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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에 부쳐
말의 부적 | 뿌리를 찾는다 | 타는 돌 | 하늘의 사자 | 일의 의미 | 미지의 덕 | 쓸 수 없는 날들 | 쓰디쓴 말 | 말을 엮다 | 읽지 않는 책 | 미지의 아버지 | 고통의 의미 | 천명을 알다 | 살아져서 살다 | 색을 받다 | 일기일회 | 황금의 ‘말’ | 형체 없는 벗 | 믿음과 앎 | 메로스의 회심 | 눈을 뜨다 | 자기 신뢰 | 피안의 말 | 말의 씨앗
후기 | 도서 목록
저자 소개
저자 : 와카마쓰 에이스케
비평가, 수필가. 1968년 출생. 게이오 대학 문학부 불문학과를 졸업했다. 2007년 「오치 야스오와 그의 시대-구도(求道)의 문학」으로 제14회 미타분가쿠 신인상(평론 부문)을 받았다. 2016년 『예지의 시학-고바야시 히데오와 이즈쓰 도시히코』로 제2회 니시와키 준자부로 학술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예수전』 『혼에 닿다-대지진과 살아 있는 사자(死者)』 『살아 있는 철학』 『영성(靈性)의 철학』 『슬픔의 비의(秘義)』 『살아가는 데 둘도 없는 것』 『주홍의 배-왕복 서간』(공저) 등 다수가 있다. 홈페이지 yomutokaku.jp

역자 : 송태욱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쿄외국어대학 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 연세대에서 강의하며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르네상스인 김승옥』(공저), 옮긴 책으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환상의 빛』 『눈의 황홀』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살아야 하는 이유』 『사명과 영혼의 경계』 『금수』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등이 있다. 제57회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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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한 편 한 편이 말의 풍경화 같은 에세이
『말의 선물』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말’에 관한 책이다. 우리가 평소에는 거의 의식하지 않는 말의 본질과 의미, 말이 우리의 삶에 던지는 화두에 관한 고백적이며 성찰적인 글 스물네 편을 담았다. 말과 관련하여 동서고금의 고전과 명저에서 고른 글들과 저자 자신의 삶에서 길어 올린 문장들이 어울린 에세이는 한 편 한 편이 마치 말의 풍경화 같다. 얼핏 건조하고 사변적으로 보일 수 있는 내용을 저자는 눈앞의 독자에게 ‘말’을 하듯 자상하고 조용한 어조로 풀어나간다. 때로는 잠언 같고, 때로는 묵상을 글로 옮겨놓은 듯한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말보다 ‘침묵’의 의미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저자가 이 책에서 ‘언어’와 ‘말’을 구분하여 쓰는 것도 ‘말’에는 ‘침묵’이나 ‘무언의 시선’도 포함된다고 생각해서다. 어지럽게 범람하는 말들의 홍수 속에서 ‘말 없는 말’에 대해 숙고하게 되는 것은 저자의 글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울림 때문이다.

하나하나의 말은 작고, 때로는 무력하게 비친다. 하지만 인간이 일단 그것을 믿고 사랑하면 말 안에 불이 깃든다. 사람의 마음에 있으며 사라지지 않는 생명의 불꽃과, 말에 숨어 있는 불이 반향(反響)하는 것이다. 그럴 때 말은 헤매고 괴로워하며 걷는 우리의 길을 비추는 등불이 된다. 말이 시련의 어둠을 빛의 길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_22-23쪽, 「타는 돌」에서

섬세하고 따뜻한 문장이 전하는 감동과 여운
언어에 대한 비평적 탐구라기보다 말이 인간의 삶과 일상에서 갖는 의미에 대한 차분한 사유가 담긴 이 책에서는 일본을 포함해 동서고금의 작가와 선철(先哲) 들의 말이 자주 소개된다. 미야자와 겐지, 다자이 오사무, 야나기 무네요시, 시몬 베유, 릴케, 에머슨, 플라톤, 키케로 등이 남긴 글과 사유의 흔적들이 저자 개인의 내밀한 고백과 함께 책의 풍미를 더한다. 특히 젊은 시절 만난 회사 상사와의 강렬한 일화를 담은 「하늘의 사자」, 책을 너무나 좋아했던 아버지를 회고하는 「읽지 않는 책」,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을 통해 인간 정신의 혁명성을 들여다본 「메로스의 회심」 같은 글이 주는 감동과 여운은 자못 인상 깊다.

사람은 언젠가 읽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읽을 수 없는 책에서도 영향을 받는다. 거기에 쓰인 내용이 아니라 그 존재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이다. 우리는 읽을 수 없는 책과도 무언의 대화를 계속한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과 비슷하게, 그 존재를 멀리 느끼며 적절한 시기가 도래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_60-61쪽, 「읽지 않는 책」에서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기 마음에 귀기울이는 글쓰기
이 책은 한 권의 독특한 문장 작법서 혹은 글쓰기 책으로도 읽을 수 있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일 모두 ‘말’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저자는 이 책에서 글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좋은 글이란 어떤 글인지에 대해 여러 번 이야기한다. 실제로 저자는 몇 년째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저자가 글쓰기를 배운 적이 없는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얻은 깨달음과 비평가로서 얻은 글쓰기의 비밀을 이 책에서도 살짝 엿볼 수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글쓰기의 비밀은 실용적인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저자는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글쓰기, 자기 마음에 귀기울이려 노력하는 진지한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기법을 익혀 잘 쓰고 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런 배움과 넓은 의미의 문학적 심화는 전혀 관계가 없다. 또한 말에 관해 말하자면, 기법을 익힌다고 해서 사람의 정신 활동이 자유로워진다고 말할 수도 없다. ‘넓은 의미의’ 문학은 소설이나 시, 비평이라는 정해진 형식이 아니어도, 편지나 일기 또는 여백에 갈겨쓴 메모일지언정 거기에 새겨진 말이 살아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 기술은 미숙해도 문학은 생겨날 수 있다. 오히려 기법이 문학의 생명을 가두기도 한다. _54쪽, 「말을 엮다」에서

자신의 말을 찾으려는 사람을 위한 선물 같은 책
관계에 지치고 일에 찌든 우리에게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일면 단순하다. 바로 자기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있어 잘 보이지 않는 자기만의 말을 찾으라는 것. 쉽게 찾을 수 없을 게 분명하기 때문에 노력하는 만큼 헤매게 될 테지만, 그것이야말로 우리의 삶에서 너무나 의미 있고 소중한 시간이라는 이야기다. 우리가 책을 읽거나 서투른 솜씨로나마 글을 써보는 이유 또한 모두 그러한 시간을 살아내는 과정이 아닐까. 『말의 선물』은 그런 과정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주는 작은 선물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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