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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한국 현대문학의 대표적인 고전으로 평가받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1970년대 난장이로 상징되는 도시 노동자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1975년 [칼날]부터 1978년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와 [에필로그]에 이르기까지 12편이 수록되었으며, 빠른 호흡의 단문과 아름다운 문체, 환상적인 기법 등 현실과 미학의 뛰어난 결합으로 평가받는다. 2024년 2월 판매 부수 150만 부(325쇄)를 돌파하였다.

개정판에서는 판형과 표지를 새로이 하고, 오늘날의 표기법에 맞게 일부 단어와 문장을 다듬었다. 기존에 실린 문학평론가 김병익, 우찬제의 해설 외에 작가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기자이자 작가인 이문영의 글을 새로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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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의 말: 파괴와 거짓 희망, 모멸의 시대

뫼비우스의 띠
칼날
우주여행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육교 위에서
궤도 회전
기계 도시
은강 노동 가족의 생계비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
클라인 씨의 병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
에필로그

부끄러움에 대한 이야기-이문영
대립의 초극미, 그 카오스모스의 시학-우찬제
대립적 세계관과 미학-김병익
저자 소개
저자 : 조세희
경기도 가평에서 태어나 서라벌예대와 경희대를 졸업하였다. 196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나 십 년 동안 침묵을 지키며 작품 활동을 일절 하지 않았다. 그러나 1975년 「칼날」을 발표함으로써 새로 작가 생활을 시작한 그는 「뫼비우스의 띠」로부터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 「에필로그」에 이르기까지, 고통받는 소외계층 일가를 주인공으로 한 ‘난장이 연작’을 1978년 열두 편으로 마무리 지었다. 현실과 미학의 뛰어난 결합으로 평가된 이 연작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묶여 간행되었으며, 작가는 그 뒤 『시간여행』과 『침묵의 뿌리』를 출간하였다. 2022년 12월 25일 타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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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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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한국 문학사 또 하나의 기록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150만 부 돌파

한국 현대문학의 대표적인 고전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하 『난쏘공』)의 판매 부수가 150만 부를 돌파하였다. 지금껏 150만 부를 넘긴 몇몇 한국 문학 작품이 있었지만, 광고나 TV 프로그램의 대규모 캠페인, 작가의 방송 출연 등 대중매체 노출의 영향이 컸다. 『난쏘공』의 150만 부 발행은 이러한 홍보 없이 이룬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또한, 베스트셀러 소설이 한 해에만 수십만 부씩 팔리다가도 몇 해 가지 않아 사라지는 경우가 다반사인 출판계에서, 1978년 초판 출간 이후 46년간 꾸준한 판매를 보여왔다는 사실은 이 책의 문학적·사회적 가치를 증명하는 사건이라 할 만하다.

150만 부 발행 및 2022년 12월 25일 타계한 작가의 일주기에 즈음해 『난쏘공』 개정판을 출간하였다. 개정판에서는 판형과 표지를 새로이 하고, 오늘날의 표기법에 맞게 일부 단어와 문장을 다듬었다.

개정판 표지에 그려진 도형은 철거되기 전까지 난장이 가족이 살던 ‘낙원구 행복동 집’과 난장이의 상징적 장소인 ‘벽돌공장’을 떠오르게 하며, 표지 왼쪽 상단의 원은 ‘공’ 또는 난장이가 닿고자 했던 ‘달’을 연상시킨다. “우리의 생활은 회색이다”라는 영희의 말처럼, 회색빛의 표지는 난장이 가족의 암울한 현실을 표현한다.

작품과 함께 실린 세 편의 글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 책이 갖는 문학적·사회적 의미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문학평론가 김병익의 해설(1978년)과 우찬제의 해설(1997년)에 더해, 이번 개정판에는 오랜 시간 작가와 함께해 온 언론인이자 작가인 이문영의 글을 실었다. 문단, 대중, 언론과 거리를 두며 작품 활동을 하지 않던 오랜 침묵의 시간, 작가가 선택한 삶을 회고하는 이문영의 「부끄러움에 대한 이야기」는 여전히 『난쏘공』을 읽고 있을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글이 될 것이다.

