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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1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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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불복종
존 브라운 대위를 위한 청원
산책
겨울 산책
가을 빛깔
사랑
순결과 관능
한 소나무의 죽음
일지 초록

작품 해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연보
저자 소개
저자 : 헨리 데이비드 소로 Henry David Thoreau 1817~1862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서 태어나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했다. 고향으로 돌아와 교사가 되었으나, 학교에서 체벌을 강요하자 이를 거부하고 3주 만에 사직한 뒤 아버지의 연필 공장에서 일을 도왔다. 친형이자 가장 친한 친구였던 존과 함께 사립학교를 열기도 했지만, 존이 파상풍에 걸려 죽자 학교를 닫고 이곳저곳을 떠돌았다. 친분이 있던 초월주의 사상가 랠프 월도 에머슨의 집에서 입주 가정교사 생활을 하고, 초월주의 간행물 《다이얼》에 글을 기고하며 작가의 꿈을 키웠다. 1845년 3월 형과의 추억을 정리하고 글을 쓰기 위해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기 시작했고, 같은 해 7월 4일부터 1847년 9월 6일까지 약 2년간 그곳에서 홀로 지냈다. 1849년 형과의 캠핑을 추억하며 쓴 《콩코드강과 메리맥강에서의 일주일》을 출간했는데, 초판 1,000부 중 300부도 팔리지 못해 후속권의 출간이 기약 없이 미뤄졌다. 이에 소로는 원고를 계속 다듬었고, 결국 초고 완성 8년 만인 1854년 《월든》이라는 제목으로 재출간했다. 집필과 강연, 사회 참여를 이어가던 중 폐결핵 진단을 받고 1861년 11월 3일 한평생 써온 《일기》를 마지막으로 기록한 뒤 1862년 고향 콩코드에서 세상을 떠났다. 사후에 《소풍》, 《메인 숲》 등이 출간되었다.

역자 : 김욱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미시시피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듀크대학교,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에서 교환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서강대학교 영문학과 명예교수로 재직하며 번역가, 문학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문학이란 무엇인가》 《세계문학이란 무엇인가》 《이양하, 그의 삶과 문학》 《설정식, 분노의 문학》 《비평의 변증법》 《천재와 반역》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앵무새 죽이기》 《호밀밭의 파수꾼》 《위대한 개츠비》 《노인과 바다》 《이선 프롬》 《아메리카의 비극》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등 다수가 있다. 2011년 한국출판학술상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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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전 세계 시민 정신과 인권 운동에 거대한 영향을 준
진정한 자유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수필집

《시민 불복종》은 19세기 미국의 대표적인 초월주의자이자 전 세계 시민 운동에 절대적 영향을 끼친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남긴, 근대 영문학 산문의 귀중한 유산이다. 소로는 《월든》의 저자로 흔히 숲속에서 유유자적했던 작가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그는 사회와 체제에 얽매이지 않는 개인의 삶을 탐구하는 철학자이자 자유를 강력히 옹호한 사상가였다. 소로는 자본주의와 거리를 두며 자연 친화적인 순수한 생활을 이어가면서도, 국가가 불의를 저지를 때는 어김없이 저항의 목소리를 내어 시민의 의무를 다하는 일을 잊지 않았다. 그는 노예제를 폐지하지 않으며 유색 인종의 권리를 짓밟고 멕시코를 침범해 영토를 빼앗은 19세기 미국 정부를 비판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섰다. 특히 1846년에 집필된 연설문 〈시민 불복종〉은 국민에게 폭력과 강압을 행사하는 정부를 거부한다는 명징한 울림으로 19세기 중반 이후 시민 인권 운동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 책은 소로의 대표작 〈시민 불복종〉을 포함해 그가 쓴 수필 아홉 편을 엮었다. 불의에 맞서는 저항 정신이 투영된 글인 표제작 〈시민 불복종〉을 필두로, 노예제에 저항하다 희생된 이를 옹호하고 전 미국인의 양심을 촉구한 연설문 〈존 브라운 대위를 위한 청원〉, 자연의 아름다움을 세밀하게 관찰한 〈산책〉, 〈겨울 산책〉, 〈가을 빛깔〉, 〈한 소나무의 죽음〉, 사랑과 인간 경험에 관한 통찰을 엿볼 수 있는 〈사랑〉과 〈순결과 관능〉, 날것의 생각이 생생하게 담긴 〈일지 초록〉까지, 소로의 여러 면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을 다양하게 수록했다. 어느 주제를 다루었든, 소로의 글에는 사회의 어떤 억압에도 얽매이지 않는 순수하고 자유로운 개인의 삶을 추구한 그만의 올곧은 철학이 담겨 있다.

