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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1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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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16세기를 대표하는 철학자·문학자이자 《수상록》의 저자, ‘에세이’라는 문학 형식의 근원이 된 사람, 미셸 드 몽테뉴. “나는 무엇을 아는가?”를 삶의 좌우명으로 삼은 회의론자 몽테뉴의 유쾌한 지혜를 인문학자 앙투안 콩파뇽이 탁월한 해석으로 소개한다.
끊임없는 전쟁과 흑사병이라는 질병으로 모두가 고통받던 시기에, ‘유유자적’의 삶을 꿈꾸며 ‘아름답게 사는 기술’을 일상을 기록하듯 써 내려간 노련한 철학자의 깊이와 풍요로움을 만날 수 있다. 《수상록》에서 흥미로운 주제 40개를 골라 그 역사적 깊이와 함께 현재의 시사성까지 짚어가는 콩파뇽의 날랜 스케치 덕택에, 500년 전 고인古人의 자유로운 영혼이 그대로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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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7
1 참여 11
2 대화 15
3 모든 것은 움직인다 19
4 루앙의 인디언들 23
5 낙마 27
6 저울 31
7 자웅동체 35
8 빠진 이 39
9 신세계 43
10 악몽 47
11 진솔함 51
12 말 탄 자세 55
13 서재 59
14 여성 독자들에게 63
15 전쟁과 평화 68
16 친구 72
17 로마인 76
18 변화가 무슨 소용인가? 80
19 타인 84
20 초과 중량에 대하여 88
21 피부와 셔츠 92
22 잘 단련된 머리 96
23 우발적 철학자 100
24 비극의 교훈 104
25 책 108
26 돌 112
27 내기 116
28 수치심과 예술 120
29 의사들 124
30 목적과 끝 128
31 그 자신의 일부 133
32 사냥과 포획 137
33 자유로운 경쾌함 141
34 나쁜 기억력 145
35 냄새, 버릇, 몸짓 149
36 고문을 반대함 153
37 예-아니오 157
38 박식한 무지 161
39 잃어버린 시간 166
40 세상의 왕좌 170

옮긴이의 말 175
저자 소개
저자 : 앙투안 콩파뇽
작가이자 프랑스 한림원 회원이다. 지은 책으로 《현대성의 다섯 가지 역설》 《이론의 악마》 《문학 왜 하는가?》 《수사학 수업》 《몽테뉴와 함께하는 여름》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 《파스칼과 함께하는 여름》 등이 있다.

역자 : 김병욱
프랑스 사부아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성균관대학교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일했다. 현재 성균관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옮긴 책으로 밀란 쿤데라의 《불멸》 《느림》 《배신당한 유언들》, 피에르 바야르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 《망친 책,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 로맹 가리의 《게리 쿠퍼여 안녕》 《징기스콘의 춤》, 가스통 바슐라르의 《불의 정신분석》 《촛불》 《물과 꿈》, 앙투안 콩파뇽의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 《파스칼과 함께하는 여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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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앙투안 콩파뇽
번역 김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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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수상록》의 저자 미셸 몽테뉴의 유쾌한 지혜를 만나는 시간.

“세상은 움직이고, 나도 움직인다. 세상에서 나의 말 탄 자세를 찾는 일은 내 몫이다.”

인문학자 앙투안 콩파뇽은 어느 날 라디오 방송 <프랑스 엥테르>에서 여름 동안, 주중 매일 몇 분씩, 몽테뉴의 《수상록》을 얘기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는다. 그 책이 아무리 복합적이고 모순적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원문으로 읽어야 할 것으로 알고, 누구든 몽테뉴의 글을 함부로 잘라내어 조각으로 이용하면 즉시 조롱감이 되는 분위기에서 살아온 콩파뇽에게, 몽테뉴를 발췌문으로 요약한다는 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으나, 그는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 위험을 우회할 방법을 찾는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여, 콩파뇽은 《수상록》에서 흥미로운 주제 40개를 골라 그 역사적 깊이와 함께 현재의 시사성까지 짚어가며, 이 작품의 풍요로움과 다양성을 소개하기 시작한다. 그가 개시한 몽테뉴를 필두로, 매년 여름 <프랑스 엥테르>에서 보들레르·파스칼·빅토르 위고·호메로스 등 위대한 작가들의 명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 방송 내용을 책으로 펴낸 이 “함께하는 여름” 시리즈는 지금까지 프랑스에서만 85만 부가 판매되고 전 세계 75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현재 프랑스 고등학교의 문학 교재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콩파뇽의 날랜 스케치 덕택에, <몽테뉴와 함께하는 여름>이 프랑스 출판계에서 이례적인 성공을 거두며 이제 프랑스에서 하나의 문화 행사로 자리매김한 “함께하는 여름” 시리즈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제는 연례행사가 되어, 해마다 많은 독자가 위대한 저자들을 먼저 라디오 방송으로, 뒤이어 책으로 만나기를 고대하는 이 시리즈를 국내에서는 뮤진트리가 매년 여름 소개하고 있다.