어떻게든 작품이 살아남아 독자들에게 전해지길 바라던 작가는
더 이상 『난쏘공』이 읽히지 않는 시대를 기다렸다

하루 자고 나면 누가 잡혀갔고, 먼저 잡혀간 누구는 징벌 독방에서 죽어 가는 지경이고, 노동자들이 또 짐승처럼 맞고 끌려가는, 다시 말해 인간의 기본권이 말살된 ‘칼’의 시간에 작은 ‘펜’으로 작은 노트에 글을 써 나가며, 이 작품들이 하나하나 작은 덩어리에 불과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파괴를 견디고’ 따뜻한 사랑과 고통받는 피의 이야기로 살아 독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나는 했다. ―「작가의 말」, 10∼11쪽

「작가의 말」에도 쓰여 있듯이, 집필 당시에는 “파괴와 거짓 희망, 모멸, 폭압의 시대”였던 유신독재 시대의 칼날을 피해 글이 살아남는 게 중요한 목표였다. 작가의 바람처럼 『난쏘공』은 1978년 초판 발행 이후 죽지 않고 살아 독자들에게 전해졌다.

그러나 『난쏘공』이 살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작가의 바람은 바뀌었다. 100쇄 발행 기념으로 한 언론사와 가졌던 인터뷰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계엄령과 긴급조치의 시대였던 1970년대에 『난쏘공』을 쓴 것은 벼랑 끝에 내몰린 우리 삶에 ‘경고 팻말’이라도 세워야겠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한 작품이 100쇄를 돌파했다는 것은 작가에겐 큰 기쁨이지만 더 이상 『난쏘공』이 필요하지 않은 시대가 왔으면 한다.”(1996년 6월, 경향신문 인터뷰)

그 후로 30년 가까이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 시대는 오지 않았다. 영희가 느꼈던 것처럼 여전히 “우리의 생활은 회색”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바람과는 반대로 『난쏘공』이 여전히 읽히는 까닭을 이문영의 「부끄러움에 대한 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난쏘공』이 300쇄를 찍고 100만 부가 팔리는 동안에도 난장이는 대를 이어 번성했다. 노비의 후손이었던 난장이 아버지는 벽돌공장 굴뚝에서 달을 따려고 발을 내딛다 떨어져 죽었다. 팬지꽃 앞에서 줄 끊긴 기타를 치던 딸 영희는 아버지의 죽음 뒤 방직공장에 들어가 여공이 됐다. 영희의 딸과 아들은 엄마의 시대엔 없던 비정규직과 파견직이 되어 할아버지가 올랐던 굴뚝에 매달려 고공농성을 한다. “책상 앞에 앉아 싼 임금으로 기계를 돌릴 방법만 생각”(「잘못은 신에게도 있다」)했던 그때나, 노동시간을 주 69시간까지 늘리는 것이 ‘개혁’이 된 지금이나, 난장이들의 삶은 나아지는 대신 불안정의 정도를 다투며 세분화되고 있다. 산업이 차수를 더해 네 번째 혁명을 하고, 거대한 세계가 손바닥 안에서 스마트하게 압축되는 사이, ‘공정’과 ‘능력’이란 이름의 세련된 불평등에도 끼지 못한 가난은 혐오의 대상이 됐다. 난장이들을 굴뚝에 내버려둔 채 “그늘이 없는 세계”는 오늘도 질주한다. ―「부끄러움에 대한 이야기」, 374쪽

『난쏘공』의 주요 기록
1978년 6월 문학과지성사 초판 발행
1996년 100쇄
2000년 7월 이성과 힘 초판 발행
2005년 200쇄
2007년 100만 부
2017년 300쇄
2024년 2월 150만 부 325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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