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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제1장∥어린시절
제2장∥이사
제3장∥싹트는 자아

에필로그

전문가 칼럼∥<‘독친’과 학대>
저자 소개
저자 : 쓰쓰미(tutumi)
좋아하는 것은 고구마. 엄마와의 생활을 그린 만화, <독친>이 인스타그램에서 화제가 되면서 마침내 꿈을 이뤘다. SOUL’d OUT를 통해 만난 지금의 남편과 결혼해 2020년 아이를 낳았다. 육아에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밤마다 ‘베스트 오브 고구마 말랭이’를 찾아 인터넷을 떠돈다.

역자 : 일본콘텐츠전문번역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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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독친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우리는 종종 매체를 통해 어떤 아이들의 삶과 죽음을 전해 듣는다. 사고도, 질병도 아닌 부모의 학대로 인한 죽음. 그렇게 훨훨 날아간 아이들이 수도 없이 많다. 세상의 모든 일을 명과 암으로 나눌 수는 없겠으나, 아동학대에 관한 한 그것은 전부 어둠에 가깝다. 이 책의 저자인 ‘쓰쓰미’ 역시 아동학대 피해자다. 그리고 엄마에 의한 지속적인 학대와 방임 속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이기도 하다. 그는 그저 매를 맞거나 신체적인 괴롭힘을 당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자유’까지 속박당한다.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없고, 자고 싶을 때 잘 수 없으며, 마음껏 쉬거나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다. 그렇게 그녀의 몸과 마음은 무너져 내린다. 생각 회로가 망가지다 못해 점점 극단으로 향할 즈음 그녀는 자살을 시도하지만, 미수에 그친 뒤 다시 일어서기로 결심한다. 학대에 맞서고, 폭력에 지지 않기로 다짐한다. 세상 밖으로 걸어 나오며 엄마와의 연을 끊어낸다.
저자는 직접 겪은 경험담을 담담하게 풀어내면서 ‘독친은 어떻게 생겨나는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예컨대 그녀는 엄마와 함께 텔레비전을 보다가, 네 살짜리 아이의 사망 소식을 접한다. 사인은 부모의 지속적인 학대. 아이는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한 채 죽임을 당했고, 쓰쓰미는 그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쓰쓰미를 학대한 주체인 ‘엄마’는 텔레비전을 보며 죽은 아이가 불쌍하다고 말한다.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 아닌가.
소위 독친이라고 불리는 부모들은 왜 자신이 아이를 학대하고 있다는 자각을 느끼지 못할까. 이 책의 해설을 쓴 ‘오야노 지카라’ 교육 평론가는 이에 대해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힘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리고 약한 아이를 짓누르거나 괴롭히는 방식으로 자신감을 충족하려 한다는 것이다. 쓰쓰미로 대표되는 이 시대의 많은 아이가 ‘방임’ 상태에 놓여 살아간다. 그러니 우리는 그렇게 독친 부모 아래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손을 내밀어야만 한다. 아이가 보내는 SOS에 귀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폭력의 대물림
엄마의 폭력은 할아버지를 닮았다. 그건 마치, 사랑이라는 위장막을 두른 집요함 같다. 쓰쓰미는 어느 순간 자신에게 사랑만 주던 할아버지에게서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할아버지 역시, 엄마에게 있어 ‘독친’이었다는 엄마의 고백을 전해 듣는다. 할아버지에게 맞아 흉터를 가지게 된 이야기, 밧줄에 묶인 채 트럭에 매달려 끌려다닌 이야기, 그리고 엄마는 그 이야기 끝에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런 방식으로 자랐기 때문에 너를 키우는 방법도 그것밖에 몰라”. 폭력은 이렇게 고통과 증오에 가까운 방식으로 대물림된다.
이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폭력의 대물림’이다. 나 역시도 내 아이에게 그런 부모가 되지 않을까? 나도 독친이 되면 어떡하지? 이와 같은 고민이 모이고 모여 쓰쓰미의 삶에서 중요한 화두가 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이러한 고민과 자기 성찰의 결과로 조금씩 단단해진다. 누구나 성장하기 위해 고민과 방황의 시간이 필요하듯, 쓰쓰미 역시도 무수히 많은 고민 속에서 견디고 또 견디며 어른이 되어간다. 폭력은 과연 대물림 되는가? 이 모호한 질문의 끝에 이 책은 ‘자유의지’라고 답한다.
사실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은 그것을 학습하기 쉽다. 그러나 그러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 모두가 폭력적인 어른으로 성장하지는 않는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증오는 증오를 낳는다고. 그러나 그 화살이 어디를 향해 있는지 늘 살피고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저자가 던진 ‘폭력은 대물림 되는가?’라는 주제는 이것과 같은 맥락에서 연결된다. 나보다 약한 아이에게, 그리고 그 아이의 아이에게 말이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자기 성찰과 굳건한 자유의지 없이 결국 폭력은 대물림되고 말 것이다. 다만, 이 말은 곧 그 폭력의 고리를 스스로 끊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내 마음의 빗장을 열어준 사람들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아물게 하는 건 결국 사람이다. 응원의 말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대에는 보이지 않는 구원의 힘이 있어서, 우리는 그것으로 또 무사히 어떤 시절의 언덕을 넘어갈 수 있게 될 테니까. 쓰쓰미를 절망 속에서 끌어 올린 것도 역시나 사람이었다. 엄마 앞에만 서면 무력해지던 작은 아이. 그 아이가 엄마를 무사히 미워하고 밀어낼 수 있기까지, 쓰쓰미 곁에는 그녀를 지지한 사람들이 있었다. 쓰쓰미는 사람에게 기대어 자기 안에 가득한 흉터를 처음으로 들여다본다. 엄마가 밉다고, 이런 건 싫다고. 처음으로 말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거치며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기본적인 상식을 터득해 나간다. 누군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각자의 삶이 가진 역사에 비추어 볼 때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이들이 없었다면 엄마를 향한 본능적인 사랑과 그 사랑에 균열이 가는 순간을 어린아이 홀로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을까. 쓰쓰미는 친구 A의 말에 ‘독친’이라는 존재를 처음 알게 되고, 엄마를 이겨보고자 결심한다. 더 이상 이렇게 살지 않아도 된다고, 엄마가 원하는 모습으로 비위를 맞추며 사는 일은 관두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그날, 쓰쓰미는 처음으로 엄마의 손을 뿌리친다.
또 한 가지, 학대와 폭력 속에서 쓰쓰미를 살아가게 했던 힘은 ‘만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다. 쓰쓰미는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향해 묵묵히 걸어 나간다. 만화가가 되고 싶으면 그동안의 양육비 1억을 당장 내놓으라는 엄마의 말에 주눅이 들기도 하지만, 쓰쓰미 곁의 어른다운 어른과 친구들이 그 꿈을 붙잡고 나아갈 수 있도록 지지한다.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무언가를 좋아하는 건 그 마음만으로도 무기가 될 수 있는 거라고. 그렇게 말하며 그녀를 응원한다. 그리고 쓰쓰미는 이 책을 출간하며 끝끝내 그 꿈을 이루어내고야 만다. 꿈을 이루기까지의 더 많은 에피소드가 들어 있으니 궁금하다면 꼭 이 책을 펼쳐 보기를 바란다.

