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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시작하며 (미하라 요시아키)

제1부 기초강의(Fundamentals) 편: 문학이론의 에센스

제1장 텍스트 (고하라 가이)
픽션론, 텍스트적 현실, 에크리튀르, 탈구축, 담론/이야기, 언어행위이론, 언어의 비인칭성
<텍스트>에 대해 더 알기 위한 책 10권

제2장 읽다 (미하라 요시아키)
회의의 해석학, 대위법적 독해, 징후적 독해, 표층적 독해, 망상적 독해와 회복적 독해
<읽다>에 대해 더 알기 위한 책 10권

제3장 언어 (와타나베 에리)
번역, 소수 문학·소수파적 정치/다수파적 정치, 폴리포니·듣고 쓰기, 표상, 탈식민지화와 탈냉전/글로벌화
<언어>에 대해 더 알기 위한 책 10권

제4장 욕망 (닛타 게이코)
동성애와 퀴어, 미소지니와 가부장제, 페미니즘 문학비평, 노예제 폐지론, 성적 욕망·성애·성적 환상
<욕망>에 대해 더 알기 위한 책 10권

제5장 세계 (우도 사토시)
에토스·근대문학·엑조시티즘, 국어·구술성, 검열·유통, 파라텍스트, 세계·세계관·세계문학
<세계>에 대해 더 알기 위한 책 10권

제2부 토픽(Topics) 편: 문학이론의 현재를 생각하기 위하여

제6장 네이션/제국/글로벌화와 문학 (하시모토 도모히로)
네그리튀드, 식민지해방이론, 오리엔탈리즘, 서발턴, 모방과 잡종성/이종혼효성, 19세기의 내셔널리즘론, 현대의 내셔널리즘론, 포스트내셔널리즘, 세계문학론(19세기 이후), 세계문학론(현대), 포스트콜로니얼 에코크리티시즘

제7장 포스트휴먼/이즘과 문학 (이누마 가오리)
안티휴머니즘, 동물론, 생성, 행위자 - 네트워크 이론, 일본에 있어서 존재론적 전회, 객체지향 존재론, 사변적 유물론/실재론, 자연과 문화, 사이보그

제8장 환경과 문학 (이소베 사토미)
인류세/환경인문학, 에코크리티시즘/환경비평, 동물과 인간/(탈)인간중심주의, 네이처 라이팅, 공간과 장소/장소의 감각, 목가/낭만주의/도시와 전원, 심층생태학/생태(생명)지역주의, 토지윤리, 유토피아/디스토피아/에코토피아, 에코페미니즘, 진화론/다윈주의, 원폭문학/핵문학, 진재와 문학

제9장 정신분석과 문학 (모리타 가즈마)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사상, 자크 라캉의 사상, 정신분석과 문학비평, 쉬르레알리슴, 프로이트 이론과 마르크스주의, 라캉 이론과 마르크스주의, 전오이디푸스기, 정신분석과 페미니즘, 트라우마 이론, 정신분석과 일본인론

제10장 젠더·섹슈얼리티와 문학 (모로오카 유마)
페미니즘 운동과 문학에의 영향, 포스트구조주의와 젠더 비평 이론의 여명, 블랙 페미니즘과 흑인문학의 궤적, 프랑스계 페미니즘과 현대 여성문학의 전개, 포스트콜로니얼 페미니즘과 문학이론의 재구축, 퀴어 비평(1) 이브 세지윅, 퀴어 비평(2) 주디스 버틀러

세계문학 (뒷)길 안내 (우도 사토시)

Book Guide 문학이론의 입문서 가이드 (와타나베 에리)

마치며 (와타나베 에리)

번역자의 말

인명색인 · 사항색인
저자 소개
저자 : 미하라 요시아키
히토쓰바시대학 대학원 언어사회연구과 교수. 코넬대학교 박사. 영문학·문학이론. 비평지 『엑스-포지션(Ex-position)』 40호 특집 『다시 생각하는 1980년대 문학비평의 풍경(Literary Criticism Scene of the 1980s, Revisited)』(국립타이완대학, 2018) 객원 편집자. 편역서에 가우리 비스와나탄 『이의제기로서의 종교』(미스즈서방, 2018).

