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하드코어 화학자 장홍제, 드디어 향정신성 물질까지 다루다
- 조금은 위험한 ‘어른의 과학 취향’ 시리즈 세 번째 책
- 술, 폭발물에 이어 향정신성 물질의 세계로
- “당신의 시스템에 가해지는 충격을 탐색합니다.”
방송을 통해 ‘마성의 화학자’로 명성을 알리고 있는 장홍제 교수는 1권 『들뜨는 밤엔 화학을 마신다』에서 극단적이고도 매력적인 취미인 ‘술’을, 2권 『답답한 날엔 화학을 터뜨린다』에서는 인간의 역사를 바꿔온 화려하지만 위험한 ‘폭발물’을 다뤘다. 이제 3권 『예민한 날엔 화학을 삼킨다』에서는 우리 뇌로 시선을 돌린다. 우리 뇌는 그 자체로 생산성이 풍부한 화학 공장이기 때문이다.
수분, 단백질, 지질, 탄수화물 등으로 구성된 뇌는 화학 물질의 거대한 집합체이자 신경전달물질과 수용체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생물학적 장치다. 우리 뇌가 화학적 구성물이라면 이를 화학적으로 교란하고 조절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인간이라는 시스템을 지배하는 강력한 매개체, 바로 ‘향정신성 물질’이 그 일을 해낸다. 지은이는 우리 뇌를 화학적 시스템으로 살펴봤을 때 얼마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을지 이 책에서 생생하게 드러내 보인다.
“연필심 위에 올라갈 정도로 적은 양의 분자가 어떻게 인간의 시공간 감각을 뒤틀고, 자아를 원자 단위로 분해하며, 불가능해 보이던 신경의 재건을 명령하는지 그 원리를 객관적으로 추적할 것이다. 금기라는 장막을 걷어내면, 그곳에는 인간이라는 유기체가 화학 물질에 얼마나 무력하면서도 정교하게 반응하는지에 관한 경이로운 과학적 진실이 기다리고 있다.”
- 〈들어가며: 당신의 의식을 재설계합니다〉, 11쪽
‘인간 의식의 재설계 설명서’가 눈앞에 펼쳐지다
- 아편과 모르핀부터 펜타닐과 엑스터시까지
- 정교하게 연쇄되는 화학 반응의 결과를 한눈에
- “손상된 자아 로그 파일과 시스템 과부하를 점검합니다.”
향정신성 물질의 역사는 술, 폭발물과 마찬가지로 문명의 역사와 함께한다. 4,000여 년 전 수메르인은 양귀비를 ‘기쁨의 식물’이라 불렀고, 고대 이집트인은 양귀비 추출물, 즉 아편을 외과 수술용 마취제로 사용했다. 뇌가 수용하는 고통을 급격하게 경감시키는 아편의 효과는 이후 모든 향정신성 물질을 탐색하는 길잡이가 됐다. 인간이 느끼는 감각과 감정은 결국 정교하게 연쇄되는 화학 반응의 결과라는 발상이 그것이다.
장홍제 교수는 아편과 모르핀부터 환각을 일으키는 마법 버섯, ‘국민 보조 배터리’ 카페인,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로 악명 높은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중독자들이 미국 필라델피아 거리를 좀비처럼 활보하는 장면으로 충격을 준 펜타닐, ‘사랑의 묘약’ 엑스터시(MDMA), 심지어는 두꺼비 등을 핥아서(!) 섭취할 수 있는 5-MeO-DMT 등 온갖 향정신성 물질을 화학자의 시선으로 차근차근 풀어준다.
지은이는 이들이 그저 인체에 유해하고 도덕적으로 문제 있는 약물임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은 인간을 생화학적 시스템으로 이해하고자 할 때, 향정신성 물질이 어떤 효과를 발휘하고 우리가 지금까지 믿어왔던 ‘자아’나 ‘영혼’이 얼마나 물질에 기반을 둔 것인지 명확하게 알려준다. 그야말로 ‘인간 의식의 재설계 설명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향정신성 물질은 우리 뇌의 섬세한 화학적 균형을 이루는 이 세 가지 핵심 물질[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아드레날린]의 작용을 모방, 증폭, 억제함으로써 우리의 감정, 동기, 인지 상태를 조절한다. 이 작은 분자들이 만들어내는 내면의 우주와 그것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어떻게 지배하는지에 대한 이해는 인간이 경이롭고 기적적인 고등 생명체라는 관점을 화학 물질에 지배받는 유기물 덩어리라는 시야로 끌어내릴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화학적 해석인가!”
