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소란하고 불안한 세상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말들
우리는 늘 비교하고, 눈치 보고, 사서 걱정한다. 그러니 마음은 쉬지 못한다. 동료의 실적이 눈에 밟히고, SNS 속 누군가의 집이 내 집보다 넓어 보이고, 무심코 던진 상대의 말 한마디가 밤새 머릿속을 맴돈다. 더 잘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려 안간힘을 쓰다가, 정작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악순환을 멈추는 법을 알려 준다.
마스노 슌묘는 일본의 대표적인 선승이자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다. 그는 수십 년간 좌선과 수행을 통해 갈고닦은 지혜를 어렵지 않은 언어로 풀어낸다. 이 책에는 선어(禪語)가 등장하지만, 그것들은 결코 거리감 있는 개념으로 남지 않는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무분별(無分別, 이기든 지든 나는 귀하다)’, ‘방하착(放下着, 보고 싶지 않은 것은 무심히 흘려보내기)’, ‘오유지족(吾唯知足, 만족함을 알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 같은 말들이 오늘 내가 겪은 일에 꼭 맞는 표현임을 발견하게 된다.
번뇌가 사라진 자리에 남는 것은 ‘나는 나'라는 단단한 중심
책은 다섯 개의 장으로 이루어진다. 1장에서는 남의 평가와 SNS의 소음에 흔들리지 않는 법을 다룬다. 저자는 묻는다. "우주에 태양이 하나뿐이듯 나 역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상에 단 한 사람뿐인데, 평균과 비교하는 행위가 과연 무슨 의미인가?" 2장은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지 않는 법이다. 선의 '방하착(放下着)' 정신, 즉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무심히 흘려보내는 태도가 관계의 피로를 어떻게 덜어 주는지 보여 준다. 3장은 행동과 마음의 연결이다. 자세를 바로잡고 호흡을 고르는 것이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이 되는지, 저자는 실제 수행자들의 사례를 들어 담담하게 설명한다. 4장은 일에 관한 이야기다. 비교와 승패를 넘어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갖고 담담히 집중하는 것이 왜 가장 강인한 태도인지 다룬다. 5장에서는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불안을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사는 법으로 마무리한다.
각 장에는 선어와 함께 짧고 명료한 조언이 담겨 있다. “어떻게든 된다.” 잇큐 소쥰 선사가 임종 직전 제자에게 남긴 이 한마디는,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의 마음에 조용히 가닿는다. 저자는 거창한 결의나 급격한 변화를 요구하지 않는다.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밥 먹을 때는 밥에 집중하고, 어깨를 곧게 펴는 것. 그런 작은 순간들이 쌓여 마음의 중심이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현실을 살아가는 나에게 가장 필요한 부처님의 해답
이 책을 덮고 난 뒤에는 이런 순간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말에 상처받으려다 ‘저 사람은 할 일이 그렇게 없나?’ 하고 가볍게 넘기는 것, 비교하고 싶어지는 마음을 알아채고 조용히 내 일로 시선을 돌리는 것, 잘 안 풀리는 날에도 “어떻게든 된다”고 나직이 되뇌며 한 발 더 내딛는 것. 오래 묵은 습관이 조금씩 헐거워지는 그 변화는 티가 나지 않지만, 확실히 다르다. 번뇌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번뇌에 끌려가지 않게 되는 것. 마음이 흔들리는 날이 오더라도 다시 돌아올 자리가 생기는 것. 이 책이 독자에게 건네는 위로는 바로 그것이다. 생각이 너무 많아 지쳐 버린 날, 부처님께 물어볼 용기가 생기지 않는 날에도, 이 책은 조용히 당신의 옆에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