저자 : 와타나베 에리
오사카대학 대학원 인문학연구과 교수. 도쿄대학 박사. 근현대 일본어문학. 저서에 『나카가미 겐지론』, 공저에 『전후 일본을 다시 읽다 4 - 고도성장의 시대』(린센서점, 2019). 『번역과 어댑테이션의 윤리』(슌푸샤, 2019).

저자 : 우도 사토시
메이지대학 국제일본학부 부교수. 도쿄대학 박사. 프랑스어권 아랍·베르베르문학. 공저에 『세계의 문학, 문학의 세계』 (소라이샤, 2020), 『국민국가와 문학』(사쿠힌샤, 2019) 등. 역서에 카멜 다우드 『또 한 사람의 ‘이방인’』(수이세이샤, 2019).

저자 : 고하라 가이
도쿄대학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 교수. 파리 제7대학교 박사. 텍스트와 이미지의 역사와 기호학. 저서에 『문학의 미니멀 이미지 - 모리스 블랑쇼론』(사유샤, 2011), 역서에 엘렌 식수·자크 데리다 『베일(Veils)』(미스즈서방, 2014) 등.

저자 : 닛타 게이코
릿쿄대학 문학부 교수.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캠퍼스 박사. 미국문학·문화이론. 저서에 『미국문학의 지도작성(cartography)』(겐큐샤, 2012), 편서에 『젠더 연구의 현재』(릿쿄대학 출판회, 2013), 역서에 트리샤 로즈 『블랙 노이즈(Black Noise)』(미스즈서방, 2010) 등.

저자 : 하시모토 도모히로
아오야마가쿠인대학 문학부 영미문학과 부교수. 히토쓰바시대학 박사. 포스트콜로니얼 이론/문학. 공저에 『바이링구얼한 일본어문학』(산겐샤, 2013), 『노벨문학상에 가장 가까운 작가들』(세이게쓰샤, 2014).

저자 : 이누마 가오리
다마미술대학 대학원 미술연구과 조교수. 히토쓰바시대학 박사. 근대 심령주의 유행기 영국의 문화 현상 및 문학 작품 연구. 논문에 요정 연구 ─ 아서 코난 도일의 유사과학과 코팅리
요정 사진(Study in Fairies: Arthur Conan Doyle’s Alternative Science and the Cottingley Fairy Photographs)(『엑스-포지션』 48호, 국립타이완대학, 2022) 등.

저자 : 이소베 사토미
오차노미즈여자대학 강사. 히토쓰바시대학 박사. 영국아동문학. 논문에 어린이들은 어디서 과거와 조우하는가 ─ 장소의 문학으로서 ‘시간여행(타임슬립)’ 읽기(Where Children Encounter the Past: Reading Time-Slip Fantasy as Literature of Place) (『코레스펀던스 ─ 히토쓰바시 예술 문학 저널』 4호, 2019),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이야기 - 루시 M. 보스턴의 둘레세계를 읽다(『팅커 벨 ─ 영어권아동문학연구』 40, 2019).

저자 : 모리타 가즈마
히토쓰바시대학 대학원 언어사회연구과 박사과정 수료. 아시아태평양전쟁 이후 일본문학과 미국문학. 논문에 이시하라 요시로의 『망향과 바다』에 나타난 ‘증언’에 대한 일고찰(『언어사회』 12호, 2018) 등.

저자 : 모로오카 유마
인디애나대학교 블루밍턴 캠퍼스 영미문학 박사과정. 릿쿄대학 석사. 미국문학. 논문에 『또 하나의 나라』에 나타난 사랑의 정치학(『릿쿄젠더포럼연보』 2호, 2020)

역자 : 장문석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조교수. 한국현대문학. 논저에 「두보나 연암같이: 김윤식의 고전비평」(『관악어문연구』 43집, 2018), 「수이성(水生)의 청포도: 동아시아의 근대와 「고향」의 별자리」(『상허학보』 56집, 2019) 등.