- 〈Check List #1. 구성품 확인: 뇌와 신경〉, 33쪽
지적 쾌감 터지는 ‘어른의 과학 취향’이 완결되다
- 의식을 재구성하는 단계까지 나아가는 원자 연금술
- 화학의 한계를 끊임없이 탐색하면서 맛보는 짜릿한 즐거움
- “신경망을 다시 연결하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합니다.”
오랫동안 향정신성 물질은 자연계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왔다. 화학자들은 이를 화학적으로 추출하고 분해하는 작업에서 효과도 강하고 부작용도 심한 물질을 생산했다. 그런데 현대 화학은 이제 복어를 포획하지 않고도 신경독을 조립하고 호흡을 마비시키는 부작용만 삭제하는 물질을 만드는 단계까지 도달했다. 완성된 분자 구조에서 특정 원자를 갈아 끼우는 원자 연금술(atomic alchemy)의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등장할 때부터 자연과 인공 사이의 구분에 의문을 던졌던 화학은 드디어 물질을 재창조하고 의식을 재구성하는 단계로 들어선 셈이다. 화학자들은 중독 없이 우울과 불안을 벗어날 가능성을 탐색하면서 화학의 한계를 넓히고 있다.
장홍제 교수는 이 책에서 특유의 박학다식과 마성의 유머 감각을 통해 향정신성 물질에 관한 온갖 이야기와 과학의 최전선을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인다. 술과 폭발물에 이어 향정신성 물질로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예민한 날엔 화학을 삼킨다』는 한계를 넘나들며 지적 쾌감을 맛보는 시간을 독자들에게 선사할 것이다.
“똑같은 기본 구조에서 원자의 위치 하나를 비틀어 치명적인 향정신성 물질을 인류를 구원할 치료제로 바꾸고 굳어버린 뇌신경을 다시 말랑하게 만든다. 자연이 우리에게 원재료를 줬다면, 이제 화학은 우리에게 그 원재료를 지배할 권능을 줬다. 가장 장엄하고도 위험한 마지막 여정, 화학이 구현하는 정신의 연금술이 시작된다. 의식을 재설계할 준비가 됐는가?”
- 〈Check List #9. 의식 상태 재구성 프로토콜: 원자 연금술의 시대〉, 248쪽
◆ 시리즈 소개
국내 유일 하드코어 화학자 장홍제의
‘어른의 과학 취향’ 시리즈
조금은 위험할 수도 있는 ‘으른 취향’을 위한 분자 생활 안내서. 분자와 감정이 만나는 시간의 드라마 속에서 물질을 해체하고 해석하며 재구성하는 화학자의 안목으로, 어른이 되면 즐길 수 있는 세상 속 짜릿한 지식을 맛보게 해주는 새로운 과학 교양.
1 들뜨는 밤엔 화학을 마신다
장홍제 지음|240쪽|20,000원
어떤 물질이든 자비 없이 낱낱이 파헤치는 화학자가 중독이 아닌 취향으로 이끄는 한 권의 건배사. 한 잔, 두 잔, 세 잔… 저자와 함께 열 잔의 화학을 기울여보자.
“어렵지 않지만 얄팍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재미있다! 과학과 인생, 그 모든 기막힌 발효에 건배!” - 이정모(전 국립과천과학관장)
2 답답한 날엔 화학을 터뜨린다
장홍제 지음 | 304쪽 | 20,000원
파괴와 혼돈이라는 낡은 인상을 벗어던지고 새로이 읽는 폭발의 화학! 섬세한 화학의 논리 속에서 펼쳐지는 자유롭고도 도발적인 상상이 이 한 권에 꽉 들어찼다.
“과학의 지식으로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 동지들이라면 우리 기꺼이 이 책을 집어들자!” - 채승병(KAIST 물리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