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강낭콩 키우기’를 소재로
색다른 성장 메시지를 담은 동화
매년 봄, 새 학기를 맞은 초등학교 교실에서는 강낭콩 화분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강낭콩 키우기는 3개월 안에 ‘식물의 한살이’를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성장’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학교 현장에서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수업 활동이다. 현직 교사인 김원아 작가는 교실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강낭콩을 키웠던 경험에 성장에 대한 통찰을 더해 남다른 성장 동화 한 편을 만들어 냈다.
4학년 준영은 매일 등교를 하면 가방을 책상에 내려놓음과 동시에 교실 창가로 향한다. 자신의 강낭콩인 ‘콩콩이’를 돌보기 위해서다. 하지만 준영의 콩콩이 키우기는 순조롭지 않다. 같은 반 친구인 기훈 때문이다. 사실 준영과 기훈은 매우 친했던 사이지만, 1년 전 가족까지 얽힌 큰 싸움을 한 뒤로는 인사도 안 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런데 강낭콩 키우기 활동 때문에 기훈과 계속 귀찮게 엮이자 준영은 마음이 시끄러운 것이다. 작가는 고요히 자라는 강낭콩과 준영의 불편한 상황을 대비하여 보여 주면서 위태롭게 흔들리는 과정 속에서 한 발짝씩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아이들의 성장을 흥미롭게 담아냈다. 이 책은 재미있고 힘 있는 이야기로 어린이가 문학과 친해질 수 있게 돕고자 창비교육이 새롭게 선보이는 어린이문학 시리즈 ‘이야기친구’의 첫 권이다.
어린이의 언어 세계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문장과
이야기의 감동과 재미를 배로 끌어 올린 그림
김원아 작가의 문장을 읽다 보면 마치 내가 실제 교실 한가운데에 와 있는 듯한 현장감이 느껴진다. 게다가 준영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돼 준영의 솔직하고 가감 없는 감정 표현을 읽을 수 있는데, 그 대목들에서 공감의 웃음이 새어 나오기도 한다. 김원아 작가 특유의 편안하고 안정적이면서도 어린이들의 언어 세계를 내밀하게 담은 문장들이 곳곳에 담겨 있어 이야기를 재밌게 읽을 수 있다.
거기에 이주희 화가의 통통 튀면서도 섬세한 그림은 이야기의 감동과 재미를 한층 더 키운다. 화가는 일상적인 교실이 아닌 화분을 무대로 활용해 시각적인 신선함을 주었고, 구도는 같지만 표현에 분명한 차이를 둔 장면 구성을 통해 갈등의 고조와 해소를 뭉클하게 담아냈다. 또한 준영은 분홍, 기훈은 노랑, 지우는 파랑과 같이 각 인물을 의미하는 색을 세심하게 설정해 인물의 개성과 관계를 재미있게 담았다.
초등 과학 교과 개념 ‘식물의 한살이’를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는 책
이 작품은 강낭콩의 생장 과정에 따라 전개되는데 이는 이야기를 끝까지 읽게 만드는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도 독자가 자연스럽게 ‘강낭콩의 한살이’의 전 과정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게다가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 4학년 1학기 3단원에는 ‘식물의 한살이’가 수록되어 있어 학교 현장에서 교과 융합형 교육이나 온작품 읽기 등을 진행할 때 이 책을 활용하면 안성맞춤일 것이다.
강낭콩과 꼭 닮은 어린이들의 주체적이고 단단한 성장을 응원하는 동화
이야기 속 ‘강낭콩’은 오늘도 관계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성장해 가는 어린이 자체를 의미한다. 강낭콩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순서대로 차근차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이를 닮아 주인공들도 관계가 소원해진 엄마에게 용기 내 말을 걸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선뜻 먼저 손을 내민다. 독자는 주체적인 어린이들의 모습을 통해 그들의 내일을 응원하면서도, 자신에게는 어떤 마음의 씨앗이 영글고 있을지 알아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 고요하지만 힘찬 성장담을 어린이는 물론 현재 어린이의 곁에서 그들의 성장을 응원하고 있을 부모와 교사 모두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