역자 : 조은애
동국대학교 서사문화연구소 연구교수. 한국현대문학. 논저에 『디아스포라의 위도: 남북일 냉전 구조와 월경하는 재일조선인 문학』(소명출판, 2021), 「각색된 동아시아, 식민지/제국과 냉전의 버전들 사이에서: 해방 전후 김성민의 소설과 영화」(『민족문학사연구』 81집, 2023) 등.

역자 : 송민호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에 같은 대학원에서 「이상 문학에 나타난 화폐와 글쓰기의 상관성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에는 연구영역을 개화기로 옮겨 2012년에 「동농 이해조 문학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홍익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개화기로부터 식민지시기로 이르는 시대에 존재했던 제도, 지식, 매체, 감각 등과 관련된 다층적인 언어 혹은 비언어적 현상들에 대해 폭넓은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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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을 펼친다는 것은
관능적인 행위다

『문학 ‘읽기’의 방법들 - 문학이론 도구상자』는 일본 출판사 필름아트사의 『문학이론 - 읽는 방법을 배워 문학과 다시 만나다』를 번역한 책이다. 일본에서 이 책은 [크리티컬 워드(Critical Words)] 시리즈 중 하나로 출간됐다. 문학이론, 대중음악, 패션, 현대건축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권씩 ‘입문서 시리즈’를 엮어 독자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2020년에 출간된 ‘문학이론’은 2023년까지 5쇄를 찍으며, 입문서라지만 이런 종류의 이론서로서는 드물게 대중적인 호응도 컸다.

일본 출판사가 이 ‘크리티컬 워드’ 시리즈를 소개하는 카피 문구에 주의해 볼 필요가 있다.

“키워드로부터 풀어내는(ひも解く) 입문서”

여기서 일본어 ‘히모토쿠(ひも解く)’라는 말은 요즘엔 ‘해설하다/풀어내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원래의 고전적 용법은 ‘책을 펼쳐 읽다’는 뜻이다(같은 발음이다). 고서적은 종이를 상하지 않게 하려고 책갑에 넣어 끈으로 묶어 보관했다. 그래서 그 ‘끈(紐)’을 ‘풀어내는 것(解く)’은 곧 책을 펼쳐 읽는 것이다. 일본말로 ‘끈(紐)’을 ‘히모’라고 읽는다. 결국 다시 돌아가 발음을 같이하는 ‘히모토쿠(紐解く)’라는 말은 ‘끈을 풀다’는 뜻이 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눈을 통한 정보 획득만이 아니다. 손의 감촉이 함께하는, 아니 더 앞서는 섬세한 경험이다. 혹자는 이 대목에서 돌연 관능적인 무엇인가를 느낄지도 모른다. 그렇다, 상상 그대로다. 일본 최고(最古)의 가집 『만요슈(万葉集)』에서 ‘히모토쿠(紐解く)’는 ‘(속)옷의 끈을 풀다’는 뜻으로 쓰인다. 여기에서 ‘꽃이 피다’는 의미로까지 확장된다.

그래서…
책 읽기를 딱딱하고 지루하게만 생각했던 이들에게.

책을 펼친다는 것은 관능적인 행위다.
책을 펼치면 꽃이 핀다.

『문학 ‘읽기’의 방법들 - 문학이론 도구상자』는 원제의 부제처럼 ‘읽는 법을 배워 문학과 다시 만나’는 방법에 대한 안내서이다. 흔히 쓰다 보니 너무나 건조해진 ‘책을 펼치다’는 말이 생생한 숨결로 살아 돌아오는 것처럼, 너무나 어렵다고 생각했던 ‘이론’에서 ‘문학’을 흠뻑 적셔줄 물줄기를 찾게 된다.

문학이론 ‘도구상자’
‘경이’와의 만남

책의 주도적 편자이며 저자인 미하라 요시아키(三原芳秋) 히토쓰바시대학 대학원 언어사회연구과 교수는 1972년 미셸 푸코와의 대담에서 나온 질 들뢰즈의 말 “이론이란 하나의 도구상자”라는 말을 화두처럼 쥐고 이 책을 엮었다.

그가 친절하게 한국어판을 위해 따로 준비한 ‘서문’은 조르조 아감벤의 도움을 받아 ‘도구’라는 말의 어원을 끝까지 거슬러 올라간 뒤 발터 벤야민의 ‘번역론’까지 가지를 뻗쳐 ‘문학이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풀어내는 우아한 지적 탐험을 보여준다.

