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라면부터 돈가스, 양념치킨, 만두까지
우리가 즐겨 먹는 9가지 음식으로 읽는
흥미로운 동아시아 세계사
“4교시에 들려주면 학생들이 집중할 것 같은 이야기.” _이다솔(송우고등학교 역사 교사)
“한중일 세계사를 재미있게 익히고 싶다면 바로 이 책.” _정현채(율정중학교 역사 교사)
한국, 중국, 일본은 비행기를 타고 한두 시간이면 닿는 가까운 이웃 나라다. 국경을 맞댄 만큼 서로가 뒤엉켜 있는 역사적 관계도, 정치적 관계도 복잡하기 짝이 없다. 때로는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며 수출입을 거부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팡팡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앞에서 손을 맞잡고 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국가 간 장벽이 아무리 굳건할지라도 음식 문제에서만큼은 다르다. 우리만 보아도 이삿날이면 짜장면을 먹고, 주말이면 돈가스와 카레를 먹으러 간다. 시험이 끝난 뒤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곳은 마라탕집이다. 우리의 일상적인 식탁 위 풍경은 한중일 구분 없이 화기애애하다.
이 책에서 다루는 라면, 치킨, 돈가스, 냉면, 두부, 단팥빵, 만두 등은 한중일 세 나라에서 모두 즐겨 먹는 음식이다. 어느 한 나라에서 먹기 시작한 음식이 교역, 전쟁 등 여러 계기로 바다를 건너 전파되었고, 저자는 바로 이렇게 세 나라가 즐기는 음식 9가지를 골라 어떻게 이 음식들이 각 나라 식탁에 자리 잡게 되었는지 그 역사와 유래를 추적한다.
그 과정은 매우 흥미진진하다. 각 나라의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돈가스를 보면, 19세기 일본에 처음 들어왔을 당시 돈가스는 돼지고기가 아닌 송아지 고기 요리였다. 더 놀라운 건 다음인데, 고기에 고운 빵가루를 묻혀 튀기지 않고 ‘버터에’ 오랜 시간 ‘구워서’ 만든 요리였단다. 심지어 당시 일본은 육식이 허용되지 않던 시기였다. 하지만 서양의 무기와 기술이 앞서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일본인들은 ‘서양인들을 따라 고기를 먹어야 힘이 세진다’는 주장에 따라 돈가스를 먹기 시작한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중일에서 ‘똑같은’ 돈가스를 먹는 것은 아니다. 독일 사람들을 따라 중국에 들어온 돈가스가 ‘상하이식 라장유’라는 시고 알싸한 맛의 소스에 찍어 먹는 음식이 되었듯이, 일본에서 건너온 돈가스가 한국에서는 ‘일식 돈가스’와 ‘경양식 돈가스’로 나뉘어 자리 잡았듯이, 하나의 음식이 바다를 건너면 다른 음식이 탄생한다. 한국인이 중국이나 일본에 이민을 가면 그곳과 그곳 사람들의 영향을 받아 달라질 수밖에 없듯이, 음식도 마찬가지다.
『돈가스가 바다를 건너면』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하는 책이다. 라면, 만두, 양념치킨, 돈가스, 냉면 등 9가지 음식을 징검다리 삼아 “한중일이 공유하는 여러 음식의 유래를 구슬 꿰듯 알아가는 즐거움은 물론, 동아시아 세계를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흥미로운 책”(추천사)을 만나 보자. 갈등과 편견의 벽을 넘어 동아시아 삼국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맛깔난 길라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