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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교보문고스토리공모전 대상, 림 문학상 수상 이서현 신작 장편소설

‘완등하면 헤어진 연인이 돌아온다’는 소문으로 사람들이 모여드는 암장이 있다. 더 이상 카메라 앞에 서지 못하는 요리 유튜버, 3년째 ‘반페이’ 신세인 무명 성우, 어느 날 신기가 사라진 젊은 무당, 아무리 열심히 해도 순위권에 들지 못하는 국가대표 클라이머,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센터장까지. 저마다의 상처와 간절한 바람을 안고 ‘재회의 벽’에 매달린 이들은 이 벽의 끝에서 정말 원하는 걸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여름의 마지막 피치》는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림 문학상 수상 작가 이서현이 클라이밍의 짜릿함과 여름의 뜨거운 감각을 엮어 낸 성장·힐링 소설이다. ‘피치’는 등반의 한 구간을 뜻하는 클라이밍 용어이자 여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과일의 영문명과도 발음이 같다. 작가는 계절의 감각을 손에 잡힐 듯 그려내며 독자를 여름의 한복판으로 데려간다. 떨어져도 끝끝내 다시 매달려 길을 찾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힘든 순간을 버티고 있는 모든 이에게 다정하고 따뜻한 응원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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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1부 여름의 맛
2부 빗소리가 들릴 때
3부 여름의 한복판에서
4부 매미가 울고 난 자리
5부 여름의 마지막 피치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 소개
저자 : 이서현
2020년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펑》, 《안락한 삶》, 《노 이모션》, 청소년 소설 《시대의 아이콘》, 소설집 《망생의 밤》, 연재소설 《리얼 드릴즈 여자 야구단》, 산문집 《가능성의 세계》를 썼다. 단편소설 〈얼얼한 밤〉으로 림 문학상을 받았다. 언제까지나 꾸준히 소설을 쓰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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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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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완등하면 헤어진 연인이 돌아온다고?

그 여름, 실패하고 떨어지더라도
끝끝내 다시 매달려 길을 찾아냈던
우리들의 루트 파인딩

클라이밍 전 국가대표 감독 허가영이 운영하는 다운클라이밍센터. 도깨비터에 지어진 암장이라는 소문이 도는 그곳에는 ‘성공 시 다시 오지 말 것!’이라는 안내 문구가 붙은 특별한 벽이 하나 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검은색 홀드로 이루어진 벽, 일명 ‘재회의 벽’이다. 변한 몸 때문에 연인과 헤어지고 카메라마저 두려워진 요리 유튜버 주아, 3년째 ‘반페이’ 신세를 벗어나지 못해 자신감을 잃은 무명 성우 현수, 갑자기 신기가 사라져 앞길이 막막해진 젊은 무당 윤호, 성적을 내지 못해 은퇴 압박에 시달리는 국가대표 클라이머 세인, 오랫동안 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암장 주인 가영까지. 뜨거운 여름, 이들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간절함을 품고 벽 앞에 선다. 암장의 주인인 가영에게도 쉽사리 완등을 허락하지 않는 재회의 벽에는 정말 도깨비의 힘이 깃든 걸까? 실패를 거듭하던 이들은 벽을 오르며 조금씩 굳게 닫혀 있던 마음을 터놓고 가까워진다. 그리고 마침내 완등에 성공한 순간,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결말과 마주한다.

“여름은 찬란한 계절 아닙니까.
무엇이든 무성하고 푸르게,
무서울 정도로 자라나는,
끝도 시작도 좋은 계절이죠.”

한여름의 뜨거움과 클라이밍의 치열함이 담긴
올해 가장 청량한 여름 소설

홀드를 움켜잡고 온몸으로 벽에 매달리는 감각, 완등의 짜릿함과 추락의 아득함이 여름의 열기와 맞물려 페이지마다 청량하게 번진다. 러닝과 함께 2030세대의 새로운 운동으로 각광받는 클라이밍은 작품의 주요 소재인 동시에 실패와 재도전을 거듭하며 끝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삶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손끝이 갈라지고 땀과 눈물로 얼굴을 적시면서도, 끝끝내 놓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사람들이 있다. 신비한 벽을 오른 그들은 원했던 재회 대신 잃어버렸던 자신과 만나고, 떨어져도 다시 매달리는 법을 배운다. 이 작품은 계절이 지나듯, 끝이 또 다른 시작임을 일러주며 가장 뜨겁고 찬란한 계절의 힘을 담아 말한다. 무엇이든 무성하게 자라는 여름처럼 우리의 다음도 그렇게 피어날 것이라고.

