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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2020년 《실천문학》에 단편소설 「모두의 안녕」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 앤솔로지 등과 장편소설 《작고 귀엽고 통제 가능한(민음사, 2025)》을 출간한 도수영 작가의 첫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여러 지면에 발표했던 단편 중 기후 위기로 인한 디스토피아 느낌이 물씬 나는 SF 장르의 작품 세 편과 미출간작 두 편을 엮어 《모두의 안녕》이라는 제목으로 선보이게 되었다.
다섯 편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 《모두의 안녕》은 한 편도 버릴 것 없이 흥미진진하고 탄탄한 스토리로 도수영 작가만의 세계관을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 환경오염과 감염병, 재난으로 인해 고립과 단절이 일상이 된 세계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각 작품은 저마다의 결을 가진 인물과 사건 들로 가득 차 있어 쉽게 책장을 덮기 어렵다. 그 안에서도 끝내 서로를 향해 손을 뻗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집은, 첫 소설집임에도 도수영 작가가 얼마나 단단하고 독창적인 소설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지를 단번에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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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모두의 안녕
오늘 기록
아이가 자라는 동안
R300
루틴을 지키기는 어려워
- 작가의 말
- 추천사
저자 소개
저자 : 도수영
2020년 《실천문학》에 단편소설 「모두의 안녕」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작고 귀엽고 통제 가능한》, 앤솔로지 《무성음악》, 《전두엽 브레이커》, 《폴더명_울새》가 있다. 제14회 현진건 문학상 추천작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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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도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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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단절과 고립을 넘어선 희망의 빛
도수영 첫 소설집
소설가 최정화·김철귤 추천!

《모두의 안녕》에 실린 다섯 편의 단편은 각기 다른 시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모두 닫힌 문과 창문 너머로 서로를 감지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도수영 작가는 격리와 단절의 언어로 오히려 연결의 감각을 이야기한다. 세계가 어떤 모양으로 무너지든, 사람들은 끝내 목소리를 높이고 동그라미를 그리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려 한다는 것. 《모두의 안녕》은 그 애처롭고 아름다운 몸짓에 관한 소설집이다.

이상기후가 만들어낸 기이한 변화,
일상이 고갈된 세상에서 마주한 고립,
공포가 잠식한 자리에서 절망이 아닌 그 너머의 안녕을 묻는 이야기

등단작이자 소설집의 표제작인 「모두의 안녕」은 방역 체계가 일상을 지배하는 도시에서 홀로 고층 아파트에 갇혀 사는 게임 개발자 도일의 일상을 따라간다. 창문에 도시의 윤곽선을 그리고, 열린 창문에 동그라미를 표시하며 사람의 흔적을 찾는 도일의 모습은 쓸쓸하면서도 유머러스하다. 도일은 보건국 직원의 감시를 받으며 외출조차 자유롭지 않지만, 오래전 자신이 만든 게임 속 가상 세계를 홀로 거닐고, 윗집 아이의 발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연락이 끊긴 친구 나오미와 그의 아들 조슈아를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단절된 세계 안에서도 타인과의 연결을 포기하지 않는 도일의 모습은, 고립과 단절이 결코 완전할 수 없음을 조용히 증명한다. 소설은 격리된 삶 속에서도 ‘나 여기 있다’고 외치는 목소리들이 어떻게 건물 사이를 휘감아 돌다 사라지는지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오늘 기록」은 디지털화된 뇌를 가진 채 매일 밤 기억이 지워지는 리소스 센터의 노동자 오수현을 통해, ‘기억한다는 것’과 ‘존재한다는 것’의 관계를 묻는다. 오수현은 매일 아침, 어제를 모른 채 똑같은 하루를 시작하지만, 노인이 건네준 축전지 덕분에 처음으로 ‘어제’와 ‘내일’이라는 개념을 갖게 된다. 자신이 이미 죽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엄마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오수현이 칠흑 같은 밤을 달려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장면은 이 소설집에서 가장 숨 가쁜 순간 중 하나다. 기억을 지키기 위해 밤을 달려 바깥세상으로 나간 오수현이 끝내 선택하는 것은 저장장치가 아니라 한 사람을 기억하고 싶다는 욕망이다.

「아이가 자라는 동안」은 바다를 메워 만든 땅 하구동에 이십 년을 살아온 세 가족의 이야기로, 가난과 연대와 방관이 한 아이의 삶을 어떻게 빚어가는지를 묵직하게 그린다.

광활한 황무지 R300에서 홀로 토양을 조사하는 생태학자 나우와 사고로 발이 묶인 어린 메신저 KT27의 짧은 동거를 그린 「R300」은, 전혀 다른 세계에서 나고 자란 두 사람이 서로의 살갗의 온도를 발견해 가는 과정을 담담하고도 따뜻하게 담아낸다. 감염병이 휩쓸고 간 세계에서 사람과의 접촉을 잊은 채 살아온 나우와, 태어날 때부터 타인과의 거리를 당연하게 여기며 자란 KT27은 서로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밀치며 어색하고 투박하게 가까워진다. 오랫동안 혼자였던 나우가 KT27의 뜨겁고 축축한 이마에 손을 얹는 순간, 오래 잊고 지내왔던 타인의 체온이 되살아나는 장면은 소설 전체에서 가장 조용하고도 강렬한 순간이다. 두 사람이 함께한 며칠이 이 황무지에서의 긴 고독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되어버린다는 것을, 나우 스스로도 뒤늦게 깨닫는다.

마지막 작품 「루틴을 지키기는 어려워」는 자기 관리에 철저한 청년 석준이 닭가슴살 한 박스를 찾아 비바람을 뚫고 이수역까지 나섰다가 직접 공장까지 가는 하루를 통해, 환경오염으로 인해 개인의 루틴과 세계의 균열이 충돌하는 순간을 날카롭고 유쾌하게 포착한다.

각자의 방 안에서, 서로를 향해 소리치다
소설 속 인물들이 처한 시대와 배경은 제각각이지만 ‘고립’이라는 하나의 공통점으로 수렴된다. 방 한 칸에 혼자 있어도, 사람들 속에 있어도, 누군가와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어도 이들은 혼자다. 도수영 작가는 이 막막한 고립의 풍경을 기이하고도 날카롭게 포착하면서, 동시에 그 구석에 틀어박힌 누군가의 방문을 두드리는 단단한 주먹 소리를 소설 안에 새겨 넣는다. 비극적이되 비극으로만 끝나지 않는 것, 그것이 작가 도수영 소설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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