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내가 오몽헐 때까지 또로 살아야 헌다"(내가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따로 살아야 한다)라는 제주 옛말처럼, 저자는 90세가 되어도 내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살기를 꿈꾼다. 요양원이 아닌 내 집에서, 누군가의 도움이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일상을 영위하며 살다가 동백꽃처럼 '툭' 떨어지듯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소망. 이 소박하지만 간절한 바람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2024년 말,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20%를 넘어선 것 이다. 평균 수명은 길어졌지만, 그만큼 건강 수명도 길어졌는가? 누워서 보내는 10년, 요양원 에서 보내는 10년이 아니라,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노년을 준비해야 할 때 다. 그 준비는 바로 지금, 50대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저자는 갱년기를 겪으며 퇴행성 관절염, 손가락 통증, 전신의 삐걱거림을 경험했다. 대학병원 에서는 "퇴행성 관절염 초기"라는 진단과 함께 "손 사용을 줄이라"는 불가능한 미션을 받았다. 하지만 저자는 약에 의존하는 대신 스스로 해법을 찾아 나섰다. 건강, 노화, 죽음에 관한 책들 을 읽고, 자신에게 맞는 식습관과 운동법을 실천했다. 9년이 지난 지금, 무릎 연골은 매우 젊 어졌고 한겨울에도 난방 없이 잘 수 있는 건강한 몸을 되찾았다.
이 책의 힘은 진솔함에 있다. 화려한 성공담이나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평범한 주부가 갱년 기라는 삶의 전환점에서 겪은 솔직한 고민과 시행착오, 그리고 작은 변화들을 담담하게 풀어 낸다. 수도원에서 보낸 일주일,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자식이 아닌 '나'로 바꾼 이야기, 70 대 삼춘이 정신연령 7세가 된 남편과 함께 오름을 오르는 모습 등 일상 속 에피소드들은 웃 음과 함께 깊은 울림을 준다.
"몸은 내 영혼이 잠시 빌려쓰는 집"이라는 저자의 표현처럼, 우리는 이 집을 소중히 가꾸며 살 아야 한다. 리모델링할 수도, 이사 갈 수도 없는 이 유일한 집. 운동과 식습관, 마음챙김으로 몸을 이끌며, 오늘 내가 먹은 것과 오늘 내가 한 운동이 내 몸이 되고, 오늘 내가 읽은 책과 오늘 내가 한 생각이 내 마음이 된다는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그것이 건강한 노 년을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 책은 갱년기라는 파도 앞에서 흔들리는 독자들에게 “지금 당신이 겪는 변화는 당연한 것이 며, 당신은 충분히 이 시기를 멋지게 건널 수 있다”고 말해주는 든든한 닻이 되어줄 것입니 다. 100세 시대, 타인의 돌봄에 의지하지 않고 내 두 발로 당당하게 서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책 속에서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민폐가 되지 않기 위해 요양원 등 돌봄 시설에 입 소해 내 의지와 상관없는 활동을 하다 죽음을 맞이하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자식들에게 돌봄 부담을 주지 않고 가족이 함께 있는 공간에서 영원한 이별을 고할 수 있으려면 몸도 마 음도 건강해야 한다. 건강을 잃는다면 어쩔 수 없이 요양원에 들어가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여 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움직이며 살고 있다. (p.5, 「프롤로그」)
50세가 되자마자 원형탈모, 퇴행성 관절염, 수면 중 손발 저림과 신경마비, 비문증, 백내장, 추위 등 갱년기 증상이 세트로 우르르 몰려왔다. 지난 50년간 건물(몸) 부실 관리에 대한 책 임을 묻는 듯, 아니 외상값을 받으러 온 조폭처럼 들이닥쳤다. 내가 사는 집인 몸이 망가지면 짐이 된다더니 그게 내 이야기가 될 줄 몰랐다. (p.18, 「갱년기라니」)
나의 목표는 70이 되고 80이 되어서도 소화제 없이 내가 먹은 것은 스스로 소화하고, 약의 도움 없이 스스로 똥 싸는 대견한 노인으로 내가 가꾸고 살던 내 집에서 자연사하는 것이다. (p.22, 「갱년기라니」)
염색하지 않고 백발로 사는 게 단점만 있는 건 아니고, 장점도 있다. “작가님이세요?” “예술 가처럼 보여요”라는 소리도 가끔 듣는다. (중략) 염색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젊은 시절 멋 내기 위해 염색하고 지지고 볶으며 고생했을 내 모발에도, 두피에도 휴식이 필요한 시기가 있 다는 것이고 염색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는 것이다. (p.34, 「흰머리가 죄인가요?」)
1년쯤 지나자 비라아사나와 파르바타아사나를 하고 나면 몸이 오히려 시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도하면 변화한다는 것을 온몸으로 깨닫는 경험이다. 나이들수록 기억력은 감퇴 하더라도 참을성은 늘어난다고 하더니, 경험해보니 맞는 말이었다. (p.44, 「몸이 보내는 신호 를 듣다」)
30년을 살다 보니 서로를 적당히 이해하고, 적당히 포기하고, 적당히 안쓰럽게 여기며, 적당 히 평화롭고 재미나게 살 수 있다. (중략) 지금은 아내를 선택해도 지금은 바꿀 판이라며 나는 쿨 거절했다. 곧 60을 앞둔 나이다 보니 주변에서 돌연사 소식이 전해지는 날엔 남편은 “위아 래층에 각자 지내다 보니 죽어도 모르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p.130, 「가족, 기적이지」)
몸은 내 영혼이 잠시 빌려 쓰는 집이다. 살아보니 엊그제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것 같아도 시 간은 흐르고 집은 낡고 유행에도 뒤떨어진다. 그리되면 집은 리모델링을 하거나 신축으로 이 사하면 되지만 영혼이 머물 수 있는 몸은 두 번째가 없다. 한번 영혼이 깃들면 영원히 떠날 때까지 머물러야 한다. (p.202,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