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감염 위험을 줄여 인류의 평균수명을 크게 늘린 페니실린,
페니실린을 발명한 플레밍의 논문과 대량생산 방법을 연구한 플로리의 노벨상 수상연설문 속으로!
오늘날 우리는 상처가 생기면 감염을 막는 약물을 처방받는데, 페니실린이 발견되기 전까지 감염이 발생하면 이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방법이 거의 없었다. 특히 전쟁터에서는 흙이나 옷조각이 상처 부위 속으로 들어가 감염되는 일이 흔했으며, 괴저와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매우 많았다.
1928년에 영국의 세인트메리 병원에서 세균을 연구하던 플레밍은 휴가를 다녀온 뒤 실험 접시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곰팡이가 자라난 접시 하나를 발견했다. 대부분의 연구자였다면 버렸을 수도 있었지만 플레밍은 곰팡이 주변에만 세균이 자라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곰팡이가 세균을 죽이거나 성장을 막는 물질을 분비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플레밍은 그 물질에 ‘페니실린’이라고 이름 붙였다. 1929년에 플레밍은 페니실린의 발명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페니실린을 발명하자마자 곧바로 사람들을 치료할 수는 없었다. 플레밍은 페니실린을 발명했지만 양이 너무 적어 실제 치료에는 사용할 수 없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플로리와 체인은 플레밍의 논문을 읽고 페니실린 연구를 시작해 수많은 실험 끝에 페니실린을 효과적으로 추출하고 정제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후 페니실린은 대량생산되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플레밍과 플로리는 194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수상했는데, 이 책은 플레밍의 논문과 플로리의 노벨상 수상연설문을 부록으로 수록했다.
1944년 6월, 노르망디 상륙작전 무렵에는 연합군 병원에 충분한 양의 페니실린이 공급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전쟁터에서는 총상이나 파편상보다 감염 때문에 사망하는 병사가 많았다. 상처 부위에 세균이 침투하면 패혈증이나 괴저가 발생했고,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절단 수술이나 소독 정도에 불과했다. 페니실린이 보급되면서 의사들은 상처 감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되었고, 폐렴과 패혈증 같은 심각한 세균성 질환도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수술 후에 감염으로 사망하는 환자의 수도 크게 줄어들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페니실린이 전 세계로 보급되면서 폐렴, 패혈증, 성홍열, 상처 감염 등 과거에는 치명적이던 세균 감염의 사망률이 크게 감소했다. 감염을 치료할 수 있게 되면서 외과수술이 훨씬 안전해졌고, 장기이식이나 인공관절 수술도 가능해졌다.
질병을 치료 및 예방하기 위해 생리활성물질과 그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약학,
크로포드 롱, 밴팅, 베스트 등 약학을 발전시킨 약학자들
오늘날에 우리는 수술을 받을 때 마취가 이루어지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한다. 수술실에 들어가서 마취제를 투여받고 잠에서 깨어나면 수술이 이미 끝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불과 200여 년 전만 해도 수술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러운 치료 가운데 하나였다. 당시의 환자는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칼과 톱으로 진행되는 수술을 견뎌야 했다. 극심한 통증 때문에 쇼크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외과 의사들은 환자가 견딜 수 있는 짧은 시간에 수술을 끝내기 위해 경쟁하듯 속도를 높였다.
고대부터 사람들은 아편과 맨드레이크, 대마와 같은 식물을 이용해 통증을 줄이려 노력해 왔다. 중세에는 아편과 맨드레이크를 섞은 ‘수면 스펀지’가 사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은 환자를 졸리게 하거나 통증을 다소 완화하는 수준에 머물렀을 뿐, 의식을 완전히 없애고 통증을 차단하지 못했다.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에테르가 등장하면서부터였다. 1842년 3월 30일, 미국의 의사 크로퍼드 롱은 환자인 제임스 베너블에게 에테르를 흡입시킨 뒤 목 부위의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이 끝난 후 환자는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에테르 전신마취 수술을 최초로 성공한 것이었다. 에테르 마취의 성공 이후 의학은 급속도로 발전하였다.
