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톨스토이의 『참회록』 러시아어 완역판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Лев Николаевич Толстой)가 1879~1882년 사이에 집필한 책이다.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1869) 『안나 카레니나』(1877) 등을 발표하며 문학적 성공의 절정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이러한 성공 속에서도 죽음과 삶의 의미에 대한 내적 위기를 겪으며, 자신의 명성과 부, 가족, 문학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허무함에 빠졌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그는 자살 충동에 시달리며 신앙과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 깊은 고뇌가 『Исповедь』 집필로 이어졌으며, 이 작품은 그의 인생과 작품 세계에서 중대한 전환점이었다. 톨스토이는 그의 나이 54세(1882)에 『Исповедь』를 완성하고 러시아에서 출판하려 했으나, 당시 종교적, 철학적 저술은 정부의 검열을 통과해야 했는데, 검열 단계에서 정교회의 교리와 정부 질서에 반하다는 이유로 통과되지 못했다. 이에 톨스토이는 같은 해에 『Исповедь』의 초판을 스위스 제네바에서 비공식적으로 출판해야 했다. 『Исповедь』를 통해 톨스토이는 자기 성찰과 신앙의 필요성을 깨닫고, 이후 단순한 삶, 채식, 금욕, 비폭력, 사랑과 자기 완성에 중점을 두는 새로운 사상을 구축했다.
이 책은 톨스토이의 종교적 고백이자 철학적 탐구의 기록으로, 그가 귀족 문인에서 신앙적 구도자로 전환하는 분기점을 이룬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이성의 한계를 통렬히 자각하고, 민중의 단순한 신앙 속에서 삶의 진리를 발견한다. 교회와 국가, 사회 제도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며, 인간의 본성과 윤리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나의 신앙』(1884),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1885), 『인생론』(1887), 『예술이란 무엇인가』(1898), 『부활』(1899), 등 후기 주요 작품들은 모두 이 새로운 사상 아래 탄생했다. 1901년 그의 소설 『부활』 때문에 러시아 정교회로부터 파문을 당하는 등 사회적, 종교적 갈등을 겪기도 했다,
생의 말년에는 문학가라기보다 도덕적, 종교적 구도자로서의 삶을 살았던 그는 마지막까지 인간의 존엄과 사랑, 윤리적, 청빈한 삶을 추구했다.
이번 번역판에서는 최대한 의역을 자제하고 원 문장의 의미를 살리는 방향으로 번역을 진행하였고, 고풍스러운 문체보다는 현대인의 감성에 맞는 간결한 문체를 선택하였다.
톨스토이의 『Исповедь』는 『참회록』, 『고백록』으로 제목이 번역되어 널리 알려져 있으나, 본서의 제목을 『회심(回心)』이라고 한 이유는 ‘과거의 생활을 뉘우쳐 고치고 신앙에 눈을 뜸’이라는 회심의 정의가 러시아어 단어 Исповедь의 여러 가지 한국어 의미 중에 톨스토이가 의도했던 제목의 의미에 가장 충실하게 부합한다고 생각하여 ‘회심’을 선택하였다.
종교적으로 혼란스러운 이 시기에 삶의 문제와 신앙의 본질을 참오하고 고뇌했던 톨스토이의 구도자적 생애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