‘도구’는 원래부터 인간이 다루기에 쉽지 않았다. 아니 인간이 ‘주체적으로’ 도구를 다룬다는 생각 자체가 오만이었다. ‘도구’를 쥐는 순간 인간도 변용된다(브뤼노 라투르 ‘행위자-네트워크 이론’ 등). 이 책은 문학이론이란 ‘도구상자’를 열어버렸을 때, (마치 판도라의 상자처럼) 문학이란 텍스트뿐 아니라 ‘읽는’ ‘나’라는 ‘주체’ 역시도 변용되는 ‘경이’의 순간을 찬탄하는 글이다.

플라톤 때부터 ‘경이(thaumazein)는 철학의 시작’인 것처럼, ‘경이’는 문학의 시작인 것이며 거꾸로 말해 ‘경이’ 없이 문학과의 만남은 없다. 누구라도 한 번쯤은 ‘문학’을 접했겠지만, ‘경이’를 느끼지 못했던 이들에게 이 책에 담긴 ‘문학이론 도구상자’를 열어보길 권한다. 스스로 문학뿐 아니라 세계를 ‘새로 읽는’ 경이를 맛볼 수 있을지 모른다.

‘마담 보바리’에는
‘엠마 보바리’가 나오지 않는다?

책을, 문학을,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롤랑 바르트나 자크 데리다의 복잡한 ‘텍스트론’은 이 책을 통해 좀 더 쉽게 이해하는 것으로 하고, 이 글에선 보다 더 단도직입적으로 ‘텍스트’를 ‘읽는다’는 것이 무엇이고, 또 무엇이 아닌지를 아프게 찔러주는 책의 한 대목을 소개한다.

“귀스타브 플로베르(Gustave Flaubert)의 장편 『보바리 부인(Madame Bovary)』(1857)을 “책읽기에 탐닉하여 허구와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게 된 여성 엠마 보바리(Emma Bovary)가 평범한 남편 샤를(Charles)과의 생활에 실망하여 간통을 거듭한 끝에 자살한다.”라는 식으로 요약했다면, ‘텍스트’를 거의 읽지 않은 셈이다.” (36쪽)

이것은 책에서 옮긴 일본의 대표적 문학비평가 하스미 시게히코(蓮實重彦)의 글이다.

“하스미가 보기에 『보바리 부인』을 ‘요약’하는 사람은 텍스트를 읽지 않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무엇보다도 이 작품에 ‘엠마 보바리’라는 고유명사는 한 번도 쓰여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엠마 보바리’를 주어로 요약을 만든다면 그것은 ‘텍스트적 현실’에 배치되는 것이 된다.” (58쪽)

소설 『보바리 부인』을 ‘들어본’ 사람은 많아도 실제로 ‘읽은’ 사람은 별로 없다는 현실을 잘 보여주는 지적이다. ‘들어본 것’을 ‘읽은 것’으로 오인하는 상황에서 ‘문학’이란 수능에 나오는 지문에 불과할 뿐이다. 읽어보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은 ‘하나의’ 줄거리만 알지만, 읽어본 사람은 그 ‘혼자만으로도’ ‘수많은’ 해석과 감상의 꽃을 피운다. 그게 문학 ‘읽기’를 즐겁게 하는 수많은 방법들 중 하나다.

앞서 하스미의 지적을 부연하자면, 꽤 두툼한 분량의 책 『보바리 부인』에서 ‘보바리’도 ‘엠마’도 수백 차례 각각 언급되긴 하지만, 정작 남편의 성과 아내의 이름을 묶은 ‘엠마 보바리’라는 ‘주인공’의 이름은 단 한 번도 ‘텍스트’에 나오지 않는다. (다만, 플로베르의 프랑스어 원본에도 나오지 않는 ‘엠마 보바리’라는 고유명사가 어떤 한국어 번역본에는 ‘단 한 번’ 등장한다는 점은, 혼선을 피하기 위해, 지적해 둔다.)