“우리 한 번 더 해볼래요?
실패가 반복되는 것처럼, 성공도 반복될 수 있잖아요.“

실패하더라도 끝내 길을 찾아내는 당신에게 건네는
다정한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

《펑》, 《안락한 삶》, 《노 이모션》 등 독특한 설정과 상상력으로 독자를 사로잡아온 작가 이서현이 이번엔 한결 다정한 목소리로 돌아왔다. ‘완등하면 헤어진 연인이 돌아온다는 소문의 벽’이라는 흥미로운 도입으로 독자를 끌어들이고 지극히 현실적인 청춘들의 고민을 담아낸다. 거식증에 걸릴 정도로 자신의 몸을 혐오하게 된 마음, 꿈꾸던 일을 직업으로 삼았을 때의 괴로움, 실력이 전부라 믿었던 세계에서 밀려나는 두려움. 작가는 이들의 곁에 가만히 다가와 손을 내민다. 마치 클라이밍에서 등반자의 안전을 위해 로프를 잡아주는 빌레이어처럼 다시 하면 된다고, 내가 있으니 떨어져도 괜찮다고 얘기해주는 것만 같다. 성공하거나 정답을 맞히는 일보다, 곁에서 나란히 걸어주는 존재가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는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소설 속 인물들이 모두 원하던 것을 얻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삶이 그렇듯, 실패의 순간에도 의외의 선물이 새로운 행복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클라이밍에서는 어려운 구간을 넘어가기 위해 마지막으로 온 힘을 모아 몸을 내던져야 할 때가 있다. 자신을 믿고 추락을 각오하면서. 이 소설이 독자에게 전하는 말도 다르지 않다. 떨어져도 괜찮다고, 지금도 충분히 빛나고 있다고. 그러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상실을 지나온, 혹은 지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힘껏 외치는 응원이다.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가 있다면
충분히 반짝거리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터널 속에서 찾아 헤매는 빛이 어쩌면 자신일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믿고 나아가시길.“_작가의 말 중에서

[책 속에서]

가만히 보고 있으면, 길이 보일 거야. 8쪽

검은색 탑 홀드를 잡으면 사랑했던 사람이 돌아온대요. 찼든 차였든. 이별의 시간이 길든 짧든, 그리운 사람을 눈앞에 데려온다고. 20쪽

여름은 주아가 가장 좋아하던 계절이었다. 초록빛 녹음이 우거진 풍경에 비치는 햇살을 좋아했다. 가벼운 옷차림도, 여름밤에 창문 틈으로 살랑 불어오는 바람도, 이마에 맺히는 땀방울마저 살아 있는 것 같아 좋았다. 지금은 그 모든 게 싫었다. 몸이 드러나는 옷차림도, 온몸에 끈적이는 땀도, 좋아하는 것들이 전부 싫어졌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재회의 벽만 오르면 다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아무것도 변한 게 없었다. 53-54쪽

주아가 그리웠던 건 제 인생을 향해 온전히 달려가고 있던 시간이었다. 다른 건 전혀 개의치 않은 채 원하는 바를 즐기던 자신의 모습이었다. 모든 게 그때로 돌아가면 괜찮아질 거라고. 누군가 구렁텅이에서 꺼내주길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수많은 방해에 주춤하던 시간도, 재회의 벽 앞에서 망설이던 것도, 도깨비에게 부탁하던 것도, 현수의 응원에 용기를 낸 것도, 결국 클라이밍을 해낸 것도, 주아 자신이었다. 그 시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58쪽

그땐 몰랐다. 기적에도 유효기간이 존재하고, 다음 기적은 결코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것을. 66쪽

“우리 한 번 더 해볼래요?”
“한 번 더요?”
“궁금하지 않아요? 다들 성공하면 더는 안 하잖아요. 실패가 반복되는 것처럼 성공이 반복될 수도 있잖아요.”
정말이지 주아는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랬다가 실패하면요?”
”다시 하면 되죠.” 75쪽

주아는 무언가 생각하더니 초를 꽂고 불을 붙였다.
”우리 전통적으로 가죠.”
”네?”
”초 불고 소원 빌면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다음번엔 이루어질 거예요.”
목이 메고 눈물이 핑 돌았다. 케이크를 들고 현수 앞으로 다가온 주아는 어서 불라는 듯 눈짓했다. 그러니까 다 괜찮다고. 다시 하면 된다고. 주아는 아무 말 하지 않았지만 현수에겐 분명 그 말이 들린 듯했다. 107쪽

“남은 일을 잘 수습하면 안녕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좋아하는 일을 놓는다는 게 쉽진 않겠지만 여름은 찬란한 계절 아닙니까. 뭐든 무성하고 푸르게, 무서울 정도로 자라는, 끝도 시작도 좋은 계절이죠.” 160쪽

“탑이라고 적힌 게 마음에 들어. 완등에 성공하고 나면 진짜 내가 최고가 된 것 같거든.” 213쪽

하나하나 홀드를 옮겨갈 때마다 호흡이 가빠졌다. 허리에 찬 초크백에 손을 넣었다가 힘껏 털었다. 하나만 더 가자는 마음으로 세인은 온 신경을 집중했다.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불안한 마음 대신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세인을 휘감고 있었다. 세인의 귓가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오직 벽과 세인뿐이었다. 배경은 점차 흐려졌다. 마지막 홀드, 세인은 깊은 호흡과 함께 몸을 내던졌다. 그 순간 타임아웃 부저가 울렸다. 217쪽

간절히 바라는 마음. 그 마음이 성공도 실패도 만들었다. 조급함을 만들어내기도, 인연을 믿어보기도 하면서. 그렇게 결과가 달라질 뿐이다. 원치 않는 결과에 운명을 탓하며 돌아서기도, 기적 같은 일을 마주하기도 하는 거였다. 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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