본래 소로의 글은 현학적이고 길이가 긴 특유의 문체와 수많은 문헌 인용으로 읽기 난도가 높은 편이나, 문예출판사의 《시민 불복종》에서는 서강대학교 영문학 명예교수인 김욱동 역자의 번역으로 좀 더 명확하고 깔끔한 문체의 소로를 선보인다. 저자의 엄중함과 진지함을 살리면서도 원문의 뜻이 곡해되는 일이 없도록 명료한 문장을 담아, 독자에게 소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최대한 생생하고 자연스럽게 전달하고자 했다. 여기에 역자가 사료와 문학 자료를 바탕으로 소로의 집필 배경을 설명한 작품 해설까지 첨부해, 소로가 어떤 배경에서 어떤 생각을 품고 글을 써내려갔는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소로의 밀도 높은 묵직한 문장을 원문 그대로 느끼고 싶은 독자도, 소로를 읽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독자도 소로의 글이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으려고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
국민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정부를 거부하겠다는 선언

1846년 7월 23일경, 소로는 수선을 맡긴 구두를 찾으러 마을 거리를 걷다가 난데없이 구속되어 지방교도소에 하룻밤 수감되는 일을 겪었다. 그가 전쟁과 노예제 존속을 강행하는 미국 정부에 맞서 인두세 납부를 6년간 거부했다는 명목이었다. 그는 감옥에서 풀려난 후 자신의 짧은 수감 경험을 담아, 폭력을 행사하고 국민을 억압하는 정부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담은 연설문을 발표했다. 소로는 정부의 압력에 위축되기는커녕 불의를 행사하면서 법에 따르라고 강요하는 정부의 행태를 낱낱이 폭로하고, 시민들은 부조리한 정부에 동조하는 대신 저항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이 연설문은 훗날 〈시민 불복종〉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어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까지 여러 사상가와 문인에게 영향을 주었다.

인도의 국부로 여겨지는 운동가 모한다스 카람차드 간디는 “미국의 친구들”이 자신에게 “소로라는 스승을 주었다”라고 할 정도로 극찬했으며, 자신이 주창한 운동이 〈시민 불복종〉에서 강한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20세기 흑인 인권 운동에 앞장섰던 마틴 루서 킹 역시 학창 시절 〈시민 불복종〉을 읽고 “악에 협력하지 않는 것이 선에 협력하는 것보다 중요한 도덕적 의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레프 톨스토이, 마르셀 프루스트,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비롯하여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가 마르틴 부버, 여성 참정권 옹호론자 앨리스 폴,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 미국 대법관 윌리엄 더글러스 등, 많은 역사적 인물이 소로의 〈시민 불복종〉에 크고 작은 영향을 받았다. 자유로운 삶을 누리는 전 세계 21세기 시민은 소로의 정신에 큰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역사에 거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답게 〈시민 불복종〉이 주는 메시지는 21세기를 살아가는 독자가 읽어도 상당히 강렬하다. 소로는 노예제 유지, 멕시코 미국 전쟁, 국민 억압을 이어가는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정부는 내가 허락한 것 외에는 내 인신과 재산에 절대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49쪽)라고 이야기하며 국가는 개인의 권리를 일절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소로는 조건 없이 정부만 비판하고 국민을 옹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는 국가의 폭력을 묵인하는 개인도 국가의 불의에 동조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먼저 인간이 되고 나서 국민이 되”고(12쪽) 개인의 양심에 따라 불의를 행사하는 국가를 적극 거부할 것을 촉구한다. 이렇듯 소로가 주창한 개인의 책임과 불의에 대한 저항은 이후 시민 운동에서 비폭력 저항의 모델이 되었다(322~323쪽). 소로가 진정한 자유의 사상가로 오늘날까지 평가받는 이유다.