몽테뉴와 《수상록》

법학을 공부하고 보르도 고등법원 판사로 일하던 몽테뉴는 1570년 37살의 나이에 판사직을 사직하고 은퇴를 선언한다. 절친한 친구와 아버지의 급작스러운 죽음을 겪은 후 얼마 안 되어 남동생마저 사고로 잃고 본인도 낙마 사고로 인해 죽을 고비를 넘긴 후였다. 연이은 불행을 겪은 그가 바란 것은 독서와 명상에 집중하는 유유자적의 삶 속에서, 자신을 찾고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었다. 인간은 공적인 삶이나 사회에서는 진정으로 자기 자신일 수 없으며, 고독과 명상과 독서 속에서 본래의 자신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데 막상 그런 삶을 살아보니 머릿속의 상념들이 그를 괴롭히기 시작했고, 결국 그는 자기 생각들을 가라앉히기 위해 집필을 시작한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를 좌우명 삼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집의 서재에 틀어박혀 독서를 하며 자신을 탐색하고 일상을 기록해나간 몽테뉴는 1580년에 그 글들을 모아 두 권으로 된 《수상록Essai》을 발간한다. 《수상록》으로 귀결된 10여 년간의 집필은 몽테뉴에게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수단이었던 셈이다. 이후 몇 편의 글을 더해 1588년에 증보판을 출간했고, 죽는 날까지 작품을 다시 읽으며 책의 여백에 인용과 보완 내용을 덧붙여 나갔다.
몽테뉴는 《수상록》을 특별히 프랑스어로 집필했는데, 라틴어가 모든 지적 활동의 기본언어였던 당시에 그것은 매우 예외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몽테뉴는 “그가 원하는 독자의 언어”로 쓰고자 했고, 그가 바라는 독자층이 남자들만큼 고어에 익숙지 않은 ‘여성’들, 그의 글을 몰래 숨어서 읽을 여성 독자들일 것을 고려하여 “대중의 언어”로 글을 썼다.

왜 몽테뉴인가

몽테뉴의 《수상록Le Essais》은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에세이essay’의 기원이다. 100개가 넘는 다양한 주제로 자신을 꾸밈없이 드러낸 《수상록》은 그런 면에서 몽테뉴의 자화상과도 같은 책이다. 몽테뉴는 자신을 소재로 자신을 묘사하며, 자신의 삶을 철학적 소재로 삼아 지혜와 인식의 조건을 탐구한다. 수상록의 원제인 ‘essai’라는 단어가 ‘실험’ 또는 ‘시도’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만큼, 몽테뉴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는 수많은 시도를 즐겼고, 《수상록》은 그 시도의 집약판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일례로, ‘아이들의 교육에 대하여’라는 장에서 몽테뉴는 “제가 타인 얘기를 한다면, 그건 제 얘기를 하기 위함입니다”라고 말한다. 타인은 자신을 향한 우회로이고, 타인의 글을 읽고 인용하는 것은 그들이 자신을 더 잘 알게 해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몽테뉴의 은둔은 타인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자신을 돌아봄으로써 타인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성찰의 시간이었던 셈이다.

몽테뉴가 그저 주변인들과 돌려 읽을 목적으로 썼다고 한 《수상록》은 당대에 이미 큰 인기를 끌어, 1580년에 첫판을 출간한 이후 계속하여 개정판이 나왔다. 나라는 존재는 끊임없이 변하므로 나는 결코 하나일 수 없다는 생각, 나는 나의 행동이나 생각들의 다양성과 전체성을 통해 나를 알아본다는 몽테뉴의 철학은 후대의 수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쳤고, 몽테뉴 자신은 결코 의도한 바 없었겠으나 서구 문예사조의 든든한 기초가 되었다.
올곧고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 몽테뉴. 우화와 장식을 좋아하지 않았던, 인공보다 자연을 우위에 두었던 세심한 무관심의 소유자 몽테뉴. 자기 생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을 《수상록》에 바친 이 남자의 인생철학은 500년이 지난 오늘날 읽어도 참으로 유연하고 자유롭다.

“몽테뉴의 유쾌한 지혜”

콩파뇽은 ‘함께하는 여름’ 시리즈 방송의 청취자에 맞춰 자기만의 방식으로 몽테뉴를 이야기해나간다. 일상에서 느낀 바를 자유롭게 기록해나간 몽테뉴처럼, 콩파뇽 역시 《수상록》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40개의 주제를 골라 몽테뉴라는 인간과 그의 핵심 사상을 스케치한다. 그중 하나가 ‘죽음’에 관한 것이다. 죽음은 몽테뉴가 깊이 성찰하며 부단히 되돌아가는 큰 주제 중 하나였기에, 콩파뇽은 《수상록》이 곧 죽음을 준비하는 책이기도 하다고 본다.

몽테뉴는 우리에게 노화에 이은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죽음은 생의 끝이지 목표가 아니라고, 삶은 삶 자체를 겨냥해야 한다고, 죽음은 혼자 알아서 찾아올 거라고, 그래서 죽음의 공포를 다스리고 그것을 오히려 매일 생각하며 익숙해지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는 죽음이 (…) 내가 양배추를 심고 있을 때 찾아 오길 바란다”는 몽테뉴의 바람은 그런 면에서 더없이 이성적이다.

끊임없는 전쟁과 흑사병으로 고통받던 시대, 신교와 구교 간의 갈등이 첨예했던 시대, 결투나 처형장면이 일상적으로 존재했던 시대에 살았기에, 《수상록》에는 무거운 주제들도 적지 않지만 몽테뉴의 시각은 그 어디에도 매이지 않고 열려 있다. 더욱이, 몽테뉴의 사상이 오늘날의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점들에 초점을 맞춘 콩파뇽의 탁월한 해석 덕택에, 우리는 이 고서古書를 거리감을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접하게 된다. 그리고 500년 전의 몽테뉴가 마치 나만의 멘토처럼 곁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몽테뉴가 큰소리로 우리에게 말하는 것이 들리는 듯하다.
“생의 시간을 누리자. 자연을 따르자. 현재를 즐기자. 공연히 서두르지 말자.”

이제 콩파뇽의 산뜻한 아페리티프로 몽테뉴의 인생의 맛을 음미하며, 현대적 고인古人의 유쾌한 지혜를 만나러 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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