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머리글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지팡이가 필요한 순간을 만납니다.
어린아이는 부모의 손을 붙잡고 세상을 배우고, 청년은 스승의 한마디에 용기를 얻으며, 어른은 가족과 이웃의 따뜻한 응원으로 다시 일어섭니다. 나이가 들면 비로소 손에 쥐는 지팡이가 필요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끝까지 버티게 하는 것은 나무로 만든 지팡이보다 보이지 않는 마음의 지팡이입니다.
희망이라는 지팡이. 믿음이라는 지팡이. 사랑이라는 지팡이. 그리고 누군가 내 곁에 있다는 따뜻한 위로.
이 책은 제주아동문학협회 동시 작가, 동화 작가가 그린 마음의 지팡이들로 가득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만난 수많은 사람들 이야기, 마음에 스며들던 순간들을 그린 수채화 같은 이야기들이 따뜻한 세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잠시 눈을 감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나를 있게 해준 사람들, 부모님, 선생님, 친구 그리고 이름 모를 사람들을 떠올려 보기 바랍니다. 그분들이 바로 오늘의 나를 여기까지 이끌어 준 지팡이였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 역시 누군가에게 든든한 지팡이였을지도 모릅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 조용한 배려, 진심 어린 미소 하나가 지친 누군가에게 힘을 주는 지팡이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안데르센은 “모든 사람의 인생은 신이 쓴 한 편의 동화”라고 했습니다. 세상의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이 되어 동화처럼 살고 있을 여러분들이 이 책의 진짜 주인공이라는 걸 알았으면 합니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 잠시 기대어 쉴 수 있는 벤치가 되고, 다시 힘차게 걸어갈 수 있도록 손을 내미는 지팡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함께 걸을 때 길은 더 멀리 이어지고, 서로 기대어 걸을 때 길은 행복한 꽃으로 가득합니다. 부디 이 책이 누군가의 마음 한 켠에 오래 머물며, 가장 힘든 날 펼쳐 보고 싶은 작은 벗이 되기를 바랍니다.
책 속에서
맨날 한쪽으로
삐딱하게 앉아 있으니까
내가 안 가는 거야.
그러자
너는 대답했지.
네가 오면
언제든 앉으라고
내려가 있는 거야!
- 박금숙, ‘시소’ 전문
그 짧은 말 속에는 어떤 설명도, 자식에 대한 걱정을 생색내는 변명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 한마디에서 하늘보다 높고 땅보다 깊은 아버지의 사랑을 보았습니다. 아버지는 내가 잘 보이는 곳에서 손을 흔들어 주는 분이 아니라, 내가 앞을 향해 잘 걸어갈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지팡이가 되어주시는 분이었습니다.
나는 이제 압니다. 사랑이란 꼭 ‘사랑해.’라고 말하거나 세게 껴안아 주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요. 상대방이 자기만의 길을 씩씩하게 걸어갈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걸음을 맞춰주는 것 또한 아주 깊은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오수선,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지팡이’ 중에서