초보자도 전문가도
빈손으로 돌려보내지 않는 ‘지적 자극’

일본에 테리 이글턴과 프레드릭 제임슨을 소개하고, 선구적으로 [현대비평/문학] 강의를 개설한 영문학자 오하시 요이치(大橋洋一) 도쿄대 명예교수는 이 책 저자들의 ‘스승 세대’다. 그는 이 책이 간행된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읽기 쉬우면서도 많은 정보를 담은 입문서로 21세기에 있어 현시점 최고의 책”이라 평가했다. 특히 이 원로 학자는 “초보자로부터 전문가에게까지, 이 책은 열려 있다. 아니, 초보자도 전문가도 빈손으로 돌려보내지 않는 자극으로 가득 차 있다.”라는 감상을 붙였다.

초보자는 낯설고 난해한 이론을 쉽게 설명하고 이끌어주는 친절함에, 전문가는―특히 한국의 전문가는―일본 학계의 ‘문학/이론 읽기’를 비평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풍부한 자료에 만족할 만한 책이다. 대학에서 문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번역자들은 “난해하고 복잡한 여러 문학이론을 섬세히 다루면서도 명쾌하고 단정한 서술을 갖춘 것이 이 책의 미덕”이라고 평한다.

책은 1, 2부로 구성됐다.

1부 「기초강의(Fundamentals) 편 - 문학이론의 에센스」는 이론을 키워낸 굵직한 ‘나무’들을 소개한다. ‘텍스트’ ‘읽다’ ‘언어’ ‘욕망’ ‘세계’라는 영역에서 다섯 개의 나무 기둥이 문학이론의 기초를 든든하게 떠받친다.

2부 「토픽(Topics) 편 - 문학이론의 현재를 생각하기 위하여」는 1부에서 소개한 이론의 나무들이 가지를 펼쳐 그 끝에 핀 아름다운 ‘꽃’들을 소개한다. 1부에서 다룬 문학이론들의 좀 더 구체화된 사례들이다. 오리엔탈리즘과 포스트콜로니얼, 포스트휴머니즘, 환경, 정신분석, 젠더와 문학의 관계를 살펴본다.

1부에서 기초를 다졌다면 2부에선 이를 기반으로 한 문학/이론의 현재를 생각해 보는 구조다. 좀 더 최신의 구체적 문학/이론 성과물을 소개한다.

1, 2부 모두 각 장의 끝에는 ‘더 읽어봐야 할 책/사상가’의 서지사항(번역 과정에서 한국어 출간본도 포함했다)을 실었다. 독자들의 서재에서 새롭게 뿌리 내릴 생각의 묘목들이다. 후기/부록의 성격으로 맨 뒤에 실린 ‘세계문학 (뒷) 길 안내’와 ‘문학이론의 입문서 가이드’는 소개하는 책의 제목만으로도 훌륭한 지적 자극이 된다.

이렇게 나무에서 꽃으로, 다시 꽃에서 나무로. 문학의 숲을 산책하는 즐거움을 이 한 권의 책에 오밀조밀하게 담았다.

서문과 번역자의 말에 언급한 것처럼, 이 책은 단순히 일본 문학비평계의 성과를 그대로 옮겨 쓴 것이 아니다. 한국과 일본 비평계의 인적, 학술적 교류가 번역의 계기가 됐다. 책에서 여러 번 언급되는 것처럼 벤야민 식의 ‘번역’이란 “사랑을 가지고 세부에 이르기까지” 협동하는 작업이다. 원작자와 번역자가, 자신과 자신이 속한 각자의 언어와 문화의 한계와 이질성을 느끼고 도전해가는 과정이다.

일본의 대표저자는 “관동대학살의 기억이 희미해져 가는” 2023년 겨울(딱 100년 전 1923년 도쿄 ‘관동대지진’은 당연히 지질학적 사건을 넘어선다. 이 사건으로 한일은 식민지와 피식민지, 제국과 서발턴 등 역사적 정치적 문화적 심리적 심연을 실제로 체험한 바이며 이는 책의 주요 주제이기도 하다)에 한국어판 서문을 보내왔고, 한국의 학자들은 2024년 봄에 번역자의 말로 화답한다. 책은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지는 한일 양국 학계의 우정의 산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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