〈존 브라운 대위를 위한 청원〉에서도 그는 국가에 짓밟히는 개인의 자유를 옹호한다. 이 글은 흑인 노예를 무력으로 직접 해방하기 위해 1859년 10월 연방 정부 무기고를 습격했다가 체포된 존 브라운 대위를 옹호하는 연설문으로, 미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당시 미국에서는 브라운 대위의 봉기를 ‘미친 행동,’ ‘야만적인 행위’로 보는 시각이 주류였으며 노예제 폐지를 주장하는 언론조차 그의 처사가 과격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소로는 노예제를 묵인하고 전쟁을 일삼는 정부를 외면하는 대다수 미국인이야말로 불의에 동조하는 자들이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폭력을 거부하고 순수한 양심에 따라야 한다는 소로의 목소리는 부조리와 폭력, 전쟁이 끊이지 않는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에게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자연을 관찰한 과학자, 엄숙한 인문학자, 자유로운 저술가였던
소로의 여러 가지 모습이 담긴 산문을 다방면으로 수록

이 책에서는 〈시민 불복종〉과 같이 자유를 주창하는 작품 외에도, 소로의 여러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산문을 다양하게 담았다. 특히 《월든》의 자연친화적인 소로의 모습에 친근감을 지니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의 중반부를 채운 소로의 산문 〈산책〉, 〈겨울 산책〉, 〈가을 빛깔〉, 〈한 소나무의 죽음〉이 반가울 것이다. 진정으로 자유로운 개인을 옹호한 사상가였던 소로의 가치관은 대자연에 대한 그의 깊은 사랑과 맞물려 있다. 소로는 평생 초월주의자로 살았는데도, 동료 초월주의자들이 건설한 공동체 마을에 참여하기는 거부했다. 공동체 마을은 어떤 식으로든지 자연을 파괴할 수밖에 없기에(354쪽) 홀로 사는 삶을 고집할 정도로 소로는 자연을 아꼈다. 숲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실존을 실험한 《월든》의 저자답게 소로는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연에 있다고 여겼으며, 자연을 거니는 산책이 사회가 부여하는 온갖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와 독립을 구가할 수 있는 진취적 활동이라고 이야기했다(333쪽).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몇백 년 이상 살아온 나무를 마구 벌목하는 인간을 비판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262쪽).

이렇듯 누구보다 자연과 접촉하며 살아온 덕에 소로는 고향 땅에서 살아 숨 쉬는 자연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었고, 자연을 주제로 한 영미 문학 작품 중 손에 꼽힐 정도로 밀도 높은 시적 감성이 남긴 글을 남겼다. 그는 무작정 자연이 아름답다고 이야기하지 않고, 평생 이어온 오랜 자연 관찰 경험을 토대로 지형지물과 식물들의 성질에서 인간이 본받을 만한 놀라운 점들을 발견해 예찬한다. 이렇듯 소로의 글에는 아름다움을 빚는 시인의 감성과 자연을 관찰하는 과학자(박물학자)로서의 이성이 조화롭게 깃들어 있다. 소로가 이야기하는 자연이 그 어느 작품보다 선명하게 생동하며 독자에게 피부로 다가오는 이유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 독자들에게는 다소 낯선, 사랑과 인간 경험에 관한 소로의 성찰도 만나볼 수 있다. 소로가 청혼을 거절당한 후 집필한 〈사랑〉과 〈순결과 관능〉에는 사랑의 진정성에 관한 고찰이 담겨 있으며, 이는 영적 성장과 자아 탐구와 연결된다. 여기에 소로가 현장에서 채집한 글 소재와 날것의 생각이 생생하게 담긴 〈일지 초록〉까지 읽고 나면 소로라는 한 명의 인간을 입체적으로,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소로는 47세의 짧은 생을 살며 방대한 분량의 시와 산문을 남겼으며, 그 글은 오늘날의 시선에서 봐도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오히려 소로가 살던 시대의 가치관에서 보면 그는 분명히 낙오자이자 이단자였다. 그는 사회의 억압에 동조하며 사람들과 적당히 어울리기를 택하지 않고, 언제나 선한 영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진정한 삶을 탐구하며, 누구보다 정의를 앞장서 실천하는 선지자였다. 역자의 말처럼, 그는 “19세기 중엽의 북소리가 아닌 앞으로 다가올 새 시대의 북소리에 발을 맞춰 행진하던 사람”이었다(355쪽). 소로의 글이 오늘날까지 깊은 울림을 주고 삶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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