약학은 고대 시대부터 자연에서 약효를 가진 식물과 광물을 찾아 질병을 치료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고대 사람들은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약초를 사용하였고, 여러 문명은 이러한 지식을 기록하고 전승하면서 의학과 약학의 기초를 다져 나갔다. 이후 중세에는 약국과 약전이 등장하고 약물 제조법이 체계화되면서 약학은 경험 중심의 기술에서 점차 전문적인 학문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근대 이후에는 화학과 생물학, 생리학이 발전하면서 약물의 작용 원리를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진통제와 마취제가 발명되면서 통증을 극복하고 안전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이어서 인슐린의 발명은 당뇨병을 치명적인 질환에서 치료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바꾸었으며, 페니실린과 항생제는 수많은 감염병으로부터 인류를 구해 평균수명을 크게 늘리는 데 기여했다. 최근에는 분자생물학과 유전학, 생명공학이 발전하면서 표적항암제와 항체의약품, 유전자 치료제와 같은 새로운 의약품이 등장하면서 과거에는 치료가 어려웠던 질환에도 새로운 희망이 열리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을 이용한 신약 설계, 유전체 분석, 정밀의학이 새로운 항생제와 치료제를 개발할 것이다.
전공서보다는 가볍게, 교양서보다는 묵직하게
겉핥기가 아닌 깊이 있는 과학책을 찾는다면!
이공계로 진학할 예정인가? 물리학 또는 화학에 관심이 많다고? 과학사 외에도 이론을 심도 있게 설명하는 책을 찾고 있나? 여기 〈노벨상 수상자들의 오리지널 논문으로 배우는 과학〉 시리즈가 있다.
말 그대로 노벨상 수상자들이 쓴 오리지널 논문을 통해 과학 이론을 배우는 책이다. 교과서나 다른 매체로 가볍게 접한 유명 이론을 과학자가 논문에서 어떻게 풀어냈는지 큰 줄기를 중심으로 차근차근 설명해 간다. 정교수와 물리군 또는 화학군의 일대일 대화를 통해서 말이다. 그 배경을 이루는 과학사는 덤이다. 이론을 완성하는 밑바탕이 된 다른 이론들도 함께 설명한다.
줄글만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과학의 언어는 수학이라고 한다. 즉, 수학을 빼고는 과학 이론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고등학교 수준의 수학 지식만 있으면 이해하도록 친절하게 설명했으니까. 그리고 수식은 건너뛰면서 보아도 이론을 받아들이기는 어렵지 않다. 어렴풋이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왠지 내 거가 된 느낌이다. 다 읽고 난 다음 차근차근 돌아보아도 좋다. 책은 어디로 사라지지 않으니까!
논문의 느낌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책의 뒤편에 부록으로 실었다. 과학자들의 논문은 영어뿐 아니라 독일어, 프랑스어 등 여타 언어로 쓰였기 때문에 우리가 그나마 쉽게 읽을 수 있는 영문본을 수록했다.
이 시리즈는 당초 20권으로 기획했지만 10권을 추가하게 되었다. 물리학, 화학, 생물학뿐 아니라 농화학과 경제학 등으로 영역을 넓혀 노벨상 수상자들의 대표 이론들을 추가로 다루기로 했다. 여기서 저자의 진가가 발휘된다. 국제 학술지에 300여 편의 논문을 게재한 연구자로, 수백 권의 교양서를 쓴 저자로,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활발히 활동하는 저자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신선한 기획이 또 다른 새로움을 낳았다.
이론을 제대로 알고 싶은데 전공 서적을 보자니 너무 어려울 것 같고, 일반 교양서를 읽자니 수준이 너무 얕게 느껴진다면 이 시리즈를 펼쳐 보는 건 어떨까? 과학의 세계로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