▲나를 닮은 ‘나’들에게
다른 사람과의 만남이 넓혀 준 쓰쓰미의 세계는 그렇게 넓어져만 간다. 그리고 그녀는 더 나아가 독친 부모 아래에서 자라는 아이들,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자기가 겪은 고통의 시간이 누군가에게 닿아 또 다른 고통을 깨고 나올 힌트가 되면 좋겠다고. 독친이라는 말은 어쩌면 독친 부모 아래에서 자란 사람들이 자립을 향해 한 발자국 내딛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일지도 모르겠다(2권 288쪽). 내 잘못이 아니라는 믿음이 있다면 우리는 그 오랜 고통의 시간을 견뎌낼 수 있으니 말이다. 비록 어린 날 부모로부터 받은 학대의 기억은 쓰쓰미 마음에 흉터를 남기고 떠나갔지만, 그녀는 그 흉터로 인해 또 누군가의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인간은 힘듦을 견딘 만큼 깊어진다. 그리고 그런 단단함을 무기 삼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러니 우리는 죽지 않고도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용기만 있다면 말이다.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한, 단 한 걸음의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과거에 얽매인 것과 과거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은 다르다(2권 194쪽). 내 마음 깊이 묻어둔 상처를 꺼내어 똑바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서서히 그 상처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 꾹꾹 눌러 담긴 이야기를 통해 세상에는 나를 닮은 ‘나’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의 아픔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고, 우리는 서로의 손을 맞잡고 함께 나아갈 수 있다고 믿게 되기를 기다리겠다. 쓰쓰미의 고백은 그 첫 출발선이 될 것이다. 상처 앞에서 살아남은 모든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크고 작은 희망으로 가득한 이 책의 손을 꼭 붙잡아 보기를!

책 속에서

'독친’이란 아이에게 독이 되는 부모를 말합니다. 폭력, 폭언, 과도한 간섭을 통해 자기 뜻대로 아이를 통제하려고 해요. 때로는 아이를 방치하기도 합니다. 학대받는 아이들은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채 혼자 끌어안고 살아가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3쪽

엄마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나를 탓했다. 내가 정말 잘못한 건가? 내 잘못이 맞다면 나를 조금만 혼낸 거니까 엄마는 다정한 사람일지도 몰라… 내 생각 회로가 이상해진 건 이때부터였다.
-24쪽

엄마를 향한 폭력에 맞서야 하는데, 나는 앞으로도 못 본 척해야 하는 건가. 답답했지만 내게 엄마와의 약속이란 꼭 지켜야 하는 것이었다.
-42쪽

“어제는… 엄마가 미쳤었나봐. 미안해. 엄마를 용서해 줄래?”
“응… 좋아! 용서할게!”
엄마한테 사과를 받은 건 처음이었다. 나는 그게 너무 기뻐서 목을 조른 이유도 모른 채 엄마를 완전히 용서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때,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엄마가 더 이상 나를 때리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었다.
-61쪽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자신만의 무기란다. 좋아한다고 자신감을 가지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강해질 수 있거든! 하지만, 점점 어른이 되어 갈수록 좋아했던 것을 포기하거나 그때의 마음을 잊어버리고는 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선생님에게도 그렇게 잊힌 ‘좋아했던 것’이 아주 많단다!”
-107쪽

역시, 그 아버지에 그 딸이구나. 그렇다면 나도 두 사람을 닮았을까? 나도 폭력의 대물림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참을 수 없이 괴로워졌다.
-161쪽

살 집도 있었고, 학교도 다니게 해 줬으며, 휴대폰도 사 줬다. 그래서 키워준 부모를 증오하는 내가, 죽이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가, 악의 뿌리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건 틀린 생각이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도 된다는 걸 이제는 안다.
-174쪽

하지만 엄마는 세상이 말하는 ‘독친’이었고 사람들의 눈에도 엄마가 이상해 보일 것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자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해졌다. 엄마를 이상하다고 생각해도 된다는 것, 독친과 싸우는 건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다친 나의 마음에 용기를 불어 넣었다.
-1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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