 문제

2장__사람 안의 건축
프랑스 소셜 하우징의 시작
사회적 약자와 최소 주거
오스카 니마이어가 꿈꾸는 세상
건축가의 집, 장 프루베

3장__건축 안의 우리
한국적 건축은 어디에서 비롯하는가
우리가 프리츠커상을 받는 날
다시 건축의 미래를 생각한다

에필로그
저자 소개
저자 : 권혜주
현재 삼육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숭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 국립 파리-벨빌 고등건축학교에서 석사학위를, 파리-에스트대학교 대학원에서 건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관심 분야는 가로와 주택의 관계를 읽을 수 있는 도시 형태와 근현대 주거의 역사로, 대학에서 학생들과 건축설계 및 근현대 건축사를 공부하며 연구를 진행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는 〈주방 근대화가 주거공간 근대화에 미친 영향에 관한 연구〉 〈빛나는 도시로서 위니테 다비타시옹의 공간 구성 방식에 대한 이해〉 〈연립주택의 배치 방식과 공지 유형에 따른 가로형 주택으로서의 잠재성에 관한 연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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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건축은 사람과 삶을 담는 공간이며
건축가는 공간을 만드는 실천적인 예술가
사람이란 무엇인가 09
《사람과 삶을 담는 공간 : 건축》

사람은 결코 혼자 살 수 없으며, 서로 협력해야만 하는 존재다. 협력은 서로에 대한 이해이며,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고 해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함께 살아야 하고, 함께 살아갈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건축은 단순히 건물이나 구조물 따위를 세우거나 쌓아 만드는 데에 머물지 않는다. 공존을 위한 물리적인 환경과 사회적인 환경을 고민하고 제안하며 가시화해야 한다. ‘사람이란 무엇인가’ 시리즈 중 아홉 번째 《사람과 삶을 담는 공간 : 건축》은 사람과 삶을 담는 공간으로서 건축의 의미를 생각하고 우리 주거문화를 이야기한다.
1장은 프랑스 파리의 도시 근대화 과정에서 미처 해결하지 못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 주거 문제를 들여다본다. 2장에서는 개인의 주거 문제를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이에 기꺼이 동참한 건축가들의 실천적인 여정을 다룬다. 3장에서는 집값 상승과 주거 빈곤을 비롯해 우리나라 도시와 건축이 처해 있는 현실을 돌아보고, 전 세계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보편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우리 방식으로 풀어나갈지 고민한다.

사회 시스템을 해석하고
대안이 되는 시스템을 제안하며
그 시스템에 형태를 입히는 것,
그것이 건축이 하는 일이다

“건축가는 삶이 건축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것을 반복해서 확인하는 사람이다.”
건축가 오스카 니마이어는 건축의 목표가 건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살게 하는 것임을 알려준다. 여기에서 삶이란 건축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뿐 아니라 건축으로 생존해야 하는 사람들의 투쟁을 의미한다. 건축이 목표로 하는 것,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궁극적으로 사람과 삶에 있다. 사람을 살게 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 그 안에 삶을 담는 것, 나아가 사회 시스템을 해석하고 대안이 되는 시스템을 제안하며 그 시스템에 형태를 입히는 것, 그것이 건축이 하는 일이다. 그래서 건축은 사람과 삶을 담는 공간이며, 건축가는 그 공간을 만드는 실천적인 예술가여야 한다.
건축이 사람과 삶을 담는 공간이라는 역할을 어떻게 이어왔으며, 사회의 조건들에 대한 해결책을 건축이 어떻게 제시하는지 살펴본다.

책 속에서

서울이 지금과 같은 서울이 된 것은 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 따른 결과다. 유럽의 도시와 같은 명칭을 사용한다고 해도 결국 우리나라의 도시 공간은 다른 색깔과 모습으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다. 도시의 운명을 결정하는 주체가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점은 도시와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밀접한지 알려주는 중요한 지점이다. _ p.24

우리나라 관점에서 파리와 로마 같은 유럽의 도시를 보면, 속된 말로 조상 덕분에 관광만으로도 먹고 사는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그만큼 과거 이 도시를 정비할 때부터 미적인 요소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도시화 과정 자체가 경제개발 논리 속에 매우 급격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미적인 요소까지 강요할 수 없었다. 사실 유럽의 건축법은 로마시대로 올라가고, 당시부터 건축법은 ‘황제가 보기에 좋았다’라는 식의 심미적인 가치가 내포된다. _ p.37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확실한 취향을 가지고 공간이 가진 힘을 인지한 사람들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경리단길로부터 시작해 송리단길·연남동·성수동·힙지로 등등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뜨는 동네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또한 저층 주거지에서도 재개발만 기다리며 주택의 노후화를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리모델링해서 새로운 멋으로 채우려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도시의 몇몇 한정된 구역에서만 진행되며, 젠트리피케이션, 즉 둥지 내몰림으로 멈추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점이다. _ p.42

소셜 하우징은 사회적 영역에서 그 사회에 속한 개인에게 최소한의 존엄성을 보장해주려는 시도다. 이 거대화된 사회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주거를 완벽하게 책임지는 것은 지나치게 이상적인 생각은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앞에 열거한 시도들을 따라가면 과거로부터 수많은 시도가 비록 불완전해 보일지라도 한 단계씩 진화한 형태의 소셜 하우징으로 계속 발전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이상이 미래의 어떤 순간에는 현실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때문에 그 이상이 지금은 실패한 것처럼 보여도 그 시도가 영원한 실패로 남아 있지는 않을 것이다. _ p.84

중산층이 다시 저층 주거지로 돌아와서 조성하는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저층 주거지는 사실 매력적인 공간이 많다. 주차 문제만 정책적으로 해결해준다면 단층의 주택이거나 ‘집장사의 집’이라 해서 건축적 가치를 따지지도 않는 다가구·다세대 주택이라도, 휴먼 스케일의 골목과 어우러져 조금만 다듬으면 요새 말로 “힙”하게 변신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_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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