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닛타 씨는” 하고 아즈사가 말허리를 잘랐다. “소설 신인상 심사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아세요?”
“아니요, 전혀 모릅니다.”
“그렇겠죠. 저도 그랬어요. 신인상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이미 데뷔한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신인상과 일반 공모한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신인상. 이번 ‘일본 추리소설 신인상’은 후자입니다. 응모된 원고를 예비 심사원들이 읽고, 뛰어나다고 판단한 작품을 몇 편 추려냅니다. 이번에는 다섯 작품이 최종 후보로 남았고, 심사위원들이 그 작품들을 심사해서 수상작을 한 편 선정하는 방식이에요.”
아즈사의 설명은 간결해서 이해하기 쉬웠지만, 이야기의 방향이 보이지 않는 건 변함없었다.
“그래서요? 그게 사건과 무슨 상관입니까?”
“저희가 주시하고 있는 인물은.” 아즈사는 약간 딱딱한 어투로 말을 이었다. “최종 후보로 남은 원고를 규에이샤에 응모한 인물, 즉 다섯 작품 중 한 편의 저자입니다.”
---P. 58~59
그때 나오미의 귓가에 “앗”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 직후 닛타가 발걸음을 멈췄다. 그의 시선은 중절모를 쓴 노인에게 꽂혀 있었다.
노인도 이쪽을 보았다. 노인의 표정에서도 숨을 삼킨 듯한 기색이 느껴졌다. 나오미가 아니라 닛타를 바라보는 것이 분명했다.
“닛타 씨, 왜 그러세요?”
(중략)
나오미는 노인을 보았다. 그는 프런트 카운터로 걸어가고 있었다. 프런트에는 직원이 두 명 있었지만, 나오미도 서둘러 프런트로 돌아가 노인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어서 오십시오. 체크인이십니까?” 나오미가 노인에게 물었다.
노인은 온화한 눈빛으로 나오미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오늘 밤부터 숙박하기로 예약한 닛타입니다.”
---P. 68~69
“테이블 맞은편에 관엽식물이 있잖아요.” 아즈사가 도키와 쪽을 가리켰다. “저기라면 얼굴을 정면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요?” 고스케는 아즈사가 들고 있는 물건을 보며 물었다. 눈에 잘 띄지는 않는 작은 렌즈가 달려 있었다. “그건 왜 꺼냈어요? 그 장난감으로 뭘 하려고요?”
아즈사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예전에 제가 이런 걸 사용하려고 하자 닛타 씨가 화를 냈죠. 호텔의 허가도 없이 그런 짓 하지 말라고요. 하지만 이제 닛타 씨는 호텔 쪽 사람이에요. 그것도 보안을 맡은 책임자죠. 그런 분에게 허가를 받으면 문제없지 않겠어요?”
“내가 은닉형 카메라를 허가할 것 같습니까?”
---P. 198
“왜 소설 신인상에 본명으로 응모했는가, 그거죠?”
“네.” 아즈사가 글라스를 내려놓고 고개를 기울였다. “범행을 저지르고 2년이 지나 이제 괜찮을 거라고 방심한 걸까요.”
“상을 받게 될 경우를 대비해서 그런 건지도 모릅니다. 기자회견을 하면 전국에 얼굴이 알려지죠. 가명을 쓰면 언젠가는 들통납니다. 도키와 겐타로라는 이름으로 살다가 이 기회에 아오키 하루마로 돌아가려 한 거겠죠. 물론 당신 말처럼 범행을 완벽히 은폐했다고 확신했을 겁니다.”
“만약 그렇다면…….” 아즈사가 도키와 쪽을 다시 보았다.
“그가 도키와 겐타로라는 이름으로 밤을 보내는 건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네요.”
“네, 속으로 매스커레이드의 결말을 곱씹으면서요.”
“매스커레이드?”
“가면으로 지켜온 인생 말입니다. 호텔을 방문하는 고객은 모두 가면을 쓰고 있다. 호텔리어는 그 가면을 존중하고 절대로 벗기려 해서는 안 된다. 호텔리어의 철칙이죠. 하지만 그는
반대로 이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내일은 가면을 벗을 결심을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P. 206~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