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이제 타인의 박수 대신 나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관계의 다이어트를 통해 발견한 오십의 품격과 자유
우리는 평생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 속에 살아갑니다. 특히 가정과 사회에서 중심축 역할을 하는 4050 세대에게 관계는 곧 책임이자 생존입니다. 하지만 타인의 기대를 채우느라 정작 자신의 마음이 텅 비어버렸다면, 그 관계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이은정 작가의 『그동안 애쓰셨습니다, 사람도 삶도』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인간관계 처세술을 넘어선 ‘자기 구원의 기록’입니다. 저자는 800명이 넘는 휴대폰 연락처를 절반으로 덜어내고, 의무적으로 참석하던 모임을 과감히 거절하며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실험을 감행합니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은 소외감이 아니라, 오롯이 나로 존재할 수 있는 ‘마음의 영토’였습니다. 남의 시선에 미움받을 용기가 없어서 정작 자신을 미워해 왔던 삼십 년의 세월을 청산하는 저자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책 곳곳에는 일상에서 즉시 실천할 수 있는 심리학적 통찰과 노하우가 가득합니다. 감정을 필터링하는 ‘3초 규칙’, 삶의 여백을 만드는 ‘70%의 기대치’,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무너지지 않게 하는 ‘그럴 수 있지’라는 마법의 문장은 관계의 피로도를 낮추는 실질적인 도구가 되어줍니다. 특히 ‘혼밥’을 통해 잃어버린 감각을 복원하고, 걷기를 통해 마음의 고인 물을 흘려보내는 저자의 일상은 ‘자기 돌봄’이 결코 사치가 아님을 증명합니다.
심리학의 ‘컨보이 모델’을 인용하며 “진짜 나를 지탱해 주는 세 명이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저자의 통찰은 인맥의 양에 집착하던 우리의 관성을 멈추게 합니다. 이 책은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혹은 지금 이 순간 관계 때문에 잠 못 드는 이들에게 건네는 가장 사려 깊은 위로이자,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담담한 용기입니다. 이제껏 남을 돌보느라 애썼던 당신의 손을 잡고 이 책이 말합니다.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이제 당신이 행복해질 차례입니다.”
책 속에서
오십 번째 생일날, 세상으로부터 숨어버리기로 했다.
쏟아지는 축하 전화를 뒤로한 채 휴대폰을 무음으로 바꾸고 이불 속으로 깊이 파고들었다.
남들이 보기엔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이었다.
하지만 그날 이불 속에서 울고 있던 여자는 그저 ‘사람’에 체해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가련한 영혼일 뿐이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화장실 거울 앞에 섰다.
세수하려고 물을 틀었는데, 거울 속 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낯설었다.
두 시간 전까지 환하게 웃고 있던 얼굴은 온데간데없었다.
거울 속에는 눈가에 잔주름이 깊게 패고 입꼬리가 축 처진, 피곤해 보이는 중년 여자가 서 있었다.
쉰 번째 생일을 코앞에 둔 나의 민낯이었다.
거울 속의 그녀에게 물었다.
“너는 지금 행복하니?”
--- 「좋은 사람인 척 살아온 삼십 년」 중에서
시간이 지나며 깨달았다.
초긍정이란 거창한 에너지가 아니라, 말할 때 “그래도”라는 접속사를 붙이는 습관이란 것을.
“힘들다. 그래도 어제보다 한 페이지 더 썼다.”, “지쳤다. 그래도 아이들이 건강하다.”
어둠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어둠 속에서도 빛이 스미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
그것이 내가 정의하는 긍정이다.
--- 「긍정도 선택이다 - 내가 선택한 인생의 태도」 중에서
100%라는 기대는 99%의 성과조차 실패로 간주하게 만드는, 삶을 영원한 불만족 속에 가두는 감옥이었다.
나만의 ‘70% 규칙’을 만들었다.
모든 일과 관계에 70%만 기대하기로 했다.
기대를 70%로 낮추니, 30%의 여백이 생겼다. 그 여백에 ‘감사’가 들어왔다.
--- 「70%만 기대하면 100% 행복하다」 중에서
거절은 상대를 실망케 하는 비정함이 아니라, 내 삶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임을 몸소 체험했다.
울타리가 있어야 정원이 아름다운 것처럼, 경계가 있어야 관계도 아름다워진다.
거절은 예의를 잃는 행동이 아니다.
나를 소중히 다루겠다는 선언이다.
--- 「거절하는 법을 배웠더니 